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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474218
    작성자 : 소심Ω
    추천 : 1
    조회수 : 133
    IP : 123.214.***.120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2/11/13 17:51:10
    http://todayhumor.com/?gomin_474218 모바일
    엄마

     

    인생은 누군가를 위해 사는 게 아니라지만 지금의 나는 엄마를 위해 사는 거 같아.

    사실 표현하는게 너무 부끄러워서 여태껏 짜증만 냈는데 나는 엄마가 정말 좋아.

    엄마도 그랬으면 좋겠어. 나는 아빠도 좋고 우리 동생도 좋아 진짜로. 말을 못하는 것 뿐이지.

    그렇지만 엄마아빠 말에 상처받을 때도 많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어. 엄마아빠도 물론 내 말에 많이 상처 받았겠지만.

     

    어쨌든 내가 얼마전에 수능을 쳤잖아. 나 사실 너무 마음이 불편하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

    친척들이 전화올 때마다 집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다 정말. 몸이 쪼그라드는 거 같아

    그냥 수능치기 어느 전부터 재수를 생각해본 적이 한 두번이 아니긴 하지만, 막상 이렇게 상황이 닥치니까 잘 모르겠다.

    엄마한테도 뭐라고 말하지? 엄마는 일생에 한 번인 시험이라고 나한테 떡도 엄청 비싼 걸로 사고 엿도 사줬었잖아.

    근데 나는 엄마가 나한테 준 정성만큼 나는 1%도 못한 거 같다.

    아 왜 이렇게 됐는지 정말 모르겠어. 역시 연습이랑 실전은 다른 거 같다.

     

    엄마랑 아빠가 매일 나한테 수시 언제 발표나냐고 물었지?

    오늘 발표났어. 떨어졌다.

    기대하지 말라던 선생님 말도 생각나고 이정도면 붙지 않을까 격려하던 친구들 말도 생각나고

    방금 전까지 아빠 집에 있었는데 뭐라고 해야할지 몰라서 그냥 가만히 있었어

    지금 학교에서 또 이번주에 시험치러가는 거 대비시켜주고 있는데 이것도 사실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

    12월 8일에 발표나는 것도 잘 모르겠어.

     

    사실 예전에 한번 시험친거 떨어지고 나서 자신감을 완전 잃은 거같아

    목표도 없어져버리고 그냥 붕붕 뜬 느낌이었어. 그 시점이 1년 남은 시점도 아니고 100일 쯤 남은 시점이었잖아.

    다시 목표를 잡고 공부를 하기에는 갑자기 성적은 미친듯이 떨어졌고 자존심은 너무 높아서 그래서 그냥 공부를 못했나봐

    그래도 마음잡고 계속 공부했었는데 잘 안됐네.

     

    다들 공부가 다가 아니라고 하지만 내가 하고싶은 학예사가 되기 위해서는 학벌이 좋아야한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

    왜일까

    학벌이 좋지 않아도 학예사가 되는 길은 많을 텐데 그냥 내 오기일텐데

    나는 아직 너무 어려서 그게 잘 안되나봐

    고집도 너무 세고 자존심만 높아서 사실 지금도 엄청 절망적인거겠지

     

    재수를 하면 잘 할수 있을까?

    너무 복잡하다 지금. 재수를 했을 때도 내가 시험을 망치면 어떻게 되는 걸까?

     

    차라리 지금은 알바라도 해서 돈이라도 벌고 싶은데 알바도 잘 안구해지네.

    오늘 아침에 헬스 끊을거라고 해놓고 아직도 운동을 안가고있네.

    엄마가 5만원 준돈으로 헬스랑 사물함 안하고 그냥 그걸로 염색약샀어.

    아 진짜 나는 너무 어리고 철이 없나봐

     

    엄마한테 진짜 잘하고싶은데 당장의 욕심에 항상 해야되는 걸 못하니까

     

    사실 올해는 후회밖에 없는 해였던 것 같다

    올해의 목표였던, 내가 훗날에 생각했을 때 정말로 올해는 열심히했었지. 이런 생각이 들도록 노력하는 일은 없었어.

    나랑 맞지않는 반아이들과 친해지긴 했지만 스트레스도 엄청 많이 받았고

    친해진 아이들 사이에서도 겉도는 느낌은 여전했어

     

    요새도 뭔가 애들 사이에 있으면 겉도는 느낌이 들어

    그래서 학교 가기가 싫어

     

    처음에는 울면서 이 글을 썼는데 지금은 너무 담담하네.

    내가 냉정하게 지금을 생각해서 내 미래를 결정했으면 좋겠다.

    항상 철 없는 딸 키워줘서 고마워. 엄마한테 진짜 이렇게 말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엄마 나중에 내가 진짜 잘할게.

     

     

    반말 써서 죄송합니다. 그냥 마음이 너무 복잡해서 이렇게라도 써보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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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11/13 17:55:41  220.124.***.207  널고소할꺼야  252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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