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그루폰에서 롯데월드 야간자유이용권(6시이후) 4장을 질렀습니다.
근무중인 사무실이 잠실 바로 근처에 있고 사무소 특성상 6시 칼퇴근이라
올해에 상경한 저는 '그래 이건 바로 나를 위한 거야!!' 라는 생각으로 네장을 질렀습니다.
평일날 퇴근하고 짬날때마다 가려고 했던건데
저는 롯데월드가 혼자서는 범접하기 힘든 곳이란걸 간과했던 겁니다.
환불 기간도 지나버린 데다가 주말마다 일이 생겨서 친구들과는 가지 못하고
결국 쿠폰 유효기간인 30일이 다 되어가자 다급해졌습니다.
혹시 26일 저녁에 롯데월드에서 혼자 돌아다니는 남자를 보신분이 계시다면
네 그게 바로 접니다.
그곳에 홀로 도전한 겁니다.
원래 제가 주위시선 별로 의식하지 않는 성격이라 문제 없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주위에 온통 커플들이거나 여중/고생 무리들이었지만 혼자서 돌아다니는건 문제 없었습니다.
하지만 줄을 서있으니 주위시선이 엄청 의식되었습니다.
가장줄이 길던 자이로스윙에 줄을 섰을땐 정말 운이 좋았습니다.
저와 비슷한 연령대의 3~4명씩의 무리가 앞 뒤로 있어서, 뒷사람들이 보기엔 제가 앞쪽 무리 같아 보였고
앞사람들이 보기에도 제가 뒷쪽 무리같아 보였습니다.
두번째로 타러갔던 바이킹에 줄을 섰는데 바로 앞에 여중생들?이 다섯명 서있었습니다.
다들 풀메이크업을 해서 나이가 가늠이 안되서 보고있었는데
한참 줄을 서있다가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꼇습니다.
혹여 눈이 마주칠까봐 뒤돌아 보진 못했습니다만 얼핏보니 제뒤에 여고생쯤 되보이는 아이들이 네명쯤? 서있었습니다.
그 광경은 마치 꽃밭속의 한마리 까마귀처럼 작은 소녀들 사이에서 저의 존재감이 빛을 발하고 있었습니다.
당장 그 줄을 벗어났어야 했지만 저는 그러지 못했고 바이킹을 탈때까지 주위의 시선을 한몸에 받는 기분이었습니다.
저는 머리가 어지러워져서 그만 나갈까 싶었지만 시간이 많이 남아서 하나만 더 타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차라리 그때 나갔어야 했습니다.
그나마 줄이 짧던 번지드롭에 줄을 섰습니다. 이젠 주위 시선이 그다지 의식되지 않았습니다.
진행요원분이 좌석을 채우기 위해서 '두명이서 오신분'들을 계속 찾았습니다.
혼자 온사람은 안찾더군요. 찾아도 손 안들었을 겁니다.
하지만 거의 앞까지 갔을때 진행요원이 자리가 남자 앞에서 부터 "몇분이서 오셨어요?"라고 물었습니다.
그분과 눈이 마주치면서 질문을 듣는순간 제 입에서 '혼자요'도 아니고 '한명이요'도 아닌 '하나요'란 대답이 나왔습니다. 그순간은 차라리 사람이 아닌 존재감 없는 사물이고 싶었습니다.
다행히도 저의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를 아무도 듣진 못했습니다.
저는 그분만 볼 수 있게 수줍게 손가락하나를 펴 보였습니다.
하지만 소용없는 짓이었습니다.
그분은 저를 불러냈고 커플들의 무리를 뚫고 혼자서 앞으로 나갔습니다.
그러자 저는 오히려 당당해 졌습니다.
줄서있는 사람들이 마주보이는 앞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래 너희 커플들은 여기에 혼자서 올수 있느냐?
난 맘만 먹으면 언제라도 올수 있다!
난 자유로운 솔로니까!!
그런생각을 하면서 저는 공중으로 날아올랐습니다.
사실 혼자가고 싶었던건 아닙니다.
며칠전에 저는 실연을 당했습니다.
혼자서 롯데월드라도 다녀오면 기분이 좀 풀릴까 싶었는데 혼자서 갈 만한 곳도 아니고
다른 커플들을 보면서 더 심란해 졌습니다.
그래서 결론은 며칠전에 실연당한 30대 아저씨랑 롯데월드를 정복하러가실 동료 두명 구합니다.
남녀 상관없이 가능한 개인으로 각각 두분 오셨으면 합니다.
아는분 두명사이에 끼면 소외감 드니까요 '-'
다만 진심으로 절 위로해 주실 분은 커플이라도 상관없습니다.
27일 금요일 저녁 5:50~6:00사이에 잠실 롯데월드 정문(매표소사이)에서 핑크색 넥타이를 메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저에게 오셔서 여자분은 "전화번호 좀 가르쳐 주실래요?" 라고 말씀해주시면 되고,
(만약에 정말 전화번호만 가르쳐 준다면 저 아닙니다 ㅋㅋ)
남자분은 어떤 싸인을 정하는게 좋을까 고민해봤는데, 댓글중에 괜찮은 의견 있으면 정하기로 했습니다.
내일 점심때까지 정하겠습니다.
(과연 오는사람 있을까요?)
만약 당신이 솔로라면 추천을!!
애인이 있다면 그냥 지나쳐도 상관없습니다.
커플들에게 동정받고 싶지는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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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에 있던거 삭제하고 약간 수정해서 다시 올렸습니다.
오시는분께 뭔가 시키려고 한건 제가 그다지 밝은 성격이아니라(지금은 더욱...)
좀 민망한거 시켜도 할수있을만큼 성격이 밝은 분들이 나오셨으면 했는데
그냥 어제 다른분들께서 올리신 '오유'음료 들고 있는걸로 할께요, 남녀 모두
(근데 이거 요즘도 살 수 있나요? 편의점에서도 거의 못봤는데..)
만약에 없으면 그냥 저한테 아무말이나 걸어 주세요.(지금 몇시예요 라던지)
티켓은 점심때 미리 끊어 놓을테니 반드시 시간 맞춰 나올분만 요청해 주세요.
오늘 발권 받으면 오늘안에 써야 합니다.
(제친구 말론 오유에서 사람들 모이기로 했더니 100명 신청해서 3명나왔다고 하더라구요..)
어제 롯데월드 가보니 그루폰이 쿠폰을 많이 팔았는지 사람들이 꽤 많았습니다.
인기있는거 타려면 줄서서 꽤 기다려야 합니다.
6시부터 11시까지 4~5가지 정도는 탈수 있을듯 싶네요
점심먹고 티켓 인증샷 올리면 2시부터 다시 신청 받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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