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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wedlock_4665
    작성자 : 으뜸치킨
    추천 : 12
    조회수 : 934
    IP : 173.245.***.118
    댓글 : 7개
    등록시간 : 2016/09/17 17:59:45
    http://todayhumor.com/?wedlock_4665 모바일
    나의 첫명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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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정에 들러 쉬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고속도로에서 이런저런 글을 읽어보다가 첫 명절이 떠올라 글을 적습니다.
    모바일 + 배터리가 얼마 없으므로 음슴체 ㄱㄱ

    몇 해전 4월에 결혼하여 그해 추석이 첫 명절이였음
    신행 다녀와서 첫 인사 때 서운함이 남은 상태에서 내려간 첫 명절이었음


    시댁이 큰집이 아닌데 제사를 지내는 상황임
    그래서 시엄니께서는 당신 며느리들이 음식하는건 별로 원하지 않는 상황(혹시나 제사 물려 내려올까봐) 
    + 결혼하신 아주버님이 있으시나 두분 모두 출근하셔서 음식 하는게 아닌 시조카를 보는게 나의 주업무였음

    차라리 음식을 하고 싶었지만 ㅜㅜ.. 
    시조카 둘을 보며 간단한 잔심부름하고 끼니 때 설거지 등으로 추석 전날은 잘 보냈음
    저녁에 남편과 시내로 나가서 한숨돌리기 용으로 커피도 마시고 첫명절 보내는 딸 걱정하는 친정엄마랑 통화도 잘했음
    남편이 걱정말라며 친정엄마한테 일찍가겠다는 얘기도 함

    그리고 다음 날이 됨.
    아침 7시 부터 준비해서 제사를 지내던 친정과 다르게
    시댁은 8시가 지나니 밥과 국을 준비함
    다 동네 분들이라 매우 여유있게 제사 준비를 하심
    시댁과 친정거리가 차가 안막혀도 3시간 30분은 걸리는 거리인데... 싶은 생각에 마음이 급했으나 할 수 있는 일은 없었음

    아 12시 전에 출발하긴 힘들겠구나 생각했음
    제사 준비를 하는데 시댁 남자들은 앉아서 허허 하시며 서로 안부 주고 받으시고 시어머니와 큰어머니, 형님은 상 차린다고 바쁘시고 나에겐 바닥을 닦으라고 걸레를 주셨음
    친정집에서도 안하는 걸레질을 남자 어르신들이 발 들어주시는걸 따라 닦고 있자니 왠지 모르게 서운했음
    내가 어리니 나서서 더 힘든 허드렛일을 하는게 맞다고 생각하고 마음을 다독였음

    그리고 첫 식사를 하는데 .. 뭐랄까 자연스레 남자상, 여자+아이상 비슷하게 나뉘어서 상에 앉게 되었는데 남자상에는 수육, 조기 등등 모든 반찬이 풀세팅되어있는데 반면 거짓말 좀 보태서 여자와 아이상에는 밥과 국 김치가 전부였음
    친정에서 명절을 보낼 땐 설거지가 많아지더라도 다 똑같이 차려서 밥을 먹었었는데 너무 차별되는 상을 처음 접해서 적지않은 충격과 서러움이 더 몰려왔음 ㅠㅠ
    먹는걸로 이렇게 차별을 주시다니.. 싶은 그런마음 ㅠㅠ

    그렇게 밥은 먹는둥 마는둥하고 형님과 함께 설거지를 마무리하고 다른 동네에 아재집에 제사를 지내러 건너갔음
    이때가 이미 11시였음
    어째저째 제사를 지내고 아재집 제사를 다 지내고 음복을 시작한 시간이 이미 12시 ...
    얼른 음복이 끝나길 기다리며 1시 전에는 출발할 수 있겠지 생각하면서 괜시리 남편이 미웠음
    왜 어제 친정엄마랑 통화할 때 일찍갈테니 걱정마시라 해서 더 사람이 기대하고 우리엄마가 나 더 기다리게 만드나 싶었음 ㅜㅜ
    그렇게 음복이 끝나고 설거지를 시작하는데 내 뒤통수에 대고 시어머니가 이런 말씀을 말씀하심

    - 산소는 지난주에 벌초할 때 다녀왔으니 됐고, 같이 고모집 들려서 인사드리고 가라(시댁 근처에 남편 큰고모님이 계심)

    그러겠다고 대답 할 수가 없었음
    난 도대체 언제 집에 가란 말인가 .. 
    이미 가는길은 정체가 시작일텐데..
    정말 그때부터는 표정관리도 안하고 그냥 앉아있었음
    남편은 그래도 첫명절인데 어찌해야하나 고민이었나봄
    그 모습이 딱했는지 아재분께서 남편보고 얼른 마누라 데리고 친정 출발하라고 한말씀 던져주심

    그 말씀 듣자마자 남편이 알겠습니다~
     하더니 바로 우리 짐 다 챙기더니 가자 하고 일어남
    어머님이 끝까지 고모집에 인사드리고 가라하심
    그래서 남편이 알겠다고 대답하고 나서서 정말 서운했는데


    정말 초스피드로 고모님 집으로 가서 진짜 신발벗고 들어가서 각 방에 계신 어르신들에게 "저 왔어요 이제 가요~" 인사하고 한번도 앉지 않은채로 신발신고 고모님집을 나섬 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뒤에 따라가며 민망했지만 어찌나 속으로 통쾌하던지.....ㅜㅋㅋㅋㅋㅋㅋ 

    딱 나서서 고속도로 올리는데 친정엄마가 전화가 왔길래 좀 늦어서 이제 출발한다고 좀 늦을 것 같다고 말씀드렸더니
    한 5초간 말씀이 없다가 "...그럴줄 알았다 ㅎ 사고 안나게 조심해서 온나"하고 마지막에 눈물이 조금 담긴 목소리로 통화를 끊음
    정말 통화끊고 완전 펑펑 울면서 남편과 싸움
    왜 빨리 간다고 해서 우리엄마 기다리게 하냐고 ㅠㅠ
    남편도 분명 노력한걸 아는데.. 그 서운함을 어떻게 풀 수가 없었음 ㅠㅠ


    이게 더 서운한 이유가 뭐 였냐면..
    내가 도착하지 않아서 우리 엄마가 엄마 친정을(외할머니집) 못가고 계셨음
    남편쪽은  조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셨지만, 내쪽 조부모님 네분 모두 계심
    (내 친정과 내 할머니집은 시내버스 2정거장 거리, 할머니집과 외할머니집은 차로 약 50분거리 정도임)
    내가 결혼전에는 보통 할머니집에서 차례 지내고 산소 갔다가 돌아와서 바로 외할머니집으로 갔다가 오는 코스인데
    내가 결혼하고 첫 명절이라고 할머니집에서 나랑 남편 오는거 보고 인사드리고 외할머니집으로 가라고 되서 출발도 못하고 할머니집에서 나 오는것만 기다리고 계심..

    결국 내 할머니댁에 저녁 7시 넘어서 도착함 ㅜㅜ 
    도착해서 한상 가득 차려진 저녁상을 보는데 눈물이 핑 돌았는데 남편 난처해지고 엄마가 걱정할까봐 겨우 꾹 참고 저녁먹음..  사랑하는 내 조기와 함께 ㅠㅠㅋㅋㅋㅋ


    여기까지만 적으면... 정말 고구마지만....


    그날 도착 후, 남편은 저녁 먹고나서야 시댁에 잘 도착했다고 전화 드림.
    처가댁 어른들이 저녁 아무도 안먹고 다 기다리고 계셨단 말과 함께 ....
    다음부터는 더 일찍 나서야 할 것 같다고 밑밥을 엄청 뿌린거임
     

    그래서 그 다음 명절부터는 아주 당연하게 다른 동네 아재집 제사 끝나면 정리도 안하고 나랑 남편은 바로 일어남.
    고모님 집은 명절 전날에 들림.
    시어머님도 같이 가서 인사드리고 가잔 말씀 이제 안하심.
    당신 아들이 장시간 운전해서 하도 피곤하다고 하니 걱정되서 그러신거겠지만.. 
    차막히기 전에 가라고 얼른 가라고 이제 말씀해주심.

    그렇다보니 나도 언제 나설지 전전긍긍하지 않게 되니까 더 편한마음으로 제사 준비를 하게 됨
    제사 준비뿐만 아니라 시댁에 있을 때 마음가짐 자체가 안불안하니 더 잘 하게되는..



    그래서 요번 명절도 무사히 잘 보내고 마이 홈으로 복귀 중이라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절대 도착할 때가 다되서 빨리 마무리 짓는거 아니에요!!!!!
    그럼 짐 들러 이만 흐흐흐흐


    남은 명절 모두모두 즐겁게 보내세요!!!!!


    출처 내 머리속 어딘가 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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