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쓰기 편하라고 반말체로 쓸게요.
근 2년간 롤을 신나게 하다가
얼마전까지만 해도 내 롤생 최대의 소원이던 골드티어를 자력으로 달고 기뻐했다.
내가 내 실력을 아니까 골드5찍은 내가 신기하고 뿌듯하다.
그러다 디아블로 확장팩이 출시되고, 오리지날을 플레이 해본 뒤
"이건 디아블로의 이름을 도용한 똥이야!" 라며 묵혀뒀던 내 악마사냥꾼을 다시 움직였다.
그렇게 한창 끝없는 파밍중 순간 지겨워 질 때, 생각 나는건 당연히 리그 오브 레전드.
그렇게 접속을 하고 랭크게임을 한게임 끝내고 나니, '내가 이걸 왜 해야하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유인 즉, 롤 유저 대부분의 '대화'측면의 의식과 개념이 너무 더럽다. 조금 과장을 하면 '수준 떨어진다.'
원인이나 이해관계라곤 찾아 볼수 없는 뜬금욕설, 과도한 정치질, 조롱까지.
게다가 경어체를 사용해서 대화를 하는 경우를 찾기가 힘들다. 원래는 그 반대여야 정상이지.
대부분 처음부터 밑도끝도 없는 반말을 한다.
A : 안녕하세요~ 전 미드가겠습니다. 혹시 원하는 밴카드나 살릴거 있음 말해주세요~
B : 꺼져 병신아 내가 미드간다 미드안주면 트롤함
A : 어쩔수 없죠 그럼 제가 다른데 갈게요
이 대화가 정상적으로 보이는지?
난 존대말을 했는데, 내가 어디사는 몇살 누구인지도 모르는 사람이 나한테 첫마디부터 욕이 날아온다?
문제는 밴픽을 하면서 이런 대화내용이 나와도 전혀 이질감이 없다는 것. 한마디로 자연스럽다.
이 다음은 게임중의 상황. 내 방금전 솔로랭크 상황을 예로 든다.
100% 실화이고 대화의 내용은 기억에 의존하기때문에 세세한 내용은 다르지만, 내가 이해한 뉘앙스에 100%일치한다
먼저 말하지만 난 게임 내내 딱 한마디 했다. 리븐의 와드위치를 정글러에서 알려주는 "ㅇㄷ"한마디.
아군 탑쉔(본인), 정글아무무, 미드피즈, 베인블리츠.
적군 탑리븐, 정글이블린, 미드카시오페아, 루시안쓰레쉬.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아이템을 빠르게 산 뒤 미드쪽으로 뛰었고,
맵의 정 중앙에서 카시오페아와 내가 만나 카시오페아의 견제를 두방쯤 맞았다.
벽 뒤에선 블리츠크랭크와 피즈가 대기를 하고있었고, 날 견제하는 카시오페아를 그랩한다,
난 바로 도발을 찍고 카시오페아를 일점사 해서 퍼블을 따낸다. 심지어 카시는 점멸을 쓰고 점화데미지에 죽었다. 말 그대로 개이득.
하지만 난 퍼블을 먹은 이점을 살리지 못했다. 1렙에 견제스킬이 없어서 리븐에게 선2렙을 내주고, 일방적으로 휘둘린다.
그러다 리븐의 무리한 푸쉬를 타워앞 도발로 솔킬을 따냈다. 방심과 뽀록의 결과. 문제는 이 다음이다.
피즈 : ㅋㅋ리븐 쉔한테 솔킬따이네 병신 ㅋㅋㅋㅋ
리븐 : 닥쳐 안그래도 카시 병신때문에 빡쳤으니까 ㅅㅂ 카시년때문에 나까지 망하네
음? 어째서 피즈가 리븐을 조롱할까? 리븐을 킬한건 나 혼자 다한건데?
피즈는 이 상황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았는데 도대체 왜 리븐을 놀리지?
게다가 리븐은 왜 카시를 욕하지? 내가 퍼블을 먹긴 했지만 내내 휘둘리기만 했고 선2렙조차 리븐이 먼저 찍었다.
카시가 퍼블을 당할 당신 리븐은 평타조차 한대도 맞지 않았다. 퍼블먹고온 상대방 잘 견제하다 방심으로 킬 당해놓고
'내가 킬 당한건 전적으로 카시오페아 때문이다!' 라는 이상한 주장을 펼친다.
그렇다고 카시오페아가 힘든 게임을 했냐고? 전혀 아니다. 라인전 내내 피즈를 압도했다. 라인전 끝나고 힘들어지긴 했지만..
그런데도 리븐은 자신이 킬 당할때 저 멀리 미드에서 피즈와 놀고있던 카시오페아를 욕한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게임중 나온 이 대화, 전혀 이질감이 없다. 자연스럽다. 롤좀 많이 했다는 사람, 이런 대화흐름 많이 봤을거다.
왜 꼭 상대방이 실수를 하거나 자신이 좋은 플레이를 하면 꼭 상대방에 대한 조롱으로 이어질까?
거기다가 전혀 상관없는 다른사람은 왜 끌어들여서 욕하는거고?
게임이 이어지고, 뜬금없이 아군 봇듀오가 싸운다. 왜 싸우는지는 못봐서 모른다. 그냥 싸운다.
서로 호흡이 잘 안맞아서, 또는 누군가가 실수를 반복해서 싸웠겠지. 근데 여기서 또 문제가 발생한다.
꼭 전체채팅으로 싸운다. 서로 한마디도 지지 않는다. 왜 꼭 상대방도 다 보이게 싸우나?
욕설이 섞이는건 당연한거고, 아마도 상대편에게 '난 잘하는데 저놈이 이상해서 우리가 교전을 진거 알지?'를 어필하는것 같다.
이런 뒤에 꼭 상대방에게 물어본다. "솔직히 누가 잘못함?"
저거 물어봐서 뭐할려고? 저거 물어볼 시간에 어떻게하면 내가 게임을 풀어나가기 수월해질지에 대한 고민은 죽어도 안한다.
그저 '내가 저놈보다 못한다는건 죽어도 인정못해' 이것밖에 없다.
이것도 매우 자연스럽고 많이 볼수 있다.
여기까지의 상황을 볼때, 문제가 무엇인지 전혀 느끼지 못하는지?
아니 그 전에, 과연 이것이 문제거리인지 아닌지 판단이 제대로 서는지?
이런 얘기를 하면 '니가 전체채팅을 끄고 해라.' 라며 되려 욕을 하는사람이 있는데, 엄밀히 말해 틀린말은 아니다.
하지만 따지고 보자면, 전체채팅으로 욕지거리와 조롱을 일삼는 저사람이 잘못된거지, 아무말 없이 게임 즐기는 플레이어가 잘못된게 아니다.
롤? 재밌다. 처음부터 끝까지 두뇌싸움을 하고 클릭질 한번에 흥망이 갈리는 피말림도 플레이어를 자극하기 충분하다.
하지만 롤에 대한 스트레스가 게임 플레이나 시스템이 아닌 뜬금없는데서 유발되는게 문제다.
내 사소한 실수 하나에 여기저기서 'ㅋㅋㅋ' '병신' 이런 모욕을 날려대는데 어지간한 대인배 아니고서야 스트레스 없이 넘길 수 있겠나?
이런 상황은 롤 유저들의 자정을 바라기가 힘들다. 매번 다른 사람과 짧게 만나고 헤어지기 일쑤인데 그럴만도 하지.
그러면 바랄 수 있는건, 시스템 운영 차원에서의 청소인데, 운영진에게 기대를 걸 수 있을까?
당연히 운영진 측에서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애쓰겠지.
그런데 유저들은 그 과정이나 대책, 성과를 전혀 알지 못한다. 결과라고 내놓은 통계를 봐도 믿지를 못한다.
왜 믿지 않나? 이유는 간단하다. 유저 개개인이 피부로 느끼지 못하니까.
배심원 제도를 이용해서 내가 투표한 사람들의 제제내용을 몇개 봐도, 내가 비매너 플레이어를 최소 몇명을 줄인게 확인이 되긴 하지만,
그런다고해서 욕설러와 트롤러들이 정신차렸다는 말은 못들어봤다. 그냥 그사람들도 제제 될때까지 그대로 욕하고 트롤하고 놀겠지.
롤이 신규유저 유입에 대한 통계는 접해본 적이 없지만, 여기저기 하는 말을 보면 그리 높진 않은것 같다.
유입은 유저가 어찌 할수 있는게 아니다. 기업 차원에서의 홍보와 외부적인 인지도가 영향을 크게 주겠지.
하지만 기존유저의 이탈은, 그 이유중 하나가 다른 유저들의 매너현황이 무시못할 정도의 비율을 가지고 있을거라고 추측한다.
지금쯤 '왜 너만 불만이냐? 그런 상황속에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게임하는사람 수두룩 하다' 라고 말하는 사람 있을텐데,
당신들의 착각이다. 욕설과 조롱의 대상이 되어도 아무렇지 않기때문에 별말없이 하는게 아니고,
저것과는 별개로 롤의 플레잉이 재밌기 때문에 꾸역꾸역 참으며 하는거다. 같이 욕하며 조롱하는 플레이어는 이 기준에서 빠진다.
그러니까 당신들이 좋아하는 롤 조금이라도 오래오래 재밌게 즐기고 싶으면, 행동거지를 똑바로 하자.
세줄요약-
롤 하면서
손좀
작작 놀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