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에 친했던 친구들 명찰 넣고 다니며 공부"
요리사 꿈 학생 "인명 구하겠다" 응급구조학과 지원
(안산=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세월호 사고 이후 감당하기 어려운 트라우마에 시달려온 안산 단원고 생존 학생들도 12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다.
지난해 사고 이후 새로운 반 4곳에 편성된 생존 학생들은 그동안 학교와 병원을 오가며 힘겹게 공부해왔다.
올해 수능 대상인 단원고 3학년 생존 학생은 모두 75명으로 이들 중 한 두 명을 제외한 거의 모두가 내일 수능을 치른다고 학교측은 전했다.
세월호 사고로 250명의 친구를 떠나보낸 생존 학생들은 그동안 큰 고통에 시달려왔지만 먼저 간 친구와 선생님들을 생각해서라도 트라우마를 딛고 수능을 치르겠다고 다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생존학생 학부모 박윤수(44)씨는 "딸 아이는 사고 이후 허리디스크가 생겨 1년 넘도록 병원 8∼9곳에서 치료를 받으면서 공부해왔다"며 "힘든 시간이었지만, 친했던 친구들의 명찰을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꾸준히 시험을 준비해온 만큼 좋은 결과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박씨는 "사실 특례법에 따라 수시 전형에서 명문대에 지원할까도 생각했지만, 네티즌 등 주위의 비난에 아이가 특례전형을 거부하고 수능을 보기로 결심했다"라고 덧붙였다.
일부 학생은 대인기피증 등의 증세를 호소하며 수업을 힘겨워했고, 일부는 정신적 충격을 못이겨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가 구조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