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466일을 맞이하는 7월 25일 오늘은 단원고등학교 2학년 1반 한고운 학생, 2학년 7반 전찬호 학생, 2학년 8반 박수찬 학생 생일입니다.
반 순서대로 소개합니다.
2학년 1반 한고운 학생입니다.
고운이는 사진과 영상 찍는 것을 좋아해서 카메라 감독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고 합니다. 키가 크고 몸이 튼튼해서 무거운 장비도 잘 들고 다닐 수 있을 거라고 자신했습니다. 그러나 집에서는 엄마에게 어른이 되기 싫다고 어리광을 부리고,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고 3년이나 졸라서 결국 부모님 허락을 받아내는 애교쟁이 귀여운 딸이었습니다.
고운이는 지금 단짝 친구였던 2학년 9반 오경미 학생과 함께 평택 서호 추모공원에 잠들어 있습니다.
2학년 7반 전찬호 학생입니다.
찬호는 손재주가 좋아서 여러 가지를 잘 만들었다고 합니다. 종이접기나 찰흙 공작 등 재료에 상관없이 잘 다뤄서 집에 찬호가 만든 작품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찬호는 초등학생 때 심하게 아파서 신장 하나를 떼어내야 했습니다. 부모님은 찬호가 걱정되어 몸이 약하니까 무리하지 마라, 몸 쓰는 일은 할 수 없으니 공부를 그만큼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늘 말씀하셨습니다. 찬호 어머니는 지금 생각해보니 찬호에게 잔소리만 한 것 같다고 후회하십니다.
그러나 찬호는 엄마를 무척 좋아했습니다. 6살 위의 형이 있는 막내라서 찬호는 집안의 애교쟁이였고 "딸 같은 아들"이었습니다. 엄마에게 꼭 붙어서 엄마냄새가 좋다고 엄마 배에 코를 대고 냄새를 콩콩 맡기도 하고 엄마 뱃살을 주무르기도 하며 어리광을 부렸습니다. 수학여행을 떠나던 날 아침에도 찬호는 엄마 볼에 뽀뽀를 하며 "걱정하시 마시라"고 말하고 떠났습니다. 찬호 아버지는 이제 너무 일찍 떠나버린 찬호를 위해 416 가족대책위원회 위원장직을 맡아 열심히 뛰어다니고 계십니다.
그리고 2학년 8반 박수찬 학생입니다.
수찬이는 누나와 남동생이 있는 3남매의 가운데입니다. 참사가 일어났을 때 수찬이 남동생은 울고 계시는 엄마와 누나를 대신해서 형에게 계속해서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빨리 와라" "제발 살아라, 부탁이다" "힘을 내, 살 수 있어" ... 대답이 없는 형에게 보내는 동생의 간절한 마음을 보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제발 살아 있어라", "살아라."
가족 전체가 함께 울며 수찬이의 답장을 애타게 기다렸지만 수찬이는 결국 답을 보내지 못했습니다.
광화문TV 페이스북 페이지에 고운이, 찬호, 수찬이 생일 동영상이 올라왔습니다.
https://www.facebook.com/sewolhoTV/videos/vb.704666912980780/835763116537825/?type=2&thea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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