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간만에 만난 친구와 종각 술집에서 술을 마심.
서로 힘든 일도 있었고 오랜만에 만난 거기도 해서
얘기 좀 많이 하려고 일부러 제일 조용하고 사람없는 구석진 자리 가서 마심.
신나게 얘기하다가 화장실 갔다오니 저쪽 남자들만 있던 테이블에서 누구 한명이 원정옴.
같이 합석하자는 식인데 저흰 오늘 얘기할 게 있다고 좋게 거절했음.
끈질기게 붙어 있어서 한 5번은 얘기하고 보냄. 여기서 끝인 줄 알았음.
그 뒤 1시간 정도 있었을까 똑같은 테이블에서 다른 멤버로 다시 원정옴.
것도 꽐라가 된 놈이 왔음. 멀쩡한 두 사람은 이쪽 보며 히히덕거리고 있었음.
이번엔 우리 둘 다 좀 매우 진지하게 얘기하고 있었던 차라 더 짜증이 났지만
아까와 같이 오늘 얘기할 게 있으니 가주셨음 좋겠다고 말함. 그런데 안 들어먹음.
10번 넘게 말했는데 씹는 건 물론 내 친구잔 가져다가 지가 멋대로 술따라 마심.
지가 귀여운줄 알고 저 그래도 안갈거에여~ 자꾸 보내려고 해도 안되여~하는데
진심 내가 남자였음(애초에 오지도 않았겠지만) 그냥 확 한대 치고 싶었음.
이제 슬슬 열받아서 아예 정색하고서 저기요, 싫다구요, 얼른 가시라구요-
이렇게 싸가지 없게 말하는데 코웃음 치면서 앉아있음.
이건 헌팅이 아니라 시비붙으러 온 것 같음.
나중엔 너무 열받고 화나서 아! 진짜 어이없어! 하는데 완전 노려봄.
그렇게 쳐다볼 거면 그냥 가지 뭔 신종 괴롭힘으로 앉아 있는 건지 모르겠음.
종업원 부른다고 해도 버팅기길래 정말 불렀더니 또 째려봄.
여종업원이 왔다가 남자 사장이 와서 어르고 달래 보내려고 해도 싫다고 버팅김.
이건 미친 자가 아닌가 싶어 친구랑 나랑 질려서 구경했음.
사장도 안되겠다 싶어 주변을 둘러보다가 계속 손 놓고 관람만 하고 있던 일행한테 감.
일행 아니냐고 왜 이렇게 두냐고 하니까 그냥 피식피식 웃으면서 우리만 째려봄.
그러다 겨우 어거지 식으로 질질 끌려나갔음.
그때 나랑 내 친구한테 마지막으로 '아씨...'하고 눈빛 한방 쏴주고 가는데.
눈빛만 보면 아주 살인낼 분위기였음.
옆에 있던 친구도 같이 겁에 질려서 쳐다보지 말라고 했을 정도니.
취객하고 눈싸움해봤자 같은 수준될 거 같아서 무시하고 떠날 때까지 가만히 있음.
그리고 멋대로 쳐마신 잔 다시 쓰기 싫어 새잔 갖다달라고 하는데
마치 결벽증 미친* 보듯 자기들끼리 하-하며 어이없어 함.
그리고 별것도 아닌게 손나 비싸게 군다는 식으로 씹어댐.
적어도 너네 셋 합친 것보단 내 얼굴이 낫거든?????
그럴거면 왜 여자둘이 술마시러 왔냐는데 그럼 여자 둘은
어디서 술마시냐? 우리 집? 한강? 어이없어서 친구랑 웃음.
아무튼 그렇게 찌질대다 사라졌음. 그 뒤에도 우리는 여파에 시달림.
내 돈 내고 술 마시러 가서 똥물 튀겼는데도 그 더러운 것들한테 더러운 짓 당할까봐
뭐라고 화도 못내고, 나갈 때도 좌우 살피며 조심조심 택시타야 했던 현실이 어이없음.
난 거절당한 곳에 또 오는 그 정신머리도 이해 못하겠고(자존심 없나?)
가라고 10번은 넘게도 말했는데도 엉덩이 비비고 앉아있는 그 뻔뻔함도 기가 막히며
종업원까지 와서 그러고 있는데 끝까지 버팅기는 쓸데없는 인내심과
지 친구 나름 굴욕 당하고 있는 와중에 구경만 하고 있는 일행의 무자비함
하나부터 열까지 지들 잘못한 거밖에 없는데 우리를 노려보는 그 똘끼.
너네가 특별히 티오피 같은 찐따들인 건 알겠는데
그런 사소한 거 하나하나가 쌓여서 대한민국 남자들 통으로 욕 먹이는 거거든?
여자끼리 술 마시러 간다고 남자끼리 있는 테이블과 합석하고 싶어할 거란 착각은 제발 버려주길.
그리고 제발 여자들이 '싫다'고 3번 이상 말하면 알아듣고 물러서주길.
튕기기 위해 '싫다'고 3번이 넘게 말할 만큼 정성들일 이유가 헌팅에서는 없음.
덧붙여 거절당했다고 위와 같이 구는 것으로서 셀프 똥차 인증은 하지 않길 바람.
안 그래도 없어 보이는 인상 마이너스까지 추락함.
*3줄요약
친구랑 종각가서 술마시는데 합석 제의옴.
거절해도해도해도해도 못알아들어 결국 사장한테 끌려나감.
어제 종각 모술집에서 우리한테 꼬장부린 너네 셋, 비더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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