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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도저 리더십' 여론 도마 위에 오르다 | ||||||||||||||||||
[오마이뉴스 구영식 기자]
얼마 전 여권에 근무하는 지인으로부터 들은 얘기다. 그의 말처럼 이명박 서울시장이 뜨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이는 청와대를 비롯한 권력그룹뿐만 아니라 이 시장에 대한 장삼이사(張三李四)들의 높은 관심도가 잘 보여준다. 지난 1일로 취임 두돌을 맞은 이명박 서울시장. 이 시장은 현재 학문적 연구대상의 반열로까지 올라서 있다. 가히 '이명박 현상'으로까지 불리울 만하다. 이 시장은 취임 이후 청계천 복원과 강북 뉴타운 개발, 시청 앞 광장 조성, 버스체제 개편 등 전방위적인 서울개발정책을 펴왔다.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신개발주의'니 '에코-파시즘'이니 하며 그의 개발정책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개발주의 시대 건설회사 경영자로서 형성된 독선적 리더십"(조명래 단국대 교수)이라든지 "고삐풀린 개발주의자의 질주"(강홍빈 서울시립대 교수) 등의 분석이 대표적이다. 개발정책에 이어 인사에서도 '밀어붙이기'... 지원서 안낸 유인촌씨 대표로 임명 학계의 비판적 분석과 달리 상당수 서울시민들은 청계천 복원과 강북 뉴타운 개발까지만 해도 이 시장의 개발정책에 후한 점수를 줬다. 하지만 시청 앞 광장 조성과 버스체제 개편 등이 시민사회로부터 적지 않은 반발을 사면서 그의 개발정책은 한고비를 맞이하고 있다. 특유의 '불도저식 리더십'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른 셈이다. 이 시장의 '불도저식 리더십'은 개발정책에만 한정되는 게 아니다. 최근 이 시장은 부적절한 인사로 시민단체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최근 단행된 서울문화재단과 서울복지재단, 행정부시장 등의 인사가 대표적이다. 이 시장은 지난 5월 18일 연극배우이자 탤런트인 유인촌씨를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로 임명했다. 겉으론 유씨가 오랫동안 연극배우 등으로 활동해온 문화계인사이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는 인사로 비칠 수 있다. 하지만 유씨가 이 시장의 인수위원회 멤버였던 데다가 서울시의 공모에도 지원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이르게 되면 평가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서울시는 애당초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를 공모했는데 당시 지원자 중에는 유씨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인사권자인 이 시장은 유씨를 대표이사로 임명해버렸다. 서울시측은 "유씨가 비록 지원서를 내지는 않았지만 서울문화재단 설립 초기부터 발기인으로 관여해왔으며 이 시장의 문화정책을 수행할 적임자라고 판단돼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시민단체측은 "정치적 논리가 개입된 정실인사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유씨가 이 시장의 인수위원회 멤버였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는 것. 인수위 멤버였던 가정관리학 교수를 서울복지재단 대표이사로 앉혀
그런데 서울복지재단 대표이사 임명의 경우는 유씨의 경우와 차원을 달리한다. 이 시장은 최근 박미석 교수(숙명여대)를 서울복지재단 대표이사에 임명했다. 박 교수가 사회복지와는 거리가 먼 '가정관리학'을 전공했다는 점에서 그의 임명은 서울시가 공모를 통해 자체적으로 제시한 자격기준에도 부합하지 않는 결과였다. 서울시는 공모 당시 사회복지에 대한 전문성을 중요한 자격기준으로 제시했다. 실제로 대표이사로 선임된 박 교수를 제외한 나머지 응모자들(7명 중 6명)은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사회복지전문가들이었다. 그런데도 그를 대표이사로 임명한 것은 누구의 지적처럼 "새로운 버스를 만들어놓고 면허증도 없는 운전사를 쓰는 격"이라고 할 수 있다. 6명의 사회복지전문가를 제쳐놓고 사회복지와의 연관성이 매우 적은 가정관리학 전공자를 대표이사에 앉힌 이유는 뭘까. 여기에는 '정치적 논리'가 작동하고 있었다. 즉 박 교수 역시 서울문화재단의 유인촌씨처럼 이 시장의 인수위 멤버였던 것. 이래서 '자기사람 심기', '낙하산 인사', '논공행상' 등의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서울시의 해명이다. 이해돈 사회과장은 지난 6월 29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앞으로 사회복지의 핵심은 가족과 노인이기 때문에 박 교수가 일해온 부분을 사회복지분야로 볼 수 있지 않느냐"고 박 교수를 두둔한 것. 이는 사실 박 교수를 두둔했다기보다 그를 임명한 이 시장을 두둔한 것이나 다름없다. 물론 서울시의 해명이 전혀 일리없는 이야기라고 할 수도 없다. 어느 누가 가족과 사회복지가 무관하다고 단언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정무성 교수(숭실대)는 6월 30일 공동대책위 기자회견에서 "서울복지재단은 가족을 대체하기 위한 시설이고 기관들"이라고 전제한 뒤 "박 교수의 가족경영은 이와는 정반대의 입장에 서 있다"며 "이런 사람이 재단의 대표를 맡은 것은 개인적으로도 비윤리적"이라고 반박했다. 특혜분양 의혹 인사 부시장에 내정..."질주보다 휴식이 필요한 듯"
시민단체들은 양 본부장이 '서울시의 불도저식 막개발을 진행한 인물'이고, '파크뷰 아파트 특혜분양'과 연루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물론 그는 "아파트 특혜분양 비리건이 사실이라면 나는 아마 지금 감옥에 가있어야 한다"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서울시가 비리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는 인사를 부시장에 내정한 것은 결국 '논공행상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 즉 자신의 최대업적이 될 청계천복원공사를 진두지휘해온 양 본부장의 공을 인정해 그의 자리를 만들어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 시장이 대권야망을 가지고 있음은 본인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특히 좌충우돌하며 지지부진한 개혁정책을 펴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 앞에서 청계천복원공사 강행 등 그의 추진력은 더욱 돋보일 수 있다. 심지어 그는 지지도면에서 가장 앞서있는 대권주자라는 평까지 얻고 있다. 하지만 '뿌리는 대로 거둔다'고 했다. '내 사람은 무조건 챙긴다'는 '이명박식 인사'는 그가 다시 한번 국민의 선택을 받아야 할 때 '검증'의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다. 이 시장은 어제(4일) 결국 서울시민 앞에 고개를 숙였다. 교통체계 개편에 따른 교통난 등에 대해 사과하면서 "서울시와 시행업체의 보다 치밀하고 철저한 준비가 부족했다"고 고백했다. "이명박 시장에게는 '질주'보다는 '휴식'이 필요하다"는 시민의 충고를 이 시장이 곱씹어야 할 때다. /구영식 기자 ([email protected]) - ⓒ 2004 오마이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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