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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라면, 수행평가 하러 미술관, 음악회 몇 번 다녀온 기억이 전부인 당신께..
- 경고: 외설적인 사진이나 표현이 들어가 있을 수 있습니다.
2012년 5월 25일
소고 지음
"제가 클래식을 하지 않고 대중음악으로 나가 이쪽 분야에 몸담게 된 건. 제가 클래식으로 나가서 성공하고, 행복할 것 같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제가 대학생일 때, 딱 한 번. 부모님과 음악적 견해 때문에 싸웠던 적이 있어요. 그날은 제가 너무나도 욱 해서 어머니께, "엄마가 음악을 알아요!!!!" 라고 외쳤어요. 그런데 저희 어머니께서 "몰라! 나가!!!!!!!"라고 하셨던 적이 있어요." (웃음)
▲ 양의 탈을 쓴 희대의 반항아 Y씨(38세)
이 이야기는 유희열씨가 한 대학교 강연에서 했던 말이다. 그런데 이것이 남일 같지 않은 것이, 속칭 '현업' 예술가로 활동하시는 분들 중 그들의 부모님들께서도 예술가인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그러니 예술을 이해하는 가장 빠른 수단인 '대물림'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이런 대물림이 없으니 미술을 좋아하는 친구를 통해 예술을 접하기는 더욱 어려웠다. 요즘에야 부모님이 하셨던 예술 활동을 이어서 하는 학생들이 많아지긴 했지만, (한마디로) 예술은 여전히 '부모님'께도 멀고, 당신에게도 먼 나라의 이야기일 것이다.
필자는 다섯 살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미술을 했었다. 다섯 살 이면 이제 막 자기 이름이랑 나이를 한글로 말하기 시작할 땐데, 그 나이에 크레파스와 연필을 쥐고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럴까. 필자는 '전문가'는 아니지만 자연스레 미술을 좋아하게 됐고, 이쪽에 관심이 많아졌다. 하지만 필자는 미술을 전공하기 위해서 학원을 다녔던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고등학교 때 미술을 잠시 접었다가 대학입시를 끝내고 난 뒤에서야 틈틈이 미술 관련 서적이나 전시를 다니게 되었고, 다시 한 번 미술 세계에 기웃거릴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성인이 되고 나서 바라본 미술의 세계는 정말 난해하기 그지 없었다. 액션 페인팅이라 하여 초등학교 때나 했었던 그림을 그리고 몇 백억씩 챙기는 미술가, 잘 보이지도 않는 크기로 조형을 해 놓고선 큰 갤러리 하나를 통째로 대여하는 조소가, 커다란 수조에 젖소를 반으로 갈라놓고 10억에 파는 미술가 등. 필자는 그들의 예술관을 '예술'로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도 지식의 수준이 짧았고, 또 쉽게 납득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러한 장벽에도 불구하고 필자의 미술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은 좀체 사그라지지를 않아서, 어떤 날에는 도슨트(미술관 도우미)를 개인 비서마냥 끌고 다니면서 작품들에 대해 일일이 물어보기도 한 적도 있었고, 서양화과 학생들이 보는 전공 서적을 두어 권 구매해서 본 적도 있었으며, 모 미술 관련 동호회에서 2년 정도를 활동하기도 했었다. 심지어 한달 내내 아르바이트를 한 돈으로 갤러리에서 30만원 짜리 유화 한 점을 덜컥 사버린 적도 있었다.(부모님은 아직도 모르신다.) 마지막으로, 지금 책상 앞에 앉아 이 글을 쓰는 순간까지도 필자는 미술에 대한 호기심과 매력에 빠져 밑도 끝도 없이 허우적대고 있다. 그렇지만 이런 말들이 필자가 미술에 조예가 깊다거나 자랑할만한 수준임을 뽐내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필자는 여전히 미술을 좋아해서 기웃기웃 거리는 한 사람일 뿐이며, 좀 덜 떨어진 한 사람의 마니아일 뿐이다. 그리고 지금 컴퓨터 앞에 앉아 펜 끄트머리를 질겅거리며 이 글을 쓰는 가운데서도 이러한 생각은 변함이 없다. 지금 나는 '전문가'로서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대중을 대변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쓰고 있다.
이제 본격적으로 예술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다음은 '예술'로 검색해서 나온 결과물이다. 솔직히 어디까지가 예술이고, 뭐가 아름다운지 모르겠다. 당신은 이것들 중 어떤 것들까지 예술이라고 생각하는가?
▲ '예술'을 키워드로 한 구글 검색 결과.
딱 보니 몇 장은 집에서 속옷 바람으로 "오우~ 죽이는데? 예술이네, 예술이야."를 연발할 법한 사진도 있지만, 그 예술은 지금 말하는 '예술'이 아님을 독자분들 모두 이해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위 사진 중 몇몇은 예술보다는 외설에 가까워 보인다. 솔직히 본인은 외설이 아니라고 생각되는 나머지 작품도 예술인지 뭔지 잘 모르겠다.
갑자기 필자가 키워드를 잘못 선택한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이번에는 현대인으로서 '현대미술'을 검색해봤다. 결과는 마찬가지다. 야한 사진만 좀 줄어들었지, 이번에도 무언가 예술이라고 직관적으로 해석될만한 작품은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익숙한 사진 한 장이 눈에 들어온다.
▲ 김인규 선생의 누드사진
이 사진 참 오랜만이다. 독자 여러분들은 이 사진을 예술이라고 감히 평가할 수 있는가? 이 사진은 2001년에 김인규 선생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렸던 사진이다. 이 사진의 주인공인 김인규 선생(오른쪽)은 국전에까지 당선 될 정도로 예술에 조예가 깊었던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하루에 수백 명이 왔다 갔다 하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이런 사진을 올렸다. "이 세상에서 만삭의 임산부만큼 아름다운 것이 어디 있느냐.." 라면서 말이다.(자기는 임산부도 아닌데 왜 벗었대?) 결국 이 사건은 이슈가 되고, 법정 공방까지 발전했다. 처음에는 무죄판결이 났다. 하지만 계속되는 항소 끝에 결국 대법원까지 올라갔고, 2006년에 대법원이 원심을 깨고 일부 유죄를 선고하여 형 없이 파기하는 것으로 판결이 났었다. (전기통신 기본법 위반으로 정확히는 파기 환송.) 이것은 예술일까? 아니면 단순한 공연 음란일까?
어떤 이는 우스개 소리로 말한다. '내가 30~40분 봐도 몸에 아무런 반응이 오지 않으니 이건 예술이다!'라고. 맞는 말처럼 들리기도 하고 아닌 것처럼 들리기도 한다. 과연 예술과 외설의 경계는 어디에 있으며, 우리는 이런 작품을 생산하는 예술가들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할까?
▲ Marcel Duchamp, Fountain, 1917
위 작품은 현대미술 하면 빠지지 않고 나오고 있고, 많은 대학생들이 '이건 뭔 예술이여~'를 외치는 가장 대표적인 작품인 샘(Fountain)이다. 흔히 볼 수 있는 소변기를 떼어다가 왼쪽 귀퉁이에 싸인 하나 달랑 해 놓은 이 '물건'은 예술인가?
다음으로 한 때 큰 이슈가 되었던 이우환 교수의 작품을 하나 보도록 하자.
▲ 이우환, 조응(照應)
무슨 생각이 드는지는 잠시 접어두고, 여러분들이 갑자기 이 그림을 사고 싶어졌다고 가정해보자.(그냥 사고 싶어졌다. 그 이유가 미쳐서든, 그냥 배가 불러서든, 어쨌든 지간에 여러분은 지금 조우환 작가 또는 갤러리와 가격 협상을 하기 위해 소파에 앉아있다.) 여러분이 먼저 가격을 제시한다. 가격을 한번 대충 짐작해보자. 돈이 마빡에 튈 정도로 많은(?) 내가 과연 이 그림을 얼마에 살지.
당신: 제 생각에는, 이 그림을 XX 정도에 구입하고 싶습니다.
(얼마라고 생각했는지는 모르겠지만, 1,000만원 이하로 불렀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얼마를 불렀는가? 당신이 얼마를 불렀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당신의 말에 경매시장은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경매시장: 아... 그 가격이면 조금 곤란합니다. 며칠 전에 이 작품은 소더비에서 한 컬렉터가 17억에 구매하기로 결정이 되어있는 작품이기 때문이거든요. 물론 수수료는 그 분이 내기로 했습니다.
당신: 17억 이라구요?!?!?!!?
경매시장: 네, 세금을 포함하면 그 분이 부담하는 비용은 약 20억 정도가 되겠군요. 아쉽게 됐습니다 선생님.
그렇다. 이우환 교수의 이 작품은 당시 17억에 낙찰됐었다.(소더비, 2007년) 이 사건은 2007년 급격히 확대되는 와인 시장과 함께 반짝 떠오르는 시장으로 성장했던 때에 미술 재태크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유명한 사건중 하나로 남아있다. 여러분의 머릿속에 들어오는 생각이 무엇인지 나는 알 것 같다. '에이 x발. 공부 다 때려치고 미술계로 한 번 나가봐?' 또는 '미술 재태크 괜찮겠다.' 마지막으로 '저거 다 구라야. 돈 많은 사람들의 돈지랄이지.'하는 생각들.
그렇다면 과연 예술. 특히 오늘날 대중들에게 '사기'라고 조롱받는 일부 현대 미술은 구라(거짓)일까? 만약 그게 아니라면 현대미술 작품들은 모두 참된 예술이라고 당당하게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이번에는 한 번 음악 쪽을 들쑤셔 보도록 하자.
최근 가수들이 마약을 했네, 안했네와 관한 이야기들로 대중음악계와 인터넷이 뜨겁게 달궈졌다. 그들이 만든 음악이 속칭 '약 빨고 만든 음악'이라는 것이다. 어쨌든 약을 빨면(?)서 만든 음악이든 다 만들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약을 했든 그 과정은 집어치우고, 그렇게 만든 음악이 만약 '들어줄'만하다면, 우리는 그 뮤지션의 음악을 예술이라고 인정하며 두 다리 쭉 뻗고 나와 내 자식들에게 이 노래를 들려줄 수 있을까? 아래의 앨범은 1966년에 나왔던 비틀즈의 앨범 "Revolver"이다. 이 앨범은 빛나는 작품성과 '어떤 요소'로 인해 평론가들에게 '최고의 환각 앨범'이라고도 평해졌는데, 그 '어떤 요소'란 비틀즈의 모든 맴버들이 LSD, 필로폰, 헤로인, 코카인, 대마초 등 온갖 마약에 빠져있었던 것을 의미했다. 어쨌든 그들의 윤리성과 상관 없이 이 앨범은 비틀즈가 판매했던 전체 앨범인 총 3억 465만장 중 판매량 Top 10에 들어가는 명반으로 기록됐다. 한 마디로 정리하면, 이 사건은 부도덕한 예술가가 만들어낸 예술도 예술로 인정해 주어야 하냐는 예술계의 논쟁이 되었고, 비틀즈는 또 하나의 전설(?)을 남기게 되었다.
▲ 비틀즈의 리볼버 앨범 자켓,
비틀즈의 모든 맴버가 마약을 하고 만든 앨범으로 유명하다.
이번에는 이런 음악 외적인 것들을 제하고, 미술처럼 음악도 음악 자체로 바라보도록 하자. 현대 음악 시장에서도 추상미술과 같은 작품들이 제법 많이 등장했는데, 이른바 IDM(Intelligent Dance Music)이라는 장르가 그것이다. 이 장르는 포스트락과 함께 21세기 음악 역사에 새로이 등장한 음악이며, 기존의 음악과는 달리 가사도 없고, 멜로디 보다는 비트와 근원을 알 수 없는 소리들이 모여 음악을 구성하고 있다. 아이돌 음악부터 팝송, 락, 뉴에이지, 클래식 등 장르 분야 불문하고 아무거나 주워듣는 필자는 이 '음악'이 상당히 신선하다고 느꼈다. 다만 이 음악을 친구들과 함께 들으며 '춤'을 추긴 힘들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이 음악을 이상한 음악이다 딱 잡아 얘기할 순 없지만, 부모님께 들려드리긴 이상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 IDM(Intelligent Dance Music) 음악 중 한곡.
문학의 세계에서도 예술성을 의심받는 작품들이 한 둘이 아니다. 아래는 '인터넷 소설'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탄생시킨 귀여니 '교수'님의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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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꽃다운 나이 18세에 방구들에 쳐박혀 컴퓨터나 하고있으니.-_-^
컴퓨터 싸이트도 모조리 다 헤집고 다니는 바람에.
인젠 할것도 없다..ㅜㅜ으옹옹.ㅜㅜ
ㅇ ㅏ!다모임!
마지막으루 떠오른 나에 다크호쓰!다모임...^ㅇ^
여고라 그른지 글두 잘 안올라온다.-ㄷ-...
게시판엔 글이 한개도 업낄래....방명록을 클릭했는데..
ㅇ_ㅇ 어예~!
"도일여고학생들 다봐라~"
라고 써진 글!그글 옆으로 시선이 돌아갔다!
- 소설 '그 놈은 멋있었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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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국어 실력으로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이 작품이 한 명문대 '교수'님의 손에서 탄생했다. 본인은 이 작품을 보고 난 뒤 문학의 예술성 앞에서 다시 한 번 고개를 갸웃거렸다. 과연 이것은 예술이며, 이 글을 쓴 작가를 교수로 임용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이와 비슷하게 과거에는 연세대학교 교수인 마광수의 소설 '즐거운 사라'가 예술성 논란을 일으켰었다. 이 작품은 '조사 빼면 다 성행위.'라는 언론의 실랄한 비판과 다른 문인들의 질타를 많이 받은 작품이다. 이 작품 속에는 '사라'라는 주인공이 등장하는데, 시작부터 끝까지 소설의 초점은 사라가 함께 잔 남자들과 그 성행위들에 대한 묘사들로 이루어져 있다. 당시 이 작품이 등장했었던 1992년에는 '음란문서 유포'라는 죄목으로 책을 판매금지까지 시켰다고 한다.
▲ Rene Magritte, 이미지의배반, 이것은파이프가아니다,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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