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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사는 지역은 올해까지 비평준화입니다.
중학교 졸업하고 내신 좀 따서 이 지역 인문계 1등 학교 왔어요.
전국적으로 봐도 꽤 상위권이고 좀 공부 잘하는 학교.
아마 이때부터 싹이 노랬을까요, 자부심도 아닌 자만심이 들더라구요.
실업계 애들 비하하고, 대학 서열 매겨가면서 조소에 비난에 온갖 건방진 짓들 일쑤였죠.
대인관계가 부실하다고 느껴도 학벌이 최고일 것이라는 생각에 주변 환경 돌아가는 꼴은
진작에 관심 밖이었고, 삶은 정말 자신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으로 가득했습니다.
그런 제 성적이요? 상위권 발밑에서 열심히 놀았습니다. 그래도 반성같은거 전혀 안했어요.
누구보다도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고, 진지하다고, 그런 쥐뿔도 모르는 우월감에 휩싸여 살았어요.
그런 와중에 2년이 갔습니다. 성적은 천천히 하락하다 고삼되서 바닥을 치게 되었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확실히 난 삐뚤어졌다, 유아독존, 내유외강은 정말 나 자체구나.
근데 갑자기 바뀌기에는 남들 시선이 보였죠. 나잘난 이미지는 이미 오래전에 굳어버렸습니다.
결국 그냥 다름없이 사는게 결론이었습니다. 예전처럼, 실속없는 빈껍데기처럼.
그러다보니 자괴감도 들었죠. 이런 모습을 비추는 동안 남들이 날 어떻게 생각할까.
근데 친구들을 살펴보니 사실 저한테 그닥 관심도 없어보였습니다. 저 혼자서 시선을 의식해 망상에 빠진거죠.
그냥 생각없이 살았습니다. 그 이후론 시간이나 흘러가길 바랬습니다.
그리고 어제 수능을 치고 오늘 가채점 해보니 가관이네요.
그토록 미워하고 미워하던 대학들을 가게 생겼어요. 예전부터 미워해오던 그런 대학들.
제 실력은 이정도였음을 저 스스로 부인하면서 지금껏 힘들게 살아온 모습이 너무 부끄럽습니다.
이런걸 보면 저도 엄청 겁쟁이였네요. 현실을 직시하는 순간 다가올 충격때문에 열심히 꿈을 꿔댔으니.
이젠 터무니없는 속물적 생각들에 매달려 살았다고 말할 수 있고, 난 너무 허황되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난 생각보다 머리가 나쁘고, 몇 가지를 보여주면 그대로 믿어버리는 쉬운 놈이란 것도 알았습니다. 이젠 반성합니다.
하지만.. 역시 생각의 변화와 변화를 일으키는 실천은 천지 차이네요.
어느 부분부터 고쳐먹어야 될지 막막합니다. 앞으로 이런 자세를 버리기 위한 충고 좀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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