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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생겼단 소리는 꽤 들었다. 고등학교때까지는 여자들이 먼저 다가왔다. 내 잘난맛에 살았다.
허나 그뿐이었다. 서울의 유명한 4년제대학 경영대학에 입학했다.
나는 우물안 개구리였다.
정말 별의별 친구들이 많았다. 나잘난 맛에 살았는데, 인정하기 싫어도 나보다 잘난놈들이 너무나 많았다.
집안도 좋고, 잘생기고, 또 이쁘고, 공부도 더 잘하는 것 같고.....
애써 무시하며 콧대를 세우고다녔다.
덕분에 아싸가 되었다.
군대를 다녀오고, 복학을 하니
나는 여전히 우물 안이었음을 느꼈다. 잘난척은 철저하게 열등감으로 바뀌었고
나는 안될거야 라는 패배감만이 온몸을 휩싸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이냥저냥, 대충 학점만 따고,
영어를 너무나 잘하는 친구들과는 마치 신분이 다르게 느껴졌다. 넘나볼 수 없는
그런데 같이 수업을 듣는 한 여자분이 계속 눈에 밟힌다.
너무나 예쁜 얼굴은 아니다. 그런데 계속 시선이 간다.
집에가서도 생각이 난다. 생각하다보니 사랑스럽게 보인다.
사실 그녀에게 남자친구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다. 그녀의 이름을 알아내 페이스북에 들어가보았다.
친구수 800명. 영어 매우 유창. 사진을 보니 방학마다 유럽,미국,호주 안가본 나라가 없었다.
집도 매우 부자겠지?
사실 나도 돈이 부족한 편은 아니다. 그런데 알수없는 벽이 접근하지 못하게 한다. 벽은 내가 만들어낸 것인데. 부수질 못하겠다.
대학에 입학한지 4년이 되어가는 지금, 처음으로 설레는 감정을 느낀다. 오늘 수업 끝나고 번호를 물어보려다가 너무나 긴장되서 물어보지 못했다.
어쩌면 나는 이기적이다. 내가 상처받을까봐.내가무안할까봐.거절당하면 어쩌지?
설레는데도 나는 나를 생각하고 있었다.
아직 나는 누굴 사랑하기에 그릇이 모자란걸까?
너무나 잘난 그녀가 내가 번호를 물어본다고 기분나빠하진 않을까? 아니더라도
거절당할까봐 두렵다.
오유를 하면 안생긴다고들 하던데. 왠지 원인은 나한테 있는 듯하다.
이렇게 소심하게 키보드를 두들기고 있는 내가 초라하다.
자신감있는 남자가 매력적이라던데. 나는 남들처럼 용기있게 들이대질 못하겠다.
너무 신중하게 생각해서일까. 머리속이 너무나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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