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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bestofbest_469
    작성자 : 햄토리
    추천 : 226
    조회수 : 7289
    IP : 221.164.***.227
    댓글 : 26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03/12/04 21:30:44
    원글작성시간 : 2003/12/04 21:30:44
    http://todayhumor.com/?bestofbest_469 모바일
    길냥이................
    앞집 벽면 구석에 길고양이 가족이 있었다.

    어미 한 마리, 새끼 두 마리.

    지나치며 보면 늘 굶주린 모습, 꾀죄죄한 모습.

    보다 못해 우리 고양이 먹이던 밥을 가끔 주곤 했다.

    내가 있으면 밥을 먹지 않기에 언제나 밥을 주면 바로 그 자리를 벗어났다. 안심하고 먹게 하려고..

    그 날은 밥을 주고 나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유심히 지켜봤다.

    조금 지났을까...어미가 사방을 경계하며 조심스레 나온다.

    그러다 나를 보고서는 멈칫한다.

    하지만 거리가 꽤 있음에 안심해서일까 이내 밥에 코를 댄다.

    순간 나는 어미에게 실망스런 동조를 했다.

    '그래 니 몸뚱이가 먼저겠구나. 하긴 그게 맞는 거겠지.'

    그런데 딱 다섯 알 먹더니 구석으로 가고 만다.

    그러더니 새끼들이 나온다.

    '아, 일단 먹어도 괜찮은 지 확인한 후에 같이 먹으려는 거구나'

    어미에게 미안했다.

    그런데 새끼들이 게걸스레 먹는 동안 어미는 두 발짝 뒤에서 꼼짝하지 않는다.

    그저 누가 오는지 주변만 살필 뿐이다.

    새끼들이 밥을 다 먹을 동안 어미는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겨우 다섯 알 먹었을 뿐인데.

    그렇구나. 너는 어미였구나.

    새끼노릇도 제대로 못하는 내가 어미 마음을 헤아리려 했구나.

    어미란......어미란......

    -올해 여름 어느 날 아침.
    햄토리의 꼬릿말입니다
    이글은 뷰티넷에 하노레이 블로그에서 펌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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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2/03 14:43:09  115.241.***.79  iamfast  369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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