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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면 알겠지만 좀 깁니다
그래서 댓글로 달지 않고 게시글로 답니다.
자유전복님의 질문에 대한 제 의견입니다. 입장 차이라고 보면 됩니다.
자유전복 //
님과는 단순한 용어차이에서 혼선이 있는 것 같습니다.
몇 가지 문제를 짚어보고, 왜 그러한지 말해보겠습니다.
1. 언어에 담긴 사고 문제.
음악이란 뭐냐? 단순한 바구니 같은 것 아닌가?
빅뱅의 판타스틱 베이비, 아이유 좋은날, 장윤정 어머나,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
이를 하나로 뭐라고 부르는가? 음악.
물론 각각을 세부적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빅뱅->힙합/일렉트로닉,
아이유 -> 댄스
장윤정 -> 트로트
중요한 건, 그 자체다. 왜? 그게 내 사고를 자극한 거니까.
나는 빅뱅의 판타스틱 베이비를 듣고 자극받은 것이지, 음악을 듣고 자극 받은 건 아니다. 음악은 단지 짚어내기 위해 쓰는 표현일 뿐.
용어가 쓰이는 방식을 잘 보자는 것.
따라서 사고를 할 때는 구체로 사고할 수 밖에 없다고 본다 (이게 내 입장)
따라서 음악이란 뭐냐? 왜 음악에 매혹되느냐? -> 잘못된 표현, 질문,
오로지 빅뱅의 판타스틱 베이비에 왜 매혹이 되느냐? -> 이게 적합한 표현,
왜냐? 내 사고가 딱 그렇게 잡힐 거니까.
음악? 이러면 잡히는 게 없다. 짚어내기 위해 쓰이는 용어인데, 보이는 게 없는 것이니 생각도 안되는 것.
2. 용어 차이
위의 1을 그대로 따라가면
나는 오로지 구체적인 것만 말하게 된다. 추상적인 표현을 쓰더라도 구체에 의식을 두고 있는 것이다.
즉, 내가 "아 나 오늘 초월적인 것을 느꼈어"라고 말을 해도, 내가 어디에 근거했는지는 나는 아는 것이다. (예컨대 섹스하다가 현자타임이 왔을 수도 있고)
따라서
란-어쩌다가'는 얘기할 수 있는데, 음악은 얘기할 수 없다.
즉, 만일 의식을 두고 있는 게 없다면, 얘기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예컨대 음악 자체에다 의식을 두는 게 가능하냐는 거다.
내가 란-어쩌다가를 들으면서 '아 이 음악 좋네'를 얘기할 순 있어도
음악 자체를 들으면서, '아 이 음악 좋네'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음악은 왜 매혹을 주는가?' -> 이 질문은 설명할 수가 없다. 도대체 그게 뭐냐? 이것이다.
따라서 란-어쩌다가는 내게 끌림을 준다.
왜 그런가 이유를 보니, 멜로디도 격하지 않고, 가사가 사랑과 이별에 이유를 주지 않아 끌림을 준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멜로디의 이러이러한 부분이, 그리고 가사의 이러이러한 음과 형태와 쓰임이 내게 그런 느낌을 준다는 것)
그래서 이런 이유로 과정의 설명은 가능하다.
왜?
내가 매혹을 받았다면
어떠어떠한 요인들에 의식을 주었고, 그것이 내게 어떠어떠한 자극을 주어, 어떠어떠한 느낌을 주게 되었느냐?
(미친듯이 반성하면, 그 요인에 주목하게 되죠. 이건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
따라서 느낌을 받은 것에 대해 말할 수도 있고, 느낌을 받은 과정도 말할 수 있다.
(오타쿠학에서 이를 세련된 시각과 장인의 시각 이런 걸로 얘기하는데, 감동을 받은 다음 그 감동을 주었던 기술적 과정을 분석한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내가 스탠리 큐브릭의 2001오디세이를 보고 감동을 받았다면, 감동을 준 것은 스크린일 거니까, 그 스크린의 작동과정에 대해서, 스크린과 눈의 관계에 대해서 분석하게 되는 것이죠. 이것도 실력일 겁니다. 되는 만큼 보이겠죠.)
근데, 저는 이게 된다고 말하고, 이렇게 표현하는 반면
님은 이게 부분적으로 되는 거라고 말하고, 느낌을 받는 과정 자체는 말할 수 없다고 말하니
제 입장에서는 의문이 드는 겁니다. 용어 쓰는 방법에 차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님과 저의 결정적인 차이는, 저는 구체를 중심으로 얘기하고 찝는 것에 대해선 거리를 두는 반면,
님은 그렇게 찝은 것을 얘기해야 된다는 쪽으로 가는 것 같습니다.
근데
저는 언어를 보기 때문에, 그건 사고에 있어서 찝은 것에 불과하고, 구체적인 무엇은 없습니다. 그래서 생각도 안나오죠.
근데 그게 생각이 안되니 없는 것이다? 그건 생각을 못하고 있는 거구요 (생각을 못한다는 게 비난의 뉘앙스가 아니라, 그렇게 생각하면 생각 자체가 아예 생길 수가 없죠. 시지각이 있어야 생각이 되는데, 시지각이 없으니, 생각이 안되는 것이죠. 게다가 기껏해야 한 개인이 음악이라는 용어에 얼마나 많은 음악을 집어넣을 수 있을까요? 백과사전을 뒤져보면 수많은 게 나오겠지만, 내 머리에 그게 있냐의 문젭니다. 그게 그만큼 없는데다, 내가 그것을 일일이 분류할 정도로 머리를 음악적으로 특화시켜놨느냐? 그것도 안되는데다, 인간의 의식은 선택적이죠. 따라서 그것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따라서
님과 저의 차이는 여기에 있는 것이고,
저의 지적은 그렇습니다.
그래서 님이 말씀하신 '부분적으로는 이유가 있다'고 말하는 게, 제 입장에서는 느낌을 받은 과정을 설명하는 것이 되는 거죠.
왜?
그러그러한 과정이 있었으니 (부분적으로) 그러니 내가 지금 이런 느낌을 받고 있죠.
간단하게 실험할 수 있죠
내가 란-어쩌다가를 듣다가, 갑자기 빅뱅-판타스틱 베이비를 들으면, 느낌 자체가 달라집니다.
그런데
님이 마지막 제시한 질문은 생각해볼만한 문제가 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문제가 좀 어렵다고 보는데, 어려운 게 하드한 난이도 이런 게 아니라, 어디까지 가야될지 방향을 잡기가 어려운 것이죠.
하지만 단순하게 말하면, 저는 다음의 것을 제시해봅니다.
- 개취 + 뉘앙스 -> 예컨대 사람마다 다르겠죠. 저는 인디 음악 별로 안좋아하는데, 인디 음악을 좋아하는 아이가 있겠죠.
그런데 저는 장기하 음악은 좋게 듣는데, 다른 사람이 장기하 비슷하게 하면 별로다 이럴 수 있죠
근데 저는 여기에 뉘앙스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이게 예술의 분야가 이래서 어려운 건데.
똑같은 노래를 불러도 란이 부르는 것과 아이유가 부르면 느낌이 다릅니다. 나미가 부르면 더 다르겠죠. 비욘세가 불러도 다를 거구요.
그러니까
그 멜로디, 악기, 보컬, 이것들이 제각각 특수한 영역에 있는데, 그 조화가, 님에게 좋게 들린 겁니다.
하지만 비슷한 패턴을 가져도, (이건 비슷하고 안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딱 그것의 문제) 그 비슷해보이는 패턴은 비슷할 뿐이지, 그 감동은 주지 못한다는 거죠.
이게 굉장히 특수, 구체의 문젭니다. 엄청 디테일하고, 뉘앙스에 관련된 것이죠.
간장 조금 더 넣어서 짜지는 거랑 비슷합니다.
달리 말해서
예술은 개념으로 잡는 문제가 아니라, 그 자체의 체험의 문제가 됩니다.
색이 조금만 달라도, 차이가 납니다. 색에 민감한 사람은 짚어냅니다. 음에 민감한 사람도 조금만 음이 틀려져도 잡아냅니다.
그들에겐 특수 밖에 없습니다. 아주 구체적인 것만 있는 것이죠. 그리고 각각이 차이를 갖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님이 란의 그 노래에는 감동을 받지만, 다른 것에는 감동을 받지 않는다?
그건 아무리 유사하다 하여도, 바로 그 분명한 조합, 배열 때문에 감동을 받는 거라고 보는 겁니다.
여기에는 어떤 식의 집합도 잡을 필요 없습니다.
그냥 그 자체로 봐야되는 겁니다. 란의 노래가 좋으면 란의 노래만 좋은 겁니다. 딴 생각을 집어넣을 필요 없고, 그것만 좋은 겁니다.
그 조합이 좋은 겁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안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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