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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ewol_46972
    작성자 : 바르조미워
    추천 : 10
    조회수 : 749
    IP : 211.179.***.38
    댓글 : 9개
    등록시간 : 2015/09/20 10:54:23
    http://todayhumor.com/?sewol_46972 모바일
    2학년 5반 이창현, 7반 박인배, 10반 김슬기 생일입니다.
    세월호 참사 523일을 맞이하는 9월 20일 오늘은 단원고등학교 2학년 5반 이창현 학생, 2학년 7반 박인배 학생, 2학년 10반 김슬기 학생의 생일입니다. 반 순서대로 소개합니다.

    이창현.jpg

    2학년 5반 이창현 학생입니다.

    창현이는 여행을 아주 좋아했습니다. 친구들과 매년 도보여행을 다녔고, 어른이 되어서도 여행을 직업으로 하고 싶은데 그러면 먹고 살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할 정도였습니다. 수학여행을 떠날 때도 너무 좋아서 신이 나 있었다고 합니다.

    창현이는 정이 많고 밝은 성격이었습니다. 친구가 많고 친구들과 노는 것을 무척 좋아했습니다. 그러나 창현이는 중학교 무렵에 사춘기를 호되게 겪어서 어머님이 마음 고생을 많이 하셨다고 합니다. 어머님은 교회를 열심히 다니시는데 창현이는 친구들하고 어울려 노는 것만 좋아해서 어머님이 걱정을 많이 하셨습니다.

    창현이 부모님은 창현이가 떠난 뒤에, 장례식에 찾아왔던 친구들에게 창현이 이야기를 듣고서야 창현이가 친구들을 챙겨주고 도와주는 다정하고 속 깊은 아이였다는 사실을 상기하셨다고 합니다. 나쁜 아이들과 어울려 놀기만 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창현이는 사실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친구들이 길거리로 나돌고 안 좋은 길로 빠지는 걸 막기 위해서 무던히 애쓰는 아이였습니다. 그 사실을 너무 늦게 알아서, 창현이가 곁에 있을 때 잔소리만 하고 이해해주지 못한 것이 미안하다고 창현이 어머님은 속상해하십니다.

    이제 창현이 부모님은 창현이를 어째서 빼앗겨야 했는지, 창현이 친구들을 왜 잃어야 했는지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광화문과 국회, 청운동은 물론 일본까지 다니며 활동하고 계십니다.

    함께 생일을 맞이한 2학년 7반 박인배 학생입니다.

    박인배.jpg

    인배는 네 살 터울의 여동생이 있는 맏아들입니다. 아버지가 안 계셔서 인배 어머님께 인배는 든든한 집안의 기둥이었고 여동생에게는 아빠 같은 오빠였습니다. 어머님이 편찮으시면 인배는 직접 밥을 해서 어머님을 돌봐드리고 여동생 식사 챙겨주고, 어머님이 장 보러 가시거나 어디 나가실 일이 있으면 언제든 같이 따라 나서는 착한 아이였습니다.

    인배는 게임을 좋아해서 어릴 때 장래희망은 프로 게이머였습니다. 고등학교 들어와서는 경호원이 되고 싶어서 체육관에 다니며 경호학과 진학을 준비했습니다. 수학여행에서 돌아오면 다음날인 4월 19일에 대회에 나가려고 훈련중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인배는 대회 준비도, 경호원의 꿈도, 어머니와 여동생도 모두 남겨두고 영영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창현이와 인배와 함께 생일을 맞이한 2학년 10반 김슬기 학생입니다.

    김슬기.jpg

    슬기는 한 살 어린 남동생이 있는 맏딸입니다. 동생하고는 어릴 때 자주 싸웠지만 크면서 친해졌다고 합니다. 동생이 고민이 있으면 잘 들어주는 누나였습니다.

    슬기는 요리를 좋아하고 잘 했습니다. 미역국도 잘 끓이고, 떡볶이도 잘 만들고, 초콜렛도 직접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만든 맛있는 요리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대접했습니다. 슬기 이모님은 슬기가 만들어주던 떡볶이가 아직도 생각난다고 하십니다. 

    슬기는 동물을 좋아해서 수의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중학교 때 슬기 아버님이 시골에서 강아지를 네 마리 얻어오셨는데, 모두 주변에 분양하려고 하시는 걸 슬기가 졸라서 한 마리는 집에서 키우게 되었습니다. 슬기는 강아지에게 '온샘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밤마다 껴안고 같이 잤습니다. 강아지가 너무 예뻐서 수의학과에 진학하고 싶은데, 슬기는 주사 바늘이 무서워서 고민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슬기 어머님은 참사가 일어나던 날 우연히 텔레비전 뉴스를 보고 소식을 알게 되었습니다. 슬기는 참사 열흘만인 4월 26일에 부모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안산 합동분향소 #1111 로 문자 보내 창현이, 인배, 슬기 생일을 축하해 주세요. 너무 일찍 빼앗겨버린 아이들, 잃어버린 꿈들을 잊지 말아 주세요.

    출처 https://www.facebook.com/sewolhoTV/videos/vb.704666912980780/865540710226732/?type=2&theater

    [금요일엔 돌아오렴] 이창현 어머님 편

    박인배 어머님 인터뷰

    한겨레 잊지 않겠습니다 (김슬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7652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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