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날 마음만 굴뚝같았는데
오늘 마침 시간도 되고 대규모 집회라길래
3시 퇴근하고 냅다 서울 광장으로 갔지요
명동이전부터 차들 완전 마비되서 ㅠㅠ 걷는게 더 빠르더라구요
티맵 켜고 명동 영플라자 사잇길로 올라가는데
위쪽에 경찰들 쫙 서있더라구요 ㅎㄷㄷ
나름 긴장하고 씩씩하게 지나가는데 처음에 딱 막더라구요
어디가냐고 그러길래 시위 갑니다 했더니
이쪽은 커피숍 들어가는길이라고 저 옆으로 가야된다고 친절하게 설명해주시더라구요
감사했어요..
근데 그 경찰아저씨 지나자 마자 앞으로 쫘악 마주보고 선 경찰 사이로
한사람씩만 지나다닐 공간이더라구요 ㅠㅠㅋㅋㅋㅋ
당황했지만 당황하지 않은척 경찰아저씨들 ㅇ앞으로 성큼성큼성큼성큼
거기서부터 내 쿠크 깨지기 시작함 ㅠㅠ
일단 사람 엄청 많은데 비집고 들어왔는데
다들 노조 조끼 입은 아저씨들이고 젊은분들이나 일반분들이 하나도 안보이길래
당황하며 이리저리 헤매는데 추워서 손은 깨질거 같고 ㅠㅠ
오유에 혼자 왔는데 어쩌나 하고 글올렸더니
어떤분이 댓글로 번호를 뙇 하고 올려주시길래 냅다 전화해서
우여곡절끝에 만났어요! 귀요미 동생이시더라구요..(황급히 하트를 지운다
같은 여자분이라 부담도 좀 덜하고
그분도 다른 분이랑 연락하면서 찾고 계시더라구요
한참 헤메다가 KOKA깃발 앞에 서서 투쟁연설하시는거 듣고 대답도 하고
중간에 스마트폰 인터넷 하나도 안되고 나중엔 수신막대도 안뜨더라구요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른가
그래서 다른 오유분들은 못찾고 ㅜㅜㅜ 오유도 못하고 ㅠㅠㅠ
나중에 다섯시 되니까 끝나는 분위기더라구요
플라자 호텔 앞쪽에서 방황하고 있었는데 어떤 여자분이 쓰레기를 열심히 치우시더라구요
우리도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같이 하고 인사했는데 그 분도 혼자오셨다길래
파티원으로 영입...ㅋㅋㅋㅋㅋㅋㅋㅋ
바닥에 쓰레기 완전 많고 종이랑 깔개랑 다 난리난리 인데 치울 봉지도 없고 해서
근처 세븐일레븐가서 100리터 봉지 열장이랑 목장갑 끼고 출동!
저희 치울 때 쯤엔 다들 같이치워주셔서 쓰레기도 얼마 없고
하나둘 동참해주셔서 금새 깨끗해 지더라구요
그러다 부산에서 온 아저씨들이라면서 우리보고 어린학생들이 고생한다면서
우리는 가봐야 해서 미안하다고 하며 오만원권을 뙇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 진짜 당황해서 아니라고 막 손저어내고 했는데 제 손에 꽂아 주시면서 받으라고 하고
쿨하게 바람같이 사라지셨어요 ....아저씨들....
저희만 고생한것도 아닌데 괜시리 미안하고 고맙고 어찌보면 당연한건데도 기특하게 봐주시고
근데 아저씨 저 학생아니고 슴여섯................ㅠㅠㅠ인데여....어헝
담배꽁초는 진짜 줍기가 너무 힘들어서 줍다가 말았어요 미안해요 잘못했어요..
그래도 도로랑 인도위 쓰레기 다 치우고 구석에 보니까
전교조 라고 써있는 박스안에 새 종이컵이랑 초가 한가득 있더라구요
가지러 오실까 하고 기다렸는데 아무도 안오시길래
어쩌지 하다가 근처 건설노조 아저씨들한테 가져다 드렸더니
뭘 이런걸... 우린 이거보다 쇠파이프를 주로 쓰는데 하시더라구요
우리한테 왜그러세요 아저씨 ㅠㅠㅠㅠ놀랬잖아효
힘들고 지치기도 하고 용돈...도 받고 해서
다같이 밥이나 먹어야 겠다 하고 맥도날드 쪽으로 왔는데
거긴 쓰레기 하나도 안치워지고 엉망이더라구요 ㅠㅠㅠㅠㅠㅠㅠ 망했다
다시 쓰레기 봉지 펼치고 열심히 치웠죠
근데 치우는거 보더니 다른 분들이 많이 도와주시더라구요 감사했어요 홍홍
근처 새마을식당? 고깃집 있길래 들어가서 밥먹었답니다
다시한번 오만원권 주신 아저씨 ㅠㅠ 감사했습니다
이것도 인연인데 하면서 셋이 사이다 한잔 캬 했지요 ㅋㅋ
어쩌다 보니 셋이 사는곳도 나이도 다른데 빨간목도리는 똑같이 하고 왔더라구요
신기방기 ㅋㅋㅋ 동생들 너무 고맙고 오늘 만나서 좋았어요 ( 부끄럽
그제서야 한숨돌리고 오유 켜보니 광화문까지 가셨더라구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이고...
끝까지 함께하지 못해서 죄스럽고 미안하고 ㅠㅠ...크잉
대신 다음 집회때도 꼭 참여하려구요!
그땐 더 준비를 철저히 해서 가야겠어요 ㅎ
확실히 참여해보니까 뿌듯하고 좋더라구요
오신분들
마음으로 응원해주신분들
모두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규탄합시다 ㅠㅠ 다들 너무 고생많으셨어요
확실히 여러곳에서 참여해주셔서 그런지 깃발 진짜 많더라구요
막짤은 아까 먹었던 고기.....
후기는 기승전고기로 하는걸로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