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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bestofbest_47741
    작성자 : 맥콜같은인간
    추천 : 164
    조회수 : 24594
    IP : 59.7.***.9
    댓글 : 31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1/03/19 15:57:55
    원글작성시간 : 2011/03/17 10:54:42
    http://todayhumor.com/?bestofbest_47741 모바일
    존나 우리피씨방만 이런지는 모르겠는데 2탄



    1편은 베오베에 꺄울 다들 너무 감사해여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1탄만 못한 2탄 보내드림
    편의상 음슴체 쓰겠어요



    1. 헬게이트

    시간을 거슬러올라가 과거, 내가 이 피씨방에 발을 들인것은 실수였음과 동시에 축복이었음.
    그날도 어김없이 공부하다가 지금은 안하는 와우가 급땡겨서 피씨방에서 잉여질을 하고있었음.
    공부한다고 교재값이다 강의비다 돈을 전부 날려버린 와중에 날 옥죄어오는 핸드폰요금과 보험비에
    치를 떨 지경에 이르자 공부를 하면서 그 모든것을 해결할 수 있는 곳을 구하기 시작함.

    그때시각 새벽 두시.
    아르바이트 구인 사이트에서 동네근처 피씨방에 자리가 있다는 것을 확인함.

    "여보세요."

    "예. 아르바이트 사이트에서 보고 전화드렸는데요."

    "일단 오셔야될건데 지금 어디신데요"

    "예 여기 근처라서 블라블라..."

    사장이 다음날 아침 여덟시에 올 수 있냐고 함. 알겠다고 하고서는 잉여투기장질을 계속 하고 있었음.
    그러다가 급 생각이 들었음 지금 게임하다가 집에 들어가서 잠들면 당장 전쟁이 일어나도
    숙면을 취할것 같았음. 안되겠다 싶어서 요금계산하고 밖으로 나옴.


    .....눈 졸라많이 옴.
    내가 입고있는건 노x페이스 패딩 한벌. 지갑엔 만원이 남아있었음.
    거리뷰로 확인하니 약 6.2키로미터의 거리였음. 내가 한국에 살고있다지만 여기가 한국인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인지 분간이 안되는데 그와중에 그거리를 걸어갔음.
    슬리퍼로 자꾸만 눈이 스멀스멀 기어들어옴. 상체는 따듯한데 하체가 추워서 얼어죽기 일보직전이었음.
    언덕을 넘어 숲을 지나... 잠깐, 진짜로 언덕도 있고 숲도 있음. 다음에 사진 올려드림.
    읍내-_-로 들어서서 보니 다른데보다 유난히 큰 피씨방 간판이 있었음.

    "아이고 어서오세요 손님"

    "아 저 아르바이트 아까 전화드렸는데..."

    "아침에 온다고 안했어요?"

    사장이 어이없다는 눈으로 쳐다보더니 곧 면접을 시작함.
    이런저런 인적사항에 대해 묻고 이것저것 블라블라 하더니 심각한 얼굴로 이야기함


    "전에 하시던 일에 비해서 급여 적으신데 괜찮으시겠어요?"

    "네 뭐 저야 공부하면서 할 예정이라서.."

    "아 게임은 안하시나봐요?"

    "네"

    사장이 일단 이 일이 지원자가 많아서 언제 될지 모른다고 함.
    부푼 꿈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심정으로 알겠다고 하고서 나옴.
    사장은 정말 심사숙고했는지 꽤 오랜시간이 지난 10분뒤-_-에 전화를 해서는 블라디보스토크같은
    귀가길을 걷고있는 나에게 모레부터 당장 나오라고 했음.

    암 십분이면 오래 생각한거지 암...



    어쨌든 하루 쉬고 모레 아침에 출근함.
    출근하자마자 사장 이야기함

    "말놓을게"

    "넵"

    쿨하심.
    이것저것 알려주고 퇴근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내어깨를 잡음. 당황한 와중에 사장이 이야기함.

    "니는 그러지말아라"

    난 그때까지 이게 뭔 이야기인지 몰랐음.
    그리고 그게 헬게이트의 문을 열었다는 것을 깨닫게되기까지는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았음.




    2. 미지와의 조우


    미대륙이 발견되었을 때 탐험가들의 머릿속에 든 느낌이 이런거였을거임.
    1. 다 쏴죽이자.
    2. 여기가 사람사는 곳 맞는가.


    몇백년이 지난 지금 그런생각을 하는 사람이 한국에 또 있었음. 바로 나임.
    난 여기가 사람사는 곳 아닌줄 알았음.
    전에도 피씨방에서 일을 했었지만 여긴 진짜 아...
    발가락사이에 낀 때를 긁으면서 아이온하는 아저씨는 그렇다쳐도 춥다고 히터를 마음대로
    눌러제끼는 2인조 아가씨-육혈포 강도단-와(지금도 오는데, 난 그녀들을 가리켜 서큐버스의 신체와
    오크의 야생성을 가진 신종족이라고 이야기한다.) 조용히 게임만 하지만 가끔 알 수 없는 중국
    포르노 사이트에 들어가 유희를 즐기는 중국아저씨 한명. 자다가 말고 일어나서 비명을 지르며
    잠꼬대를 하는 아저씨, 이아저씨는 주로 해피데이라는 빵집에서 빵을 사다 먹으면서 게임을 하는
    것으로 우리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존재임. 아무튼 전체로 놓고 보면 전에 도망간 알바들의 심정과
    그 복잡한 감정들이 그대로 나에게 전해져 오는 것 같음.

    이사람들을 상대하는 일은 어려웠음. 분명히 닥터페퍼라는 음료수를 가져가놓고 왜 콜라맛이
    안나냐고 따지고들면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화도 나기 전에 억울한 생각마저 듬.
    여기에 오는 한 무리 파티가 있는데 이사람들은 주로 카드게임을 해서 돈을 버는 것 같음.
    강원도에 있는 탄광이 100년을 못갔는데 이사람들이 이짓거리를 해서 몇년이나 먹고살지 걱정됨.
    아무튼 이사람들은 여러가지로 날 부려먹었음. 나야 부려먹어지기 위해 고용된건 맞음.

    하지만 인간적으로 자기가 안좋은일로 술먹고 왔으니 알아서 해라 라고 하는건 뭘 요구하는지
    대체 알 수가 없음. 게다가 짜장면을 시켜달라고 해놓고 고추가루 같이 안왔다고 나한테 성질내면
    입은 웃지만 마음이 웃을 수가 없음.


    그래도 우리 사장님은 그 모든걸 견뎌낸 나를 다른 무엇보다 높이 평가해줌.
    그래서 사장하고 농담따먹기도 하고 그럼. 이번 설날때는 사장이 설끝나고 오더니 갑자기 나한테
    육만원을 주면서

    "니 애들이랑 이거가지고 따듯한 밥이라도 한끼 사먹어라 내가 돈이 없어가 미안타"

    ㄴㅇ마ㅣ로님알ㅈㄴ아ㅣ런ㅇ렁어어어어엉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관우나 장비같은 경우에는 유비의 인품을 보고 충성을 맹세했고 나는 사장의 직원들을 대하는 마음을
    보고 충성을 맹세함. 그래도 손님이 ㅈ같은건 진짜 어쩔 수 없음.
    사장이 가끔 주식하는 법 가르쳐줌. 사장이 주식매니아임. 나보고 자꾸 한번 해보라고 꼬드김.
    근데 안함.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결정적인걸 꼽으라면 우리아버지때문임.

    "아버지 저 주식 한번 해볼까요?"

    "해봐. 호적에서 파버릴테니까."

    그냥 닥치고 안하기로 했음.
    아무튼 나는 이런 환경에서 일하고 있음. 양날의 검이라고 했던가.
    사장이 좋은데 손님이 ㅈ같은곳이라면 그래도 내생각엔 일할만하다고 봄. 혹시 우리피씨방을
    보고싶은 사람이 있다면 지체없이 이야기해주길 바람. 집에 가는 경로부터 시작해서 모든것을
    다 보여주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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