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

예전 구백이 사진으로 베스트에 한번 갔었지요 ㅋ

못난 시골 똥개지만 많은 분들이 예뻐해주셨어요

어머니가 지나가다가 어느 아주머니에게 얼떨결에 분양받아 키우게 된 구백이

마당있는 집에서 하루종일 신나게 뛰어놀고 참새도 잡고 하며 쑥쑥 커갔지요

그러다가 아버지가 발령을 받아 사택으로 가시게되었고

어머니도 따라가시게 되고 구백이를 어떻게 할까 고민하던 차에

아버지께서 구백이도 가족이잖아, 당연히 같이 가야지! 하시며 사택에 구백이를 데려가셨어요 ㅋ

사택 뒷문쪽 계단 밑에 넒은 공간에 묶어놓고 키우게 되었습니다.

풀어놓고 기르던 녀석이라 적응을 할까 우울하진 않을까 많은 걱정을 했지만

다행히 늘 왔던 곳 인양 편하게 들어가서 앉더군요

사택에 키우면서 아침, 저녁으로 아버지가 산책을 시키고 그럭저럭 지내던 차에

사택에 어느 분께서 개짖는 소리에 잠을 잘수가 없다며 아버지 근무하는 곳에 민원을 넣었어요 ㅠㅠ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고 그저 죄송한 마음이었습니다. 아버지, 어머니는 어떻게 할까 고민하던 차에

아버지 반 학생 중 구백이를 맡아 키우겠다는 아이가 있어 그 아이에게 구백이를 넘겨줬습니다.

전 이 말을 듣고서 어쩔수 없다는걸 알지만 그저 눈물이 뚝뚝 ㅠㅠ

구백이는 다른 개랑 다르게 겁이 엄청 많습니다.

산책가면 자기가 걷던 보도블럭 색깔이 다르면 안걷겠다고 끙끙대며 버티고

우유를 조금 먹이고 싶어서 우유를 주면 제가 손에 얹어서 입에 대줄때까진 절대 안먹고

구멍 숭숭한 하수구 구멍 위는 절대 안걸어요.

겁이 이렇게 많은 녀석이 갑자기 다른 주인, 다른 집에서 어떻게 살아갈까하며 밤에 잠도 못잤어요,

체념하고 있던 날

아버지께 문자한통이 왔습니다.

"구백이가 돌아왔다"

무슨 일인고 하여 일을 마치고 전화를 걸어보니

아버지에게 구백이를 받아갔던 아이가 개를 키우겠다고 부모님한테 허락을 맡았다고

저희 아버지에게 거짓말을 하고서 학교 운동장 구석에 구백이를 매놓고 기르고 있었답니다.

조금 늦게 퇴근하시던 아버지가 몇일만에 운동장에 왠 개가 묶여있나 싶어서 봤더니

저희 구백인거예요 ...

이말을 듣고 정말 오열했어요.

그렇게 겁많던 녀석인데 아무도 없는 컴컴한 운동장에서 혼자 몇일을

얼마나 무서웠을지 생각하니 너무 화가나고 가슴이 찢어졌어요.

그 애도 똑같이 밤에 운동장에 묶어놓고 싶었어요.

그날로 아버지는 구백이를 데려오셨고 지금은 다시 예전 그 곳에 구백이가 있답니다 :)

대신 밤엔 짖지 못하게 커다란 통을 구해오셔서 밤엔 거기서 지내요,

어떤 통인지 궁금해서 아버지께 여쭤봤더니

" 그거 있잖어, 동물원에 맹수들 넣는 철창"

ㅋㅋㅋㅋㅋㅋ

이번 주말에 구백이를 보러갑니다 :)

그동안 못해준 사랑만큼 듬뿍 사랑을 주고 올꺼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