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본 사건 정황을 말씀드릴게요 ㅎㅎ
1. 친구 밴드 연습실이 낙성대에 있어서 연습실에 놀러갔었어요.
밴드 이름은 어쿠스틱 밴드 '카모마일' 입니다. 말 나온 김에 홍보도 합시다. ㅋㅋ
그저께, 그러니까 일요일 밤 12시였네요
낙성대에 장보고마트 위쪽에 작은 공원 있죠?
공원 화장실에 다녀오는데 골목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더군요.
2. 제가 그 광경을 눈으로 처음 봤을 때의 느낌은요
손에 야구방망이를 든 '반인반수'가 약간 작은 체구의 남성을 '개처럼' 질질 끌고 오더군요. ㅠㅠ ㅋㅋ
그 반인반수의 악력이 어찌나 센지, 작은 남자는 웃옷을 잡힌채로 반인반수가 손 휘두르는 때마다 휙휙 제껴지더라구요
두 사람은
"너 거기(그 집에) 왜 들어갔냐? 너네 집 아니지?"
"전 아니에요. 때리지 마세요. 왜그러세요."
이 말만 계속 반복했어요.
작은 체구의 남자가 엄청 거칠게 저항하는데,
주머니에서 칼이라도 나올 듯한 아찔한 상황이었어요.
반면에 덩치 큰 남자는 힘이 정말 세서, 한바탕 힘겨루기를 하더니
한손으로도 그 남자를 넘어뜨려서 제압했습니다.
왜 한손이었냐면 다른 한 손에는 야구방망이를 들고 있었거든요 ㅋㅋㅋ
3. 저는 처음에 두가지 상황이 머릿 속에 떠올랐어요.
저 작은 남자가 좀도둑인가?
근데 저 큰 남자도 나쁜놈처럼 보이는데? 야구방망이도 들었고. 인신매매범인가? 금방이라도 시꺼먼 봉고차가 와서 저 둘을 태우고 갈 것 같은데?
누가 나쁜 놈이지?
4. 곧이어 동네 주민으로 보이는 남자 몇명과 피해자로 보이는 여성분들이 나와서
작은 남자를 몰아 세우고, 112에 전화를 하더군요.
그 모습을 보니 인신매매는 아닌 것 같았습니다.
5. 저는 이 광경을 5미터 정도 거리에서 보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112에 신고하고, 다들 방심한 사이에 그 작은 남자가 도망치더군요
하필 제가 서 있는 방향으로요.
아 왜 하필 이리로 뛰어오지?
이걸 어쩌지?
왠지 저 사람이 칼을 들고 나를 공격할 것 같은 공포가 순간 스쳐 지나가고
에라 모르겠다, 가슴에 X자로 팔을 모아서 바디체킹으로 남자를 벽으로 튕겨냈어요.
그 남자는 중심을 잃고 비틀거리더니,
하필이면 벽 앞에 세워둔 벽돌이며 타일더미에 꼬꾸라지더군요.
음.... 그 남자가 거기에 헤딩하는 순간, 죽는 것이 아닐까 두렵기도 했습니다. 너무 크게 넘어져서.
6. 1분 후에 번개같이 경찰이 출동해서 용의자는 파출소로 연행되고.
정의의 방망이부대는 경찰과 함께 사건 현장으로 사라지더군요 ㅋㅋㅋ
여기까지가 제가 목격한 사건의 정황입니다 ㅋㅋ
그런데 오늘 아침에 신문을 보니 그 방망이를 든 반인반수가 KBS 야구 이병훈 해설위원이었네요
티비에서 볼 때도 왠지 정의감 넘치고 파이팅 넘치는 의리 좋은 산적같은 이미지였는데
이미지 그대로 멋진 분이었네요 ㅎㅎ
아 정말 신기하고 웃겨요 ㅋㅋㅋㅋ
그 사건에서 저도 나름의 공(?)을 세웠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구요
아무튼 여러분 관악구에서는 밤길을 조심합시다
피해자 분께서도 빨리 정신적으로 안정을 취하셨음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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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는 뽐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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