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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가방 속에 우산이 있어서 쓰고 가면 됐는데 반대편 계단에서 한 여자분도 집가려고 서너 권의 책을 들고 중도를 나서려 했었습니다.
그런데 우산이 없었는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고민하고 있어 보였습니다.
저는 우산이 있었기에 같이 쓰자고 충분히 말할 수 있었지만 그럴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그녀는 무릎담요로 책을 감싸고 집까지 비를 잔뜩 맞고 뛰어갔습니다. 뛰는 뒷모습이 너무나 힘들어 보였습니다.
그녀는 4달 전 헤어진 저의 첫사랑 이었습니다.
몇초동안 많은 생각이 들었지만 그냥 저는 저의 목적지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저는 사랑하는 여자친구가 있습니다.
얼마되진 않았지만 지금의 아이를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과거에 미련은 추호도 없습니다.
그때는 저의 서투름때문에 서로 힘들어 하다가 그 차이를 극복하지 못해 1년정도 후 헤어졌지만 지금 저의 마음속은 좋았던 첫사랑의 추억만 가득하네요.
그땐 저를 이기려하던 그 애가 그렇게 강해보이고 눈물도 없을 거 같은 아이인 줄만 알았는데 요즘들어 왜이리 약해 보이는지 작아진거 같은 지 참....
물론 힘들어 하지 않는 것인 지도 모릅니다. 아마 그럴 겁니다. 하지만 다른 아이를 사랑하고 지금의 행복한 저를 생각할때면 괜히 그런 생각이 들곤 하네요.
"난 지금 행복한데 그 아인 어떨까? 내가 너무한가? 쓰레긴인 걸까? 아.... "
그렇다고 제가 앞으로 지금의 여자친구를 사랑할 마음이 흔들린다거나 과거의 미련이 생긴다던지 그런 생각은 하나도 없습니다.
지금의 여자친구를 앞으로 계속 사랑할 것이고, 과거에 아이와의 추억은 단지 행복했던 첫사랑의 추억으로만 간직할 것입니다.
다만.. 한 때 내가 사랑하고 정들었던 그리고 강해 보였던 그 아이가 작아진거 같아 마음이 불편하네요..
미안하다면 지금의 여자친구에서 몹쓸 짓을 하는거니... 그런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아... 그냥 결론은 그 아이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 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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