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584일을 맞이하는 11월 20일 오늘은 단원고등하교 2학년 5반 박준민 학생과 2학년 8반 이승민 학생의 생일입니다. 반 순서대로 소개합니다.
박준민 학생입니다.
준민이는 여동생이 하나 있는 장남입니다. 든든한 장남이기도 하지만 준민이는 게다가 부모님이 결혼하신 지 2년만에 어렵게 얻은 아이였습니다. 어머님은 힘들게 얻은 준민이가 "보석 같은 아이"였다고 하십니다.
가족 모두의 사랑을 받으며 자라난 준민이는 효자였습니다. 준민이의 꿈은 바리스타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엄마랑 같이 커피숍에서 팥빙수를 먹다가 그런 꿈을 가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약간 엉뚱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준민이는 곧 진지하게 바리스타 준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9월부터 바리스타 학원에 다녀서, 수학여행을 떠나기 한 달 전인 3월에 바리스타 3급 자격증을 땄습니다. 수학여행을 다녀오면 2급 자격증에 도전할 생각이었습니다.
세월호가 기울기 시작할 때 준민이는 엄마한테 스물 다섯 번이나 전화를 했습니다. 그러나 전파 상태가 좋지 못해서 전화가 자동으로 끊어지는 바람에 스물 여섯 번째에야 겨우 통화가 되었습니다. 준민이는 배가 기울어가는 상황에서도 "별일 없을 거야"라며 오히려 침착하게 엄마를 안심시켰습니다. 준민이는 친구 어머님께도 문자를 보내서 상황을 알리며 괜찮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상황은 준민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급박했고, 준민이와 친구들이 기다렸던 구조대는 오지 않았습니다. 준민이는 참사 일주일째인 4월 23일에 엄마가 사주신 새 옷을 입고 마치 잠든 듯이 예쁜 모습 그대로 부모님 품에 돌아왔습니다.
준민이 여동생은 준민이가 잠든 하늘공원에 갈 때마다 오빠에게 사랑한다는 편지를 써서 두고 온다고 합니다. 준민이 어머님은 준민이가 꿈에라도 한 번 나와줄까 해서 준민이 방에서 준민이 교복 상의를 덮고 잠드십니다.
같이 생일을 맞이한 학년 8반 이승민 학생입니다.
승민이는 홀어머니의 외아들입니다. 승민이 어머님은 몸이 약하신 편이지만, 승민이 하나만 바라보며 억척스럽게 일하고 살림하고 승민이를 돌보면서 지내셨습니다. 승민이만 보면 힘든 것도 몸 아픈 것도 다 잊고 삶의 희망과 모든 낙을 승민이한테 걸고 살아오셨습니다.
승민이는 그런 엄마를 무척 사랑했습니다. 힘들게 일하고 오신 엄마가 저녁에 집에 오면 현관에 달려와서 "엄마! 다녀오셨어요?"하고 인사하며 안아 드리는 아이였습니다. 본인이 아파도 엄마 걱정하실까봐 내색도 하지 않는 속 깊은 아이이기도 했습니다. 승민이는 영어를 무척 잘 했고, 대학에서 컴퓨터를 전공해서 프로그래머가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승민이도 준민이처럼 세월호 참사 일주일째인 4월 23일에 돌아왔습니다. 어머님은 승민이를 잃은 뒤에 너무나 괴로워서 숨쉬기도 힘들다고 하십니다. 그러나 승민이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승민이 어머님은 국회 농성에도 참가하시고 광화문 광장에도 나오시고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 공판에 나가서 피해자 진술도 하셨습니다. 선원 재판에서 승민이 어머님은 승민이를 잃은 참담한 심경을 이야기하다가 오열하시던 끝에 쓰러지기도 하셨습니다.
다시 겨울이 옵니다. 아이들을 잃은 지 1년이 넘어 이제 조금 있으면 2년입니다. 세월호는 아직도 22미터 얕은 바다 밑바닥에 있고... 부모님의 꿈이자 희망이었던 아이들은 귀엽고 활기찬 모습을 사진에만 남긴 채 돌아오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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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 문자는 전담해서 모니터링하시는 직원이 계셔서 오타 등도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1111로 문자 보내 주시면 분향소를 찾아오시는 가족분들께서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시와 카카오플러스 친구 맺기를 하시면 채팅방을 통해 서울시청 전광판에도 생일 축하 메시지를 띄우실 수 있습니다. 문자와 사진, 문자+사진까지 가능하며 이용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 저녁 6-8시입니다. 예약 전송을 하시면 동영상도 보내실 수 있으며 예약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가능합니다. 서울시청 전광판에 생일 축하 메시지를 보내시면 서울시청 외벽에 15초간 노출되어 시내 많은 분들이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