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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isa_467701
    작성자 : 하레쿠오
    추천 : 23
    조회수 : 1062
    IP : 122.128.***.61
    댓글 : 13개
    등록시간 : 2013/12/19 23:44:26
    http://todayhumor.com/?sisa_467701 모바일
    선일여고 대자보 :)
    KakaoTalk_26d29c1ac5f4633e.jpg
     
     
    네, 제가 오늘 붙였습니다.
    학교에서 허락을 안해주는 경우가 많길레
    허락이고 뭐고 그냥 무작정 아침에 일찍 가서 붙였습니다.
     
    그런데 저희 학교는 제 예상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학생주임 선생님은 오히려 자랑스러워 하셨습니다.
    교감선생님은 학생들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덕분에 당당하게 학교측의 공식 도장을 받고 게시판에 게시하였습니다.
     
    하지만 사진속의 보라색 글씨와 같이 반대하는 의견들이 나왔습니다.
    저는 그저 현 정부의 잘못된점을 말하고, 저희 학교 선배들과 친구들이 알아주기를 바랬을 뿐입니다.
    하지만 근거없는 글은 선동이라며, 조례는 법적 효력이 없다며, 우리는 아동이 아니라는 반박이 있었습니다.
    또한 찢어져 있었습니다.
    친구의 말로는 자기의 담임이 갑자기 귀퉁이를 찢어서 가져갔다고 했습니다.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그 이후로는 왠지 마음아플것 같아 저 자리를 피해서 다녔습니다.
    그리고 들었습니다.
    2학년 선배들이 나댄다고 비웃는 말을 전해들었습니다.
    반 찢어 생지부에 가져가서 왜 허락해줬냐고 화냈다는 선배가 있다고 전해들었습니다.
    학생주임 선생님이 몇번이고 다시 붙였다고 하셨습니다.
     
    덕분에 내일 아침에 자진수거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래도 전 좋습니다.
    제 친구들이 자랑스러워했고, 멋있다며 응원해줬고, 친구들의 주변 사람들이 저를 궁금해 했습니다.
    지나가던 선배님이 멋지다고 응원해주시곤 도망가시기도 했습니다.
    너무나도 감사했습니다.
     
    또한 민영화를 알렸습니다.
    예상대로 저희 학교에는 민영화를 모르는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오히려 싸지는거 아니냐고 하는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토론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민영화에 대해서, 제 자보에 대해서.
     
    제 자보 하나에 학교가 들썩했습니다.
    자기도 뜻을 함께 하겠다며, 내일 본인도 허락을 맏아보겠다는 친구도 생겼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저는 안녕치 못합니다.
    하지만 안녕해지고 싶습니다.
    고1이 나대는 것이 아닌, 안녕해지고 싶어서 쓴 자보였습니다.
    반대의견을 펼치는 사람들을 무시하라고 귀를 막아준 친구들덕분에 오늘 하루만큼은 안녕했습니다.
    이제는 영원히 안녕해지고 싶습니다.
     
    제 자보마냥 마음은 찢겨졌지만 안녕합니다.
    여러 친구들이 응원해줬지만 안녕치 못합니다.
     
    영원히 안녕해지도록 응원하겠습니다.
    저 또한 여기서 멈추지 않겠습니다.
    서울 구석 작은 여고에서 한 소녀가 응원하겠습니다.
    여러 친구들과 함께 멈추지 않겠습니다.
     
    +
    참고로 오른편 자보의 작은 글씨들은 법 조항을 써 놓은 것입니다.
    asunaro.or.kr/jabo_qna 홈페이지가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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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2/19 23:46:51  1.243.***.9  딴짓  172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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