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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민영화 문제에 관하여
80년대 중반이후 공기업의 비효율과 경쟁력 저하문제가 부각되면서 선진국에서도 민영화가 하나의 추세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우리도 예외가 아니어서, 민영화에 대한 요구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습니다.
과거정부는 1997년 8월 '공기업의 경영구조개선 및 민영화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이런 움직임에 동참해 왔습니다.
그 결과 1998~2002년 중 포항제철, 한국중공업, 담배인삼공사 등 8개 공기업의 민영화가 완료된 바 있습니다.
모든 기업은 민영화가 원칙이고 그래야 시장에 의한 효율이 극대화 됩니다.
하지만 이런 민영화 원칙이 가스.전기 공급 등 자연독점이 이루어질 수 밖에 없는 네트워크 산업에는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시장의 효율은 경쟁이 있어야 나타나는 것인데, 자연독점 산업의 민영화는 공영독점이 민영독점으로 바뀌는 것에 불과합니다.
장점이 제대로 발현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물론, 기업이 민영화되어 사적인 주인이 생기면 소위 '대리인 비용'이 감소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경제적 중요도가 높은 대기업을 특정 개인의 소유로 하는 것은 민주적 가치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점도 고려되어야 합니다.
국민생황에 필수 불가결한 상품이나 용역을 만드는 공기업을 민영화할 경우에는 공급의 책임성문제가 제기될 수 있습니다.
국민편의 보다는 이윤 극대화가 우선될 것이므로, 장기적 안목의 투자를 소홀히 하고 수익성이 없는 지역에 대한 공급이 의도적으로 축소되거나 신속한 공급이 지연될 수도 있습니다.
사례를 봅시다. 지난 2001년 1월 캘리포니아 지역의 전력회사들이 민영화된 후 공급능력 부족으로 정전사태가 발생한 일이 있습니다.
우리 경우에도 한국전력이 민영화되어 수익성만을 추구하고 적절한 투자를 소홀히 하면 비슷한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네트워크 산업인 경우, 공기업을 유지하면서 투명성과 효율성을 보장할 수만 있다면 이러한 방안을 모색해 보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공기업의 지배구조를 개선하여 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한편, 경쟁원리나 인센티브 시스템을 충분히 도입하고 제3자의 경영간섭을 배제해 독립경영과 책임경영을 확립해 나간다면 민영화에 수반되는 부작용을 걱정하지 않으면서도 민영화 못지않은 경영성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에게 이런 사례가 있습니다.
과거 포항제철은 공기업 시절 그 배경에 대해 다소의 이견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결론적으로는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였습니다.
참여정부가 공기업 민영화에 소극적인 것에 대해 여러 비판적인 목소리가 있어 왔습니다.
그러나 참여정부가 고민한 공기업들은 한국전력이나 가스공사와 같은 네트워크 산업에 속하는 기업들입니다.
이런 공기업의 민영화에 수반되는 모든 문제점은 충분히 검토되어야 하며, 우리에게 맞는 대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또 추진 가능성에 대해서도 충분한 시간을 갖고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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