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게 떠난다. 하지만 영원한 작별은 없다. 아름답게 돌아올 날을 다시 준비하고 있다.
한국 축구사상 최고의 골키퍼 이운재(39)의 얘기다. 이운재 소속 에이전트사 모로스포츠는 11일 "2002한일월드컵 4강 주역 이운재가 선수 생활 은퇴를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스포츠서울 12월6일자 단독보도 >이운재는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기자회견을 당초 예정했던 14일보다 사흘 늦춘 17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라마다 서울호텔에서 열기로 했다.
| 이운재가 2008년 10월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삼성하우젠컵 2008 결승에서 승부차기를 막아낸 뒤 박수를 치고 있다. (스포츠서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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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로운 퇴장이다. 이운재는 올 가을 그룹B(하위리그) 11경기를 풀타임 소화하며 전남의 강등권 탈출을 이끈 뒤 자신의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다. 전남과의 계약 기간이 올시즌으로 끝나는 데다 팀의 내년 시즌 세대교체 방침과 맞물려 "지금이 명예롭게 은퇴할 좋은 시기"라는 말을 주변에서 들어왔기 때문이다. 올시즌을 앞두고 "전남을 떠나면 은퇴할 것"이라고 말했던 이운재는 약속을 지켰다.A매치 132경기와 K리그 410경기에서 그의 플레이에 감동했던 팬들은 '거미손'의 향후 거취에 주목하고 있다. 골키퍼 코치를 통해 지도자의 길을 걸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행선지로 친정팀 수원이 거론되고 있다. 그는 전남에서 은퇴하지만 1996년 프로 생활을 시작해 2010년까지 15년간(상무 시절 2년 제외) 수원의 골문을 지켰던 수원의 레전드. 2년 전 친정을 떠날 때도 수원 골키퍼 코치와 현역 생활 연장 사이에서 고민하다 전남 이적을 택했다. 전남 관계자는 11일 "우리 팀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제안을 하지 않았다"면서 "이운재는 수원의 레전드 아닌가. 원래 뛰었던 곳으로 돌아가 골키퍼 코치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원 관계자는 "그를 코치로 데려오는 문제에 대해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다"면서도 "정확한 시기는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수원으로 돌아와 팬들 앞에 다시 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