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무의 만화 'W'
작가 오성무는 자신이 그리는 의지를 벗어나 살아나는 주인공에 대한 공포감으로 작품을 끝내려고 합니다.
해피엔딩이 아닌 그의 죽음으로 말이지요.
저는 여기서 강철의 엔딩이 죽음이라는 것으로 귀결되어야만 하는 것이냐는 것에 궁금증을 가졌습니다.
아무 개연성도 없이 뜬금포로 말이지요.
아무리 개연성이 떨어져도 악역에 대한 복선을 깔아놓고 스토리를 진행하는 것이 작가라는 사람들입니다.
분명 오성무 작가는 스토리에 그런 복선을 깔아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7년이란 시간동안 범인의 윤곽은 전혀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3회에 밝혀진 것으로는 범인은 이미 강철이 스스로의 의지로 스토리를 바꾼 한강대교 이전부터 존재하였으며,
오성무는 누군가를 범인으로 특정 지어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범인의 특정성. 누가 범인이라는 스토리의 중요한 포인트가 사라진 상황.
범인은 얼굴이 없습니다.
스토리가 틀어진 순간.
주인공인 강철이 스스로의 의지로 스토리를 이끌어가며, 오성무작가의 딸인 오연주까지 스토리로 불러들인 이유.
저는 여기서 '악역'이라는 단어에서 앞으로의 전개를 생각해봅니다.
강철의 가족을 죽인 악역은 자신의 존재를 끊임없이 궁금해합니다.
그리고 어떤 순간. 그러니까 주인공을 오성무 작가가 죽이려는 순간에 만화에서 현실로 오게 되는 것이죠.
그는 'W' 만화를 접하게 되고, 오성무라는 사람이 'W'를 그리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중요한 생각을 하게 된 것이죠. 자신의 의미. 나는 왜 존재하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고 강철을 죽여야 한다는 것에 결론을 내립니다.
그래야 자신이 스토리에서 벗어나서 무언가의 존재감을 갖게 된다는 것을요.
'잡아먹히느니, 잡아먹겠다' 는 오성무의 심정으로도 해석이 되지만, '악역'인 그에게 대비하면 그의 심정이기도 합니다.
그는 5년동안 그림을 연습하여 자신의 모습을 오성무로 위장하게 됩니다.
미생의 캐릭터들이 그림을 그리는 듯한 캐릭터 포스터처럼 말이지요.
그리고 드디어 완벽한 오성무가 된 '악역은' 오성무로 위장하여 강철을 죽이려 합니다.
그러니까 현재의 오성무는 오성무로 위장한 '악역'이지요.
강철은 앞으로 이 악역을 막기위해 현실로 오고 가게되며, 오연주와 함께 진짜 오성무 작가를 찾는 스토리가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때요. 이것도 재밌죠?
나만 재밌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