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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경험치가 없으므로 음슴체
헷저로 처음 갈아탄 다음에 어리버리 하면서 막 털리고 있었음.
그러다가 아래 맵에 들어갔음.
양 쪽 거의 다 전멸하고 우리는 아래처럼 남고
나(스톡 헷져). 내구도 : 40 정도
4티어 경전. 내구도 : 120 정도
2티어 m37. 내구도 풀
적은 아래처럼 남아 있었음.
4티어 구축. 내구도 : 70
1: 나
2 : 아군 경전
3 : 아군 자주
나와 2번은 어차피 적 체력 얼마 남지도 않은 거
우리 둘의 협공 앞에 너는 딜도 맞은 엉덩국이다라는 마음가짐으로 과감히 밀고 올라갔음.
난 이 때까지도 우리의 승리를 전혀 의심하지 않았음.
갓 터진 아군 전차장들도 승리를 낙관하며 빨리 끝내라며 웃고 떠들고 있었음.
헐. 근데 왠걸.
적 경전차가 아군 경전차를 잡은 데 이어 나까지 박살내 버린 거임.
적장의 목을 따러 가는 관우와도 같은 기세로 마지막 적 전차에게 돌진하던 아군 경전차는 순식간에 터지고 말을 잃어버렸음.
물론 나는 아군 경전차가 알아서 처리하겠지 하고 별 생각 없이 그 쪽만 멀뚱히 쳐다보고 있었음.
그러다가 순식간에 아군 경전차가 작살이 나니 '헐... 이게 뭐지?'하다가 순식간에 배때기에 빵꾸가 나서 터져버렸음.
이제 우리에게 남은 건 2티어 자주포 형아밖에 없었음.
그러나 그 누구도 경전차와 자주포가 1:1 남은 상황에 기대를 하지 않았음.
경전차와 내가 작살이 나는 순간 채팅창은 QPR에게 싸대기를 쳐맞은 첼시 관중석마냥 정적이 흐르고 있었음.
하나 둘 씩 전차장들이 빠져나가기 시작하고, 그래도 아직 희망을 버리지 못한 나와 지건 이기건 재미있는 상황이 나온 데에
호기심을 가진 사람들만 남아 있었음.
그때, 적 경전차가 경로를 바꾸어 아군 자주포 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음.
아... 시바... 조때꾸나...
경전차, 그것도 2티어나 차이나는 걸 저티어 자주포가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나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음.
적이 자주포에게 이동하는 순간에도 그는 두 발 정도 사격을 해봤지만, 등대없는 자주포는 메텔없는 철이와도 같았음.
공허한 두 발의 자주포 사격이 이어진 후, 이내 적 경전차는 자주포 전차장의 시야에서 사라져버리고 말았음.
남은 유저들은 자주포 전차장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남기며 그의 분투를 격려했음.
"이거 이기면 신임 ㅋㅋ"
"ㅅㄱㅇ"
"헷져랑 경전 뭐 했냐."
그러나 나는 마지막 한 가닥 희망을 포기할 수 없었음.
내가 외쳤음.
"신이시여... 단 한발만...!"
자주포 전차장은 그 말에 무언가 결심한 것인지 자리를 옮겨 최후의 결전에 대비했음.
느려터진 2티어 자주포를 움직여 적의 예상 이동 경로로 향하는 그의 모습은,
마치 페르시아의 대군에 대항하는 레오니다스 왕과도 같았음.
결국, 적의 경전차가 지근거리까지 접근하자, 다시 자주포 전차장의 시야에 적 경전차가 잡혔음.
그러나 아직...
한 발자국만 더... 아직은 때가 아니다...
그는 먹잇감을 노리는 맹수의 심정으로 바위 앞으로 적의 경전차가 머리를 내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음.
역시 적의 경전차는 아무런 의심도 없이 나약한 자주포를 사냥하러 저돌적으로 달려오고 있었음.
자주포 따위는 근거리에서 경전차의 상대가 안 된다는 듯, 그의 질주에는 거침이 없었음.
드디어 적 경전차의 윤곽이 붉게 물들고, 심판의 시간이 다가왔음.
그 순간 채팅창에는 그 누구의 말도 올라오지 않고 있었음.
순간이 영원이 되는 것 같던 그 순간, 적 경전차의 차체 측면이 노출되자마자 자주포 전차장은 언덕 아래의 적에게
신의 철퇴와도 같은 자주포 직사 공격을 퍼부었음.
그리고...
적의 머리 위에 주황색의 데미지 표시와 함께 처참하게 그슬린 경전차가 맹렬한 질주를 멈추자,
아군은 승리의 기쁨에 도취되어 모두 한 마음으로 미친듯이 키보드를 두들기고 있었음.
승리의 기쁨으로 그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달하지는 못하고 헤어졌지만,
만약 그가 이 글을 본다면 우리의 전쟁에서 당신은 영웅이었노라고 전하고 싶음.
용맹하고 과감했던 M37 전차장을 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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