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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l_481726
    작성자 : 眞달빛물든
    추천 : 4
    조회수 : 656
    IP : 218.155.***.16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4/04/25 00:28:07
    http://todayhumor.com/?lol_481726 모바일
    [롤문학]폿폿 1.TXT
    오늘도 또 우리 서폿이 막 쪼이었다. 내가 CS를 먹고 템을 사러 갈 양으로 귀환탈 때이었다. 상점으로 가려니까 등 뒤에서 부아앙, 부아앙 하고 서폿의 엔진소리가 야단이다. 깜짝 놀라며 고개를 돌려 보니 아니나 다르랴, 두 놈이 또 얼리었다.
     
     
    케이틀린네 서폿은 방어력도 높고, 꼭 암석 같이 단단하게 생긴놈이 5픽이라 고른 우리 서폿을 함부로 해내는 것이다. 그것도 그냥 해내는 것이 아니라 굴렁쇠로 면두를 쪼고 물러섰다가 좀 사이를 두고 또 멈출수 없는 힘으로 에어본을 쪼았다. 이렇게 멋을 부려가며 여지없이 닦아놓는다. 그러면 이 못하는 것은 굴렁쇠 맞을 적마다 헛그랩이 허공을 가르며 그 비명이 킥, 킥 할 뿐이다. 물론 미처 회복되지 않는 체력바가 또 줄어가며 검색 기름이 뚝뚝 떨어진다.
     
     
    이걸 가만히 내려다보자니 내 체력이 떨어지는 것 같이 두 눈에서 불이 번쩍난다. 대뜸 도란의검을 메고 달려들어 케이틀린네 서폿을 후려칠까 하다가 생각을 고쳐먹고 선고로 떼어만 놓았다.
     
     
    이번에도 케이틀린이 쌈을 붙여 놨을 것이다. 바짝바짝 내 기를 올리느라고 그랬음에 틀림없을 것이다. 고놈의 계집애가 요새로 들어섯 왜 나를 못 먹겠다고 고렇게 아르릉거리는지 모른다.
     
     
    4분 전 대포 미니언만 하더라도 나는 저에게 조금도 잘못한 것은 없다.
     
     
    계집애가 파밍을 하려면 했지 남 파밍하는 데 쌩이질을 하는 것은 다 뭐냐. 그것도 발소리를 죽여 가지고 견제를 살며시 하며
     
     
    ‘얘! 너 혼자만 라인전하니?’하고 긴치 않은 수작을 하는 것이었다.
     
     
    방금전까지만 해도 저와 나는 이야기도 잘 않고 서로 만나도 본척만척하고 CS만 먹던 터이련만, 지금은 갑작스레 말을 거는 것은 웬일인가. 항차 밝힐 것 같은 계집애가 남 CS먹는 것 보구......
     
     
    “그럼 혼자 하지 떼루 하디?”
     
     
    내가 이렇게 내배앝는 소리를 하니까
     
     
    “너, 원딜하기 좋니?”
     
     
    또는,
     
     
    “노멀에서나 하지 왜 랭겜에서 베인하니?”
     
     
    잔소리를 두루 늘어놓다가 남이 들을까 봐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는 그 속에서 깔깔 대인다. 별로 우스울 것도 없는데, 날시가 풀리더니 이놈의 계집애가 미쳤나 하고 의심하였다. 게다가 조금 뒤에는 봇 라인을 할끔할끔 바라보더니 라인 뒤에서 나타난 대포미니언을 보면서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이었다. 골드가 가득찼는지 체력바가 높은 대포미니언이 케이틀린 앞에 나타났다.
     
     
    “느 이거 먹어본 적 없지?”하고 생색 있는 큰 소리를 하고는, 제가 대포 미니언을 준 것을 남이 알면 큰일날테니 여기서 얼른 먹어 버리란다. 그리고 또 하는 소리가,
     
     
    “너, 초반 대포미니언이 맛있단다.”
     
     
    “난 대포미니언 안 먹는다, 네나 먹어라.”
     
     
    나는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파밍하던 손으로 케이틀린을 선고로 쑥 밀어버렸다.
     
     
    그랬더니 그래도 가는 기색이 없고, 뿐만 아니라 쌔근쌔근하고 심상치 않게 숨소리가 점점 거칠어진다. 이건 또 뭐야 싶어서 그 때서야 비로소 돌아다보니 나는 참으로 놀랐다. 우리가 이 봇 라인에 들어온 것은 근 13분째 되어가지만, 여지껏 가무잡잡한 케이틀린의 얼굴이 이렇게 홍당무처럼 새빨개진 법이 없었다. 게다가 눈에 독을 올리고 한참 나를 요렇게 쏘아보더니 나중에는 눈물까지 어리는 것이 아니냐. 그리고 총을 다시 집어들더니 이를 꼭 악물고는 엎어질듯 자빠질듯 부쉬로 힝하게 달아나는 것이다.
     
     
    어쩌다 정글 어른이,
     
     
    “너, 얼른 미드로 가야지?”하고 웃으면
     
     
    “염려 마서유, 갈 때 되면 어련히 갈라구.....”
     
     
    이렇게 천연덕스레 받는 케이틀린이었다. 본시 부끄러움을 타는 계집애도 아니거니와 또한 분하다고 눈에 눈물을 보일 얼병이도 아니다. 분하면 차라리 나의 등어리를 비장의 한발로 모지게 후려치고 달아날지 언정.
     
     
    그런데 고약한 그 꼴을 하고 가더니 그 뒤로는 나를 보면 잡아먹으려고 기를 복복 쓰는 것이다.
     
     
    설혹 주는 대포미니언을 안 받아 먹은 것이 실례라 하면 주면 그냥 주었지 ‘느 대포미니언 먹어본 적 없지?’는 다 뭐냐. 그렇잖아도 저희는 상성상 우위고, 우리는 그 상성에서 절하면서 CS를 먹으므로 일상 굽실거린다. 우리가 이 라인에 처음 들어와 CS가 없어서 곤란으로 지낼 제, 정글을 부르고, 그 위에 미드를 불러야만 했던 것도 다 케이틀린과의 상성이었다. 그리고 우리 정글러, 미드라이너도 골드가 부족하면 부지런히 봇라인 CS를 뺏어가면서, 이런 원딜 클라스 차이는 두 번 다시 없으리라고 케이틀린을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곤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템차이도 심하게 나는 것들이 맞다이라도 할라치면 봇라인의 소문이 사납다고 주의를 시켜준 것도 정글러였다. 왜냐하면 내가 케이틀린하고 맞다이를 떴다가는 상대 정글러가 노할 것이고, 그러면 우리는 갱킹도 당하고 포탑도 파괴되지 않으면 안 되는 까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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