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홀름 신드롬 3
by 슈헤르트
주방에 들어가자 , 무언가를 요리하는것인지 따듯한 공기가 맴도는것이
느껴졌다 . 싱크대 쪽을 보니 , 아저씨가 냄비에 무언가를 넣어가며
뭔지모를 요리를 하고있었고 , 애플블룸은 그 광경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
" 앉아 . "
" 네 ? "
" 거기 식탁에 앉으라고 . "
뒤돌아보지 않은채 , 아저씨는 요리를 계속하며 애플블룸에게 말했다 .
애플블룸은 그의 말에 순응하며 2인용으로 되어있는 식탁의 의자를
소리없이 꺼내어 앉고는 , 요리하는 아저씨의 뒷모습을 계속해서 쳐다보았다 .
" 왜 도망가지 않았지 ? "
" 네 ? "
그로부터 한참동안 무색의 침묵만이 주방에 겉돌고있을쯤 , 조용히
아저씨가 말을 건넸다 . 애플블룸은 뭐라 대답해야할지 알수없었다 .
저 아저씨 말 그대로 자신은 이곳에서 빠져나가 자신의 집으로 되돌아가거나
주변 포니들에게 소리를 질러 도움을 요청받을수도 있었다 .
하지만 자신은 그러지 않고 계속해서 이곳에 남고있다 .
" 그 . . 그럼 아저씨는 왜 절 해치지 않은거죠 ? "
" 음 ? "
" 아까 칼로 저를 해칠수도 있었잖아요 . 그런데 왜 절 풀어주신거죠 ? "
" 글쎄 . "
" 제가 도망갈수도 있었다구요 . "
" 그런가 . "
아저씨는 의미불명의 대답을 늘어놓곤 , 싱크대에서 그릇을 하나
꺼내 냄비에서 요리를 담아 식탁으로 가져왔다 . 고소한 냄새가
훅 풍겨왔고 , 그릇속의 내용물을 바라보았다 . 평범한 야채수프였다 .
" 먹어 . 이상한건 안넣었어 . "
" 아 . . 네 . "
애플블룸은 수저를 들어 그릇의 수프를 한숟갈 입에 떠넣었다 .
그렇게 잘만든 야채수프는 아니였지만 그럭저럭 먹을만한 야채수프의
맛이 느껴졌다 . 그렇게 애플블룸이 수프를 먹고있을쯤 , 애플블룸의
식사 장면을 바라보던 아저씨가 어딘가로 향했다 .
" 어디 가세요 ? "
" 잠시 나갔다올꺼야 . "
" 납치범이 나를 풀어주기도 모자라 이젠 집에 덩그러니 혼자 남기기까지 한다고요 ? "
" 그럼 납치범으로써 한마디만 하지 , 나가지마 . "
그러고서 그는 애플블룸을 집안에 내버려두곤 문을 닫고 가버렸다 .
심지어 잠그는 소리마저 들리지 않았고 , 애플블룸은 납치당한 입장으로서
무언가 황당함을 느꼈다 . 이윽고 그녀는 아저씨가 만들어준 야채수프를
다먹었고 , 이 집을 나갈까 생각했지만 그만두기로 했다 .
그렇다고 가만히 있긴 좀 그러니 , 그녀는 집 구석구석을 구경했다 .
앞에서 말했다시피 딱히 다른 포니와는 다를것없는 평범한 집이였지만 .
군데군데 술병이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 애플블룸은 2층으로 올라갔다 .
2층에는 방이 단 하나밖에 없었고 , 그녀의 예상이 맞았다면 이곳은
그 마스크 쓴 아저씨의 방일 가능성이 높았다 .
조심히 문을 열고 들어가니 , 약간 허전한 느낌의 방이나왔다 .
침대 , 옷장 , 책장 이 세가지 빼곤 다른것이 없었고 애플블룸은
방을 대강 뒤지기 시작했다 . 어쩌면 이 납치범의 정체를 알수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였다 . 하지만 딱히 단서는 나오지 않았고 , 애플블룸은
책상의 서랍을 열어보았다 . 잡동사니밖에 없었지만 단하나 눈에띄는게 있었다 .
" 이건 . . ? "
애플블룸은 서랍에 있는 사진을 하나 꺼내었다 . 레인보우 대쉬가 생전에
누군가에게 팬서비스 식으로 찍어준듯한 사진이였고 , 그리고 그옆엔 . . .
결국 밤늦게 애플블룸을 찾지 못했다 .
애플잭은 끈임없이 동생을 지켜주지 못한 자책감에 휩쌓여 자신의
집을 향해 힘없이 걸어갔다 . 경찰들이 꼭 자신들이 찾겠다며 사명감을
띈 어투로 자신에게 말했으나 , 현재로선 그들조차 믿음이 가지않았다 .
밤이늦어 모든 불이 꺼져있는 스위트 애플 에이커에 다다른
그녀는 자신의 집에 한장의 서류봉투가 놓여져있는것을 발견했다 .
혹시 경찰에서 보냈나 싶어 서류봉투를 급히찢어 그 안에있는
내용물을 읽었다 .
[ 현재 인질은 무사하다 . 인질을 되찾고싶으면
1000 비트를 가지고 2일뒤 낮 2시에 포니빌 뒷산 인근
폐창고로 오도록 . 만약 그렇지 않으면 인질의 안전은 보장못한다 . ]
신문에서 자른듯한 글귀들이 덕지덕지 붙어있는 협박편지였다 .
애플잭은 그 편지를 읽고 , 한두방울씩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고 다리에
힘이 풀려 그자리에 주저앉았다 . 그녀가 흘리는 눈물은 공포에서 다가온
것이 아닌 , 현재 애플블룸이 무사하다는것에 대해서 조금의 안심을
느낌으로 인해 흐르는 눈물이였다 .
몆십분후 , 현관의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마스크를 쓴 포니가
집안으로 들어왔다 . 집안에 무언가 허전한느낌이 들은 그는 , 주방으로
들어갔다 . 식탁에 덩그러니 빈 그릇와 수저가 있는것 빼곤 아무것도 없었다 .
혹시 몰라 거실 , 화장실 등등 방을 살펴보았지만 아무도 없었다 .
" 역시 . . 도망갔나 . . "
허탈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듯 내뱉은 그는 자신의 방이 위치한 2층의
계단을 올라갔다 . 2층으로 올라왔을쯤 , 자신이 오늘 들린적 없는
방의 문이 열려있었고 , 그는 이상함을 느껴 급히 방으로 들어갔다 .
애플블룸은 자신의 침대에 앉아있었고 , 무언가를 보고있었다 .
" 여기서 뭐하는거지 ? "
자신의 부름에도 불구하고 애플블룸은 사진을 바라보며
아무런 응답조차 하지않았다 . 그는 그녀에게로 다가갔다 .
서랍안에 있을 사진이 그녀의 발굽에 들려있었다 .
" 그건 . . ! "
" 아저씨가 . . 왜 . . ? "
사진을 바라보던 애플블룸이 자신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
그녀의 얼굴속엔 온갖 복잡한 감정이 섞여있는듯 자신에게
당황스럽다는 얼굴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
" . . . 이제 이 마스크는 필요없으려나 . . "
그런 애플블룸을 잠시 바라보던 그는 , 조용히 내뱉으며
자신이 여태껏 쓰고있던 마스크를 벗었다 . 이내 그의 모습이
드러났고 , 애플블룸은 여전히 당혹스러운 얼굴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 .
" 엔퍼서 아저씨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