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오베에 '5,000원 공기청정기' 글을 재밌게 보고 있었는데,
리플들을 보다 보니 점차 공기청정기의 본질? 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더군요.
제품 기획자의 관점에서 공기청정기 (이하 공청기) 는 '소비자들이 study가 거의 안 된' 제품으로 분류합니다.
이는 소비자들이 (주로 결제권을 가진 주부) 공청기의 원리, 구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구매시 제품 변별력이 없다는 의미 입니다.
문제는 이럴 경우에 기업 입장에선 소비자를 속이기 쉽고, 창렬 제품이 난무할 수 있습니다.
아이러니한 점은 '소비자를 속이기 쉽다는 것'이 기획할 때 좋지만은 않습니다.
진짜 제품으로 창렬 제품과 경쟁하게 되면 힘들고 짜증나거든요.
각설하고, 공청기의 원리와 같은 기본 적인 내용을 포함하여 변별력을 높일 수 있는 글을 쓰고자 합니다.
길고 지루한 글이 될 것 같습니다 ㅠ
(글을 쓰게된 동기는 베오베의 유머글인데, 그렇다고 이 글을 유머게에 쓸 수는 없고.. 가전게는 없어서 과게로 왔습니다.
전 문과생이므로 과게의 엔지니어느님들의 서포트 부탁 드립니다)
1. 공청기 기본 원리
: 베오베의 게시물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공청기는 fan + filter 입니다. 그래서 베오베 원글에서도 서큘레이터로 청정기를 만든것이죠.
모르시는 분들이 많으실텐데, 공기청정기는 성능 관련 공인 인증(CA)이 있습니다.
시중에 판매 중인 major 제품은 이 CA 인증이 붙어 있으며, 이것만 아셔도 '창렬' 제품을 피하는 첫 걸음을 떼신 겁니다.
S사의 공청기 뒷면입니다. 'CA' 마크가 보이시죠?
그럼 CA가 없는 제품은?? 이런 제품들이 유사 공기청정제품들 입니다.
제가 알기론 CA 없이는 '공기청정기' 라는 표기가 안되서, 유사 제품들은 공기정화기, 공기청정기능, 공기비타민 등등
우회 표현을 써야하는 것으로 아는데, 요새 보면 자격 없는 제품도 '공기청정기'라는 표현을 쓰고 있더군요. 단속을 안하는건지..
이러한 공인 공인 인증을 받기 위해선 "집진(먼지제거) + 탈취" 성능이 기준치 이상임이 보증되어야 합니다.
인증 기준은 국가별로 상이한데, 한국은 탈취가 포함되죠.
(개인적인 추측으론 집에서 생선구이를 먹고자 하는 강한 열망이 담겨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를 위해서 집진 필터 (헤파) + 탈취 필터 (carbon) 가 최소 스펙 달성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 입니다.
베오베의 홈메이드 제품은 이 탈취부분이 아에 누락되어 있으므로, 공청기 제품과 직접 비교는 어렵겠죠? 애초에 유머지만..
"그럼 집진 기능만 놓고 보면 5000원 청정기는 어떤거냐?" 하시면, 효과가 있는겁니다.
심플해요. 필터가 더러워졌잖아요.
문제는 효율인데, 이는 추후 설명드리겠습니다.
2. Fan + filter 가 끝이면 공기청정기는 '창렬'??
: 일전에 연구소장님이 그러시더군요. 젊었을 때 선풍기 fan을 만들어봤는데 바람이 안나왔다고;;
싸구려 선풍기 fan도 엔지니어느님들의 노고가 들어간 것입니다. 즉 기술이죠.
같은 가격이면 소비전력이 1W라도 낮은 제품이, 성능이 1%라도 좋은 제품이 더 잘팔립니다.
이를 위해선 구조 설계가 잘 되어야 하고, 이게 바로 기술입니다.
이걸 떠나서 가격으로 말씀 드리면,
회사 역량 및 스펙 따라 다 다르겠지만 정말 최소(필수) 스펙 기준 제품이라면,
재료비 7~8만원 정도 될 겁니다. (필터, fan, 모터, 플라스틱, PCB 등등등)
여기에 제조경비 붙어야죠. (혹 모르시는 분들이 계실까봐 쉽게 말씀 드리면, 만드는데 투입된 인건비, 전기세 등등을 말합니다)
그럼 원가가 나오는데 회사 및 제품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원가 적당히 10만원이라고 가정하겠습니다.
기업은 마진 30% 잡고 유통에 넘긴 다면, 15만원 정도에 넘기는게 되죠. 기업은 5만원 정도 남는거구요.
제조 기업이 영세 기업이라 직접 판매를 한다면 소비자가 15만원 짜리 공청기가 탄생하는거죠.
그러나 대기업은 직접 판매하지 않습니다. 몇 십만대씩 팔아야 하니까요. 하x마트, x마트 등의 유통에 공급하죠.
유통도 마진 30% 가져가면 대충 소비자가 25만원이 됩니다.
이건 시작가고, 시장 가격은 '보이지 않는 손'이 결정하잖아요. 경쟁을 위해선 마진 30%를 유지할 수 없죠.
그러면 본 제품이 베오베 포스팅 된 것처럼 인터넷 최저가 20만원이 되는겁니다.
더 경쟁하면 19, 18만원으로 내려갈거고, 나중엔 '만원떼기' 해서 팔게 되겠죠.
이 가격이 '창렬'이라고 생각이 되신다면 원가에 대한 개념이 잘못 잡혀있으신 겁니다.
(아니면 유사 제품과 비교해서 비싸니까 바가지다 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건 아래에서 다시..)
3. 공기청정기의 부가 기능
: 자 이제 소비자들이 햇갈리기 시작하는 부분, 그리고 기획자가 재밌어하는 부분입니다.
최소 기능으로만 제품을 만들면 경쟁이 안됩니다. 다 똑같으니까요.
그래서 기획자는 부가 기능을 찾습니다. 부가 기능때문에 비싸지는게 변별력을 흐리게 합니다.
실제로 좋은가?? 하는 의문 때문이죠.
1) 추가 필터
: 기본 먼지제거+탈취에 추가 기능을 더하는 방법입니다.
필터에 촉매제를 입혀서 바이러스를 제거 한다던가, 새집증후군의 원인 물질인 포름알데히드를 제거한다던가 하는거죠.
맞춤형 필터니까 업체 설명보고 구매하시면 됩니다.
2) 이오나이저 (플라즈마, 코로나)
: 베오베 글에서 논쟁이 요 이오나이저로 뻗어 갔는데... 어떻게 정리를 해야될지 어렵네요. (기술적인 부분은 과게분들이 도와주겠지....)
과게에 좋은 설명이 있더군요
제가 덧붙일 부분은, 가정용 공기청정기에 사용되는 이오나이저는 먼지제거 기능은 없습니다.
상기 과게의 글이 틀렸다는 것이 아닙니다. 공청기에 다른 방향 (용도) 으로 활용하는 거죠.
공청기의 부가 기능으로써의 이오나이저는 '제균'입니다.
고압 방전으로 -이온을(OH-) 발생시키고, 이 -이온이 +이온과 결합하여 되는데, 주요 바이러스, 가스 등이 +성질을 띄고 있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이들이 제거 되는거죠. (H2O로 환원된다고 하나요??)
위 사진이 S.. 삼성이라고 쓰여 있네요... 암튼 Plasma ion 의 설명입니다. 제균기라고 명확히 설명 되어 있죠.
기업은 거짓말 못합니다..(과장을 하죠...)
이걸 거짓말로 바꾸는 예시는 '유사제품'에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추가로 베오베글의 잘못된 정보를 바로 잡자면,
- 현재 이오나이저의 제균 소스는 오존이 절대 아닙니다.
오존은 인체에 유해해서 기준치를 두고 제한하고 있습니다. (예전엔 오존이 나왔죠)
100만원 넘는 고가 제품들은 오존으로 제거를 하고 제품 내에서 오존을 다시 제거를 합니다.
오존이 살균력은 갑이거든요!
- 가격... 애매합니다. S사는 Spi를 개발해서 쓰고 있으나(비싸겠죠) 허접한 중국산이 쓰이는 경우도 많습니다.
제가 중국의 한 업체에 찾아가서 협의한 공급가가 1,300원이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실성능은............
(때때로 1,300원이 제품에서 엄청 싼 부품은 아닐 수 있습니다. 기업은 재료비 100원 줄일려고 3일 밤샘 회의를 하기도 하니까요...)
- 이온의 확산성 얘기를 하시는 분이 계시던데, 내부에 fan이 있으니 당연히 공기중으로 확산이 됩니다.
다만 이온의 특성상 매우 약해서? 멀리 가지 못하고 어딘가에 부딫히면 소멸된다고 합니다. 이게 실성능 저하의 원인 중 하나죠.
적용 범위도 좁고 성능도 낮습니다.
- 정전기 얘기가 계속 나오던데, 이건 제가 설명한 것과 방식이 다르네요.
두 접지판에 한쪽은 -, 한쪽은 +로 만들어서 정전기를 발생시켜서 먼지를 흡착하는 방식의 공기청정기가 있습니다.
'집진식 공기청정기' 이죠. 아에 다른 방식이지, 필터를 쓰는 공기청정기에 사용되는 이오나이저의 기능이 아닙니다.
(집진식은 PC가 먼지를 잔뜩 수집하는 것, TV 화면에 먼지가 붙는 것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3) 디자인
: 디자인도 스펙입니다. 그리고 이쁜 디자인이 창의력만 가미되는 것이 아니고, 실제 비싼 소재가 사용됩니다.
같은 스펙이면 이쁜걸 선호하고, 저 처럼 성능이 다소 떨어져도 이쁜걸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효용의 문제니까요.
문제는 "이뻐서 비싸요" 라고 당당히 설명하기 힘들다는거죠. 그래서 종종 성능때문에 고가라고 설명되기도 하고, 그럼 '창렬'이 되겠죠
--> 이 카테고리에서 포인트는 베오베글의 '랭보'님이 지적하신 것처럼 이 부가기능에 대해 선택 옵션이나, 자세한 설명을
소비자에게 제공하지 않는 다는 점이라고 생각해요. 이건 모든 제품에 다 해당되는 내용이죠.
그래서 이런 글을 쓰고 있는 겁니다. 이건 기업이 알려줄 수 있는게 아니거든요.
4. 미루고 미루던 유사제품
: 지금까지 제가 1~3번 설명 드리면서 결과적으로 '창렬아님'을 얘기하고 있는데, 요 유사제품이 문제가 됩니다.
이들은 일단 CA 인증이 없습니다. 못따는거죠.
이들 제품들도 나름 밥값을 하겠죠 어떤 방식이든. 다만 그걸 과장하는게 문제 입니다.
1) 가장 흔한 케이스가, "이오나이저 + fan" 으로 구성된 장치를 공기청정기 라고 설명하는 경우입니다. 제균기죠 이건. S사 처럼요.
제균이라는 말 자체가 어려워서, 파는 사람이 그냥 공기청정기라고 해버리는 경우도 많을 겁니다. 물론 고의로 과장하는게 대부분일거구요.
흔한 5만원 수준의 제품의 사례입니다.
따라서 "5만원 짜리 공기청정기가 있는데 대기업 제품은 사기다"는 틀린 얘기입니다. 저 위에 원가 설명 드렸죠.
2) 두번째는 성능 자체가 안나오는 저가품이 있겠죠. 이건 심플 합니다. CA 못따는 수준의 저가 제품이죠. 효과가 없진 않겠죠.
3) 세번째는 피톤치드 제품을 말씀하시는 분이 계셔서 씁니다. 피톤치드가 제균력이 있습니다. 자연의 힘!
실제 3-1번 항목에 부가 기능에 피톤치드 코팅을 쓰기도 하니까요.
이 제품 역시 공기청정기로 판매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향이 먼지를 제거하진 못하잖아요... 제균기 또는 탈취기 정도겠죠??
4) 소비자가 가장 구별하기 어려운게 다른 제품에 이오나이저를 섞는 경우 입니다.
예를 들어 제습기 + 이오나이져 를 공기제균기능이 있는 제습기로 팔면 상관없는데, 공기청정제습기로 팔면 문제가 되겠죠.
--> 이쯤 되면 20만원짜리 대기업 공기청정기보다 5만원짜리 공기청정기가 진짜 창렬이라는거 아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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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로 기본 설명?은 마무리하고, 홈메이드 5,000원짜리 공기청정기에 대한 사견 및 기타 이슈들
마구잡이로 설명하고 끝내겠습니다. 너무 길어요 글이!!
5. 홈메이드 5,000원짜리 공기청정기
: 맨 처음에 설명했듯이 효과 있다고 생각합니다. 필터가 더러워졌으니까요.
이게 가능한 이유는 사용된 fan과 filter가 이미 기술력이 가미된 제품(부품)이기 때문입니다.
선풍기는 몰라도 제대로된 서큘레이터는 모터 기술이 장난아니죠..
가볍게 이슈제기를 한다면 안정성 및 효율 부분입니다.
1) 발열 및 소음 : fan 앞에 종이를 대고 있으니 부하가 걸리겠죠. 발열 및 소음이 증가할 겁니다.
이로 인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겠죠.
공기청정기 제품은 당연히 발열 및 소음도 test 합니다.
기업이 사기만 치는 것 같아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에 하나가 소비자 안전입니다.
잘못되면 이윤창출에 큰 마이너스가 되니까요.
2) 효율 : 클리앙 test report를 봤습니다. 공인기관처럼 완벽한 test는 아니겠지만
20분 후 수치가 49 -> 8로 감소하더군요. 좋네요 생각보다!
공기청정기 제품은 보통 10분내에 90%이상, 20분 정도면 98~99% 를 제거 합니다.
해외 리포트는 더 놀랍네요. 30분내에 엄청 제거 되더군요. 다만 그 기준으로 PM2.5라고 되어 있는데,
국내 공기청정기의 기준은 PM0.3 입니다. PM은 미세먼지의 사이즈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0.3이 훨씬 제거하기 빡쌔고, 대충 PM2.5를 90% 제거하는 성능이면 PM0.3은 50% 정도 제거 될 겁니다.
6. 기타 사항 : 베오베 원글에서 본 것 중 생각나는 대로 쓰겠습니다;
1) 제습기에 홈메이트로 필터 달면 공기청정제습기?? : 맞습니다. 다만 제습력, 공기청정능력 둘 다 뚝 떨어집니다.
엔지니어느님들이 재설계해서 FM으로 만든 제품 이미 판매 중입니다.
2) 선풍기에 헤파 필터 달면 되나?? : 이미 정식으로 만들어진 제품 있습니다.
3) 공기청정기가 곰팡이균을 해결해주나요? : 이론상으론 이오나이저로 가능하겠지만 실제론...
제습기를 사용하시면 곰팡이 발생 환경 자체가 개선될 겁니다.
오존까지 사용하는 고가 제품은 좀 더 효과적이겠지만 곰팡이가 생기는 부분을 직접 타게팅하는 것이
아니라 부유중인 공기내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4) 발뮤다 제품은 창렬이다?
: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제품이라서 말씀 드리면, 제 눈엔 디자인이 이쁩니다. 그럼 얼마든지 비싸게 주고 살 수 있습니다.
싸고 실용적인 제품을 찾으시는 분들한텐 안맞겠죠. 어짜피 제품을 선택하는건 소비자이고 개취입니다.
저한텐 적정가의 제품입니다.
플라스틱과 나사만 재료비가 아니죠. 그걸 디자인한 사람들의 노동력 및 재능도 생각해주세요.
제품의 결과물이 구리고 비싸면 당연히 안팔릴거고 자연히 도태되는 것으로 처벌 받으니까요.
여기까지 쓰고 마무리 하겠습니다. 첨 써보는 장문의 글인데 엄청 힘드네요ㅠ
추가로 생각나는건 리플 이용하겠습니다.
틀린점 있을 수 있습니다. 알려주시면 수정하겠습니다!!
본문 요약하면, "난 정말 필수 기능을 찾는다" -> "CA"붙은 제품 중 가장 싼거 사시면 됩니다.
그리고 전 본문에 언급된 회사의 임직원은 아니며 특정 회사를 고의 저격한 의도는 없습니다.
소비에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