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e 꿈꾸는 사람 (2004-04-26 01:19:53, Hit : 94, Vote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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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인 토론을 보고-박계동과 유시민 사이의 거리는...
100인 토론을 보니, 참으로 겉보기에는 정치판이 많이 바뀌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개원 후의 구체적인 정치적 행태들을 보아야 하겠지만 말입니다.
1. 유시민 의원
이전과 같이 여전히 토론을 주도하려고 하였지만, 그러지 못한 느낌입니다. 아마 이의 결정적인 이유 중의 하나는 한나라당의 토론 파트너가 유시민 의원과 개혁적 도덕적 마인드에서 그리 차이가 나지 않는 박계동 의원이었기 때문인 듯 합니다. 유시민 의원이 내세운 몇가지 주장-국회의 상시개원과 불법정치자금의 국고환수 등을 한나라당 패널이 거의 별 차이없이 동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의 타고난 말빨은 여전하여 토론의 한송이 꽃으로는 아직 남은 느낌입니다. 그러나 예전과 같은 수구에 대한 개혁이라는 유리한 포지션만은 현재로선 많이 잃어버린 듯합니다. 그래서인지 말의 날카로움이 상대를 제압하지 못하고, 너무 훈계조의 가르침으로 나아가는 토론에서의 오버가 많이 나타나던군요.
한마디로 열린 우리당의 가장 개혁적인 인물인 유시민 의원과 한나라당의 가장 개혁적인 인물인 박계동 의원과의 차이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토론이었습니다.
2.박계동 당선자
현역 활동을 좀 쉬고, 새로워진 미디어 토론에 나오다 보니, 토론 방식에 대한 약간의 오해가 있은듯 하여, 약간의 실수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실수가 그리 크게 와닿지 않는 것은, 그의 주장들이 개혁적 정당을 주장하는 어느 정당의 수준보다 더 개혁적인 방향으로 나아갔다는 것입니다. 사실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언급까지는 시간 관계 상 나오지는 않았지만, 독일 노동법전을 보여주면서, 16대 국회가 노동법 개정에 무관심하였다고 비판하는 장면에서는, 열린 우리당의 수준을 훨씬 넘어서는 부분까지 나아간 것 같아, 보수정당의 소속원이지만, 반가운 문제 제기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부패의 문제에 대해서도 상당이 근원적인 지점-무기명 양도 채권의 폐지-에까지 나아가서 건들이는 점은 상당한 점수를 받을만 했습니다. 전반적으로 한나라당의 근원적 문제점과의 공유가 적어서 그런지, 아님 변화되는 한나라당의 상황을 반영하는 지는 몰라도, 좋은 의견들을 많이 내세웠던 것 같습니다. 아마 그의 좋은 평가는, 기존 한나라당이 가진 나쁜 평가의 상대적 급부일 것입니다.
물론 박계동 의원 개인의 이런 발언들과 한나라당의 수준을 등치시킬 수는 없을 것입니다. 물론 이는 유시민 의원과 열린 우리당의 일반적인 수준과도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물론 한나라당의 전반적인 변화 방향이 아마 박계동 의원이 주장하는 것과는 많이 차이가 날 것은 같습니다.
3. 조승수 당선자
전반적으로 차분한 어조를 유지하면서, 토론을 잘 이끌어갔다고 생각합니다. 현직 구청장의 경험이 토론에 좋은 결과로 반영된 듯합니다. 유시민 의원과의 논쟁에서도 차분하게 잘 이끌어갔다고 생각이 됩니다. 특히 상가임대차 보호법 부분에서는 준비해 온 자료를 찾지 못한 듯 했습니다. 그러나 자료를 보지 않아도 이미 그의 머리에 구체적인 내용들이 다 입력되어 있었은듯 합니다. 구체적인 것들을 잘 나열했습니다. 그리고 시간은 없었지만, 이제까지 공론화되지 못한 노점상 문제를 간략하게나마 잘 언급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열린 우리당에 대한 비판도 적절하고도 차분하게 잘 지적하는 모습도 보기 좋았습니다. 우리가 열린 우리당의 이중대가 아닌 바에야, 이제부터는 분명한 야당의 역할을 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사안별로 한나라당이 비판받을 부분을 한나라당을 비판하면 되는 것이고, 열린 우리당이 비판당할 부분은 열린 우리당을 비판하면 됩니다.
조승수 후보가 참 성실한 사람이란 느낌을 받았습니다. 차분하면서 분명하게 진보정당의 정치적 위치를 잘 보여주었다고 봅니다. 정책에 대한 이해도 상당히 높다고 보입니다. 좋은 TV 토론의 패널이 될 것이라고 보입니다. 그리고 열린 우리당에 대해서도 분명한 자기 목소리를 내는 점도 참 좋아 보였습니다.
오늘 100인 토론은 전반적으로 패널들이 좋은 정책들을 가지고 서로 간에 잘 진행이 되었다고 생각이 됩니다. 서로 간에 적절한 비판의 선을 지키면서도, 여러가지 좋은 정책들을 상대에게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조승수/유시민/박계동 당선자들 모두를 칭찬하겠습니다.
P.S)요즘 보면, 텔레비젼 토론이 많아지다 보니, 토론회 하나하나에 일희일비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우리 좀 편하게 보았으면 합니다. 10명의 당선자밖에 없다보니, 정책의 모두에 적절한 토론자들의 선정이 어려운 부분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민주노동당의 몇분을 빼고는 TV 토론에 나가본 분들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사실 미디어에 익숙해지지 않은 사람(특히 민주노동당 당선자들이 전부 미디어와의 인연이 그리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에게 좋은 토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렇다고 잘하시는 몇 분에게만 의존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동원될 수 있는 정보 수집의 인원도 거대 보수정당들에 비하면 누추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때문에 좀더 인내심을 가지고 너그럽게 토론을 보다보면, 다들 잘하실 분들이라 생각이 듭니다. 너무 토론 결과에 일희일비는 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안그래도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 더욱 주눅이 들까봐서 그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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