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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isa_481851
    작성자 : 우숨
    추천 : 17
    조회수 : 1258
    IP : 115.160.***.56
    댓글 : 12개
    등록시간 : 2014/01/15 16:19:27
    http://todayhumor.com/?sisa_481851 모바일
    안희정 "<변호인> 보며 비로소 날 안아주게 되었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948113


    기사 관련 사진
    ▲  안희정 충남도지사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안희정 충남지사가 영화 <변호인>을 보고난 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안 지사는 자신의 학생운동시절 안기부에 끌려가 고문당했던 기억을 회상하면서 "<변호인> 영화를 보며 25년 만에 비로소 내 자신을 안아주게 되었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지난 14일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영화 <변호인>을 보며 내 이십대의 체포와 투옥을 회상한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의 글에 따르면, 1988년 2월 늦은 밤 친구의 자취방에 들렀다가 골목에서 안기부 직원들에게 체포됐다. 그리고는 승용차 뒷좌석 바닥에서 구둣발에 등을 밟힌 채 남산지하실로 끌려갔다.

    그 곳에서 안 지사는 한 달 동안 고문을 당했다. 발길질과 뺨을 맞았고, 옷을 벗고 벽에 기대어 서서 몽둥이질을 당했다. 한 사내는 "죽여서 휴전선 철조망에 널어놓고 월북하다 죽었다 하면 그만이다"라고 말하며 고문을 가했다. 죽음의 공포까지 느껴야 했던 안 지사는 그때 일을 회상하며 "나는 그 폭력 앞에 무참히 무너졌다"고 회고했다.

    25년이 지난 지금 안 지사는 "나는 그 시간을 구체적으로 남들에게 이야기 해보지 못했다"고 고백한 뒤 "폭력 앞에 무너졌던 내 부끄럽고 슬픈 초상을 기억하기조차 싫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안 지사는 또 "죽음 앞에 초연했던 조선 선비들 이야기처럼 난 그러지 못했지만, 하지만 그래도 잘 견뎠노라고... 그렇게 나 자신을 위로하고 안아주려한다"면서 "<변호인> 영화를 보며, 25년 만에 비로소 내 자신을 안아주게 되었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끝으로 "그래 너 많이 무서웠지... 그래 너도 고생했어... 토닥토닥!"이라고 자신을 위로하며 글을 맺었다.

    현재 안 지사의 글은 300회 이상 공유가 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그의 글에는 230여 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고, '좋아요'도 2600여 회가 넘었다.

    다음은 안희정 충남지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문이다.

    영화 변호인을 보며 
    -내 이십대의 체포와 투옥을 회상한다.

    88년 2월 말 늦은 밤. 
    친구가 걱정되어 친구 자취방에 들러본 것이 화근이었다. 골목길에서 몇 합의 격투(?)끝에 잡혔다.

    승용차 뒷좌석 바닥에 엎드린 채로 깔려서 뒷좌석에 앉은 자들의 구둣발에 등이 밟힌 채... 어디론가 끌려갔다. 등허리로 구둣발의 질겅거림도 고통으로 느껴지지 못할 만큼 나는 공포와 두려움에 빠져있었다.

    한참을 갔다.
    바닥에 엎어져서 간간히 훒고 지나가는 시내의 불빛들이 싸늘한 어둠으로 바뀌는가 싶었다. 어딘지 모르지만 한적한 건물뒤편에 내려져서 컴컴한 계단을 통해 지하로 내려갔다.

    지하로 들어가는 어두운 계단은 쇠창문이 가로막고 있어서 안에서 열어줘야 들어갈 수 있었다.
    역시 희미한 조명속의 긴 복도를 지나 다닥다닥 방들이 연이어 나있었고 
    나는 막다른 끝방으로 끌려갔다.

    들어가자마자 그 사내들은 고생스러운 검거과정의 수고에 분풀이라도 하듯이 연거퍼 발길질을 하고 뺨을 쳤다.

    옷을 벗으라 했다.
    옷을 벗자 다시 벽보고 서라 했다.
    나는 벽앞에 섰다.
    그들은 다시 벽을 타고 올라가라며 몽둥이질을 시작했다.
    나는 그 몽둥이질에 겁먹어 어떻게든 벽을 타고 오르려 발버둥쳤다.

    그리고 
    그들은 벌거벗은 내 앞에 계급장 없는 군복 한 벌과 흰 고무신을 줬다.
    입으라 했다.
    나는 입었다.
    사내들은 네 명이었다.
    잠시 뒤 상급자인 중년의 남자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는 다짜고짜... 내가 벗어놓은 구두를 집어 머리와 얼굴을 치기 시작했다.
    죽여서 휴전선 철조망에 널어놓고 월북하다 죽었다 하면 그만이라며... 
    나는 그 폭력 앞에 무참히 무너졌다.

    나는 한 달을 그 지하실에서 보냈다.
    그곳이 남산 안기부 지하실이라는 건 
    한 참 뒤에야 알게 되었다.

    25년이 지난 이제까지 
    나는 그 시간을 구체적으로 남들에게 이야기 해보지 못했다. 
    폭력 앞에 무너졌던
    내 부끄럽고 슬픈 초상을 기억하기조차 싫었기 때문이다.
    그냥 무참히 패배했노라고.. 
    겁먹고 벌벌 떨다가 그냥 맥없이 무너졌다는 사실을 숨기고... 
    그냥 패배했노라고...
    미안하다고... 만 말했다.

    그래
    난 겁먹고 두려움에 빠졌다는 사실을 이젠 인정하려한다. 
    죽음 앞에 초연했던 조선 선비들 이야기처럼 난 그러지 못했지만... 하지만 그래도... 
    잘 견뎠노라고...
    그렇게 나 자신을 위로하고 안아주려한다.

    변호인 영화를 보며,
    고문 받던 그 젊은 학생의 공포와 눈물을 보며...
    25년 만에 비로소...
    내 자신을 안아주게 되었다. 

    "그래 너 많이 무서웠지...
    그래 너도 고생했어...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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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1/15 16:21:10  1.222.***.147  양의분노  415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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