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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ewol_47497
    작성자 : 바르조미워
    추천 : 14
    조회수 : 1714
    IP : 180.66.***.67
    댓글 : 7개
    등록시간 : 2015/11/07 14:30:57
    http://todayhumor.com/?sewol_47497 모바일
    일반인 미수습자 권재근 님과 꼬마 혁규 이야기
    전에 일반인 승객 이영숙님 이야기를 전해드렸습니다. 이번엔 일반인 승객 권재근 님과 아드님 혁규 군 이야기입니다.

    실종자.jpg
    (인터넷 공개 자료 중에 적당한 사진이 없어서 초상화를 가져왔습니다.)

    권재근 님의 이야기도 이영숙 님과 비슷합니다. 형제 많고 넉넉치 못한 집에서 태어나 평생을 공장 등지에서 힘들게 일하시다가, 2002년부터 2008년까지 제주도에 있는 감귤농장에서 일을 하셨다고 합니다. 

    권재근님은 바쁘게 일하고 먹고 살 돈을 버느라 장가도 못 들고 혼자 계시다가 마흔이 넘어서야 좋은 인연을 만나 결혼도 하고 아들딸 남매도 낳으셨습니다. 처음에는 결혼해서 서울 성북구에 신혼집을 차리셨는데, 도시에서 살면서는 제대로 돈 모아서 아이들 키우기 힘들 것 같다고 생각하시게 되었습니다. 

    마침 제주도에서 일할 때 친하게 지냈던 지인이 땅을 알아봐 주셔서, 권재근님은 평생 모은 돈으로 제주에 땅을 사서 감귤 농장을 직접 경영하기로 하셨습니다. 2014년 4월 15일에 권재근 님 가족은 땅 좋고 물 좋은 곳에서 이제 좀 한숨 돌리고 오손도손 살아볼 생각으로 세월호에 올랐습니다.

    원래 권재근 님 가족은 하루 전날인 4월 14일에 출발할 예정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서울에서 살던 전셋집 처리에 문제가 생겨서 일정을 하루 늦추게 되었습니다. 권재근 님은 기왕 하루 여유가 생겼으니 떠나기 전에 형님과 점심을 먹고 저녁에 배를 탈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사 일정이 꼬이면서 점심 계획도 갑자기 취소해야만 하게 되었습니다. 권재근님이 형님께 같이 점심 못 먹게 됐다, 급하게 가야 된다고 전화로 말한 것이 마지막 통화였습니다. 

    권재근님 형님은 밥이라도 한 끼 같이 먹지 못하고 이렇게 황망하게 동생을 잃어버린 것이 너무나 억울분통하다고 하십니다. 권재근님 형님은 1년이 넘게 팽목항에서 동생과 조카를 기다리셨습니다. 권재근님 가족 중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혁규 여동생은 고모가 데리고 가셨습니다. 권재근님 형님은 누나가 보내주는 꼬맹이 여조카 사진을 보면서 마음을 달래셨다고 합니다.

    졸지에 동생과 제수씨, 조카를 모두 뺏긴 권재근님 가족들은 그나마 간신히 혼자 살아남은 혁규 동생을 잘 보살펴 주시고 계시지만, 참사 당시 겨우 다섯 살이었던 혁규 동생은 가족이 자기만 버리고 제주도 갔다고 매일 울었다고 합니다. 

    심리적인 트라우마도 큰 문제인데다 현실적인 친권과 양육권 문제도 있습니다. 혁규 가족의 어머님은 돌아가셨고 아버지는 계속 실종 상태이십니다. 생존자인 혁규 동생이 유치원도 다니고 조금 지나서 학교에도 입학하려면 보호자가 있어야 되는데, 친권자가 실종 상태이면 양육권과 친권을 해결하기가 몹시 곤란해진다고 합니다. 미성년자인 혁규 동생은 법적으로 공중에 뜬 상태가 되니 고모님 댁으로 주소지도 못 옮기고, 그러면 초등학교를 어디서 다녀야 될지도 모르고, 학교에 입학하더라도, 혹은 만에 하나 아파서 병원에 가게 되더라도, 공식적으로 보호자가 없는 상태가 됩니다. 이 때문에 작년 여름 세월호 특별법 논의가 한창일 때 참사로 친권자가 없게 된 미성년자는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도 논의에 포함되었습니다.

    권재근님 형님은 아직도 동생과 조카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리고 올해 여름에는 멀리 베트남에서 혁규 외할아버님과 이모님이 한국까지 오셔서 광화문 광장에서 선체 인양과 실종자 수습을 위한 피켓팅을 하시기도 했습니다.

    권재근님과 꼬마 혁규가 하루빨리 가족 품으로 돌아오기를 기원합니다. 세월호에 아직도 혁규가 있습니다. 다섯 살 동생에게 자기 구명조끼를 양보해준 혁규는 영원히 일곱 살입니다. 세월호 안에 아직도 혁규 아버님이 있습니다. 일반인 승객 이영숙 님, 단원고 2학년 1반 조은화, 2학년 2반 허다윤, 2학년 6반 남현철, 2학년 6반 박영인, 단원고 인성생활부장 양승진 선생님, 단원고 학생인권부장 고창석 선생님, 이렇게 아홉 분이 아직 세월호 안에 있습니다. 한 시라도 빨리 세월호가 무사히 인양되어 아홉 분 모두 가족 품으로 돌아오시기를 간절히 기다립니다.
    출처 http://special.mediatoday.co.kr/sewol_ship/?p=154

    http://newsmaker.khan.co.kr/khnm.html?mode=view&artid=201404211621101&code=115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16461

    http://www.link-today.com/sub_read.html?uid=14192&section=sc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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