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쯤에 있었던 일이다. 혼전 순결을 지켜왔던 우리 부부였기에,
나는 신혼여행지에서 쭈뿌쭈뿌를 완성하겠어!!! 라는 일념 하나로 몰디브에 가는 비행기를 탔었다.
솔직히 결혼하기 한 달 전부터는 시간이 너무 안 갔다. 머리속은 결혼식보다는 쭈뿌쭈뿌가 90%를 차지했다.
5%는 직장생활이었고 4%는 신혼집 살림이었다. 1%만이 결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솔직히 나는 결혼식이 잘 기억 안난다. 정신차려보니 메이크업받고 있고
정신차려보니 결혼식에서 하객들 맞이하고 있고 정신차려보니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장장 13시간동안 몰디브로 가는 비행기에서는 내 머리속은 온갖 쭈뿌쭈뿌로 가득차 있었고,
몰디브 들어가자마자 나는 만사제쳐놓고 이제는 아내가 된 여자와 쭈뿌쭈뿌를 할 수 있었다.
몰디브 바다고 뭐고, 그건 가장 나중의 일이었다.
몰디브에 있었던 4일의 시간은 정말 행복했다. 세상에 이런곳도 있구나, 라는 경외감마저 들었다.
새하얀 백사장과 투명하고 맑은 바다는 정말 일품이었다. 몰디브가면 할 것 없다고 하는데 그냥
누워만 있어도 시간이 잘 가는 곳이 몰디브였다. 올이클루시브로 계산했기에 모히또에서 몰디브 한잔하면서
비치에 누워서 해변가를 볼 수 있고 공용 수영장이나 프라이빗 수영장에서 둘이서 맘껏 수영도 하고
'내키면 숙소 아래 바다로 내려가서 스누쿨링도 할 수 있었다.
매일 저녁이면 우리 부부는 리조트에 있는 특별한 레스토랑에 들어가서 특별한 음식을 먹었다.
마지막 날 저녁에, 우리는 레스토랑에 가서 한번도 먹어보지 못했던 음식을 시키기로 했다.
랍스타와 스테이크를 시키고 레드와인, 화이트와인, 스파클링 와인 등 온갖 와인을 시켜마시고 나니
우리 둘 다 기분이 정말 좋아졌다. 하늘은 맑고 별은 너무 잘 보였으며 은하수가 너무 아름다웠다.
둘 다 취한 것이 분명했다. 우리 둘은 음식을 막고 술을 마시면서 우리 리조트 앞에 있는 프라이빗 수영장에서
알몸 수영을 해보기로 했다. 어차피 밤이고 어두워서 아무도 볼 수 없으니, 마지막의 우리들만의 추억을 남겨보자고 했다.
잠시 고민했던 와이프도 승낙을 하고 우리는 버기를 불러서 숙소로 향했다.
그리고 숙소앞에 내리는 순간, 와이프는 완전히 취해버렸다.
방에 들어가서 와이프는 잠깐 씻겠다고 화장실로 들어가고 나는 프라이빗 수영장에서 알몸수영을 할 생각에
엄청 들떠있었다. 더불어서 수영이 끝나고 난 뒤 쭈뿌쭈뿌의 시간도 한껏 기대하고 있었다.
수영장 앞 벤치에 비치타월을 여러장 갔다놓고 아내가 나오길 기다리는데,
와이프는 변기를 부여잡고 토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니 선택 사항 자체가 없었다. 난 그저 와이프의 등을 두들겨주면서 괜찮아? 괜찮아?
라고 물어볼 방법밖에.
와이프는 헛구역질으 계속 하다가 화장실 대리석 바닥에 대자로 뻗어서 누워버렸고, 시원하다고 연신 볼을 부비댔다.
난 이럴거면 침대로 가서 자자고 하소연을 했고, 와이프는 싫다고 내 손에 저항하다가 결국 변기에 시원하게
저녁에 먹을 것을 다시 확인해버리고 말았다... 냄새는 지독했다.....
한번 토하고 나니까 속이 좀 시원했는지 오줌을 싸겠다고 앉았는데, 생각보다 그게 잘 안됐나보다.
갑자기 아내가 울면서 나에게 하소연을 하기 시작했다.
"흑, 흑.. 오빠, 오줌을 싸고 싶은데 오줌이 안나와..흑흑..."
맙소사. 난 오줌을 싸게 만드는 방법은 모른다. 30년을 넘게 살면서 그런 기술을 배워본 적이 없다.
난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렸고, 한가지 방법을 겨우 생각해냈다.
"쉬- 쉬-"
이건 내 조카가 2살때 기저귀에 오줌을 유도하려고 했던 방법인데....
난 그렇게 아내가 지칠때까지 화장실 밖에서 쪼그려 앉아 쉬- 쉬- 를 말하면서 오줌을 유도했고,
몇 십분후에야 아내는 볼일을 마쳤는지 시원한 얼굴로 나와서는 그대로 침대에 들어가 코를 골기 시작했다.....
결국, 우리의 신혼여행 마지막 날 밤은
아내의 술주정으로 마무리 짓고 끝나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