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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bestofbest_46025
작성자 :
동물의피
★
추천 :
248
조회수 : 44000
IP : 220.81.***.41
댓글 : 76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1/02/07 22:34:12
원글작성시간 : 2011/02/07 11:00:27
http://todayhumor.com/?bestofbest_46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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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곧 제가 겪게될 수술 후기[BGM]
전 국민의 약 70%가 죽기 전에 한 번쯤은 앓거나 앓고 있으며
자신이 그 병에 걸려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기도 하고
혹은 굳이 그 병에 걸려 있다는 것을 부정하려 애를 쓰는.
헛된 노력을 기울이며 어떻게든 민간요법으로 치료를 시도하곤 하는 병.
그것은 바로 치질이라는 병이다.
나는 한 때 이 병으로 고생을 했던 사람 중 한명이고
그때의 그 고통스러웠던 치료와 회복기간이란, 정말로 다시는 떠올리기도 싫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이 글을 읽고 있는 이들 중에는 분명히
아무도 모르는 고통으로 힘겹게 의자에 앉아 있는 자가 있을 것이고
그런 이들에게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는 것 또한 지성인으로서의 소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 무렵, 나는 날마다 화장실에서 아랫도리에 힘을 주며 용을 쓰고 있었다.
눈은 질끈 감고 이는 앙다물고 목엔 핏줄을 세운 채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나의 모든 힘을 아래로 주고 있었다.
그러나 기껏해야 돌멩이처럼 딱딱해진 밤톨만한 덩어리 한 두 개만 톡 톡 떨어질 뿐,
내가 원하는 거대한 것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당시에는 항문에 엄습하는 고통이 너무 심해 화장실을 잘 가지 못하고 있었고
그래서 변비 증세까지 겹쳐 갈수록 변이 딱딱해진 것이다.
악순환의 반복이었다.
참을수록 딱딱해지고, 딱딱해질수록 내보낼 때의 고통은 커져만 갔다.
그리고 고통이 커질수록 어쩔 수 없이 다시 참게 되고...
매우 어렵고 힘들게 변을 보고 나면 항문이 찢어졌는지 핏방울이 떨어졌고
그렇게 한 두 달을 보낸 나는
도저히 참지 못하고 근처에 있는 항문외과를 찾아갔다.
항문외과...
어린 시절 대체 저긴 뭐 하는 덴가 하며 쳐다보던 그 간판.
그곳엔 뭔가 비결이 있으리라 믿었다.
병원 문을 여니 안에는 제법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연령층도 다양하고 성별도 고루고루.. 젊은 아가씨부터 나이든 아저씨까지.
나는 접수를 하고 기다리는 동안 진료실에서 진료를 받고 나오는 사람들의 표정을 유심히 살폈다.
똥 씹은 표정..... 바로 그것이었다.
점차 불안감이 가득 찬 나는 주위를 두리번 거렸는데
앉기 힘든 사람들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방석들을 보고 감탄하기도 했다.
그 때 간호원의 낭랑한 목소리.
"장동건(가명)씨 들어오세요∼!"
"네.."
나는 남자다.
아무튼..
진료실에는 점잖은 인상의 의사 선생님이 앉아 있었다.
이 사람은 남의 똥구멍만 보며 살겠군 하는 생각을 하는 동안
나에게 증상을 물으며 차트를 기록해 나가던 그는 옆에 있는 간이 침대에 누우라고 했다.
엉거주춤 침대에 올라가는 날 보고
"아니, 바지를 내려야지."
라고 단호히 말하는 그였다.
나는 옆에 당당히 서 있는 아리따운 간호원을 보고 조금 당혹스러웠지만
쭈삣쭈삣 거리며 아랫도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혹시나 나의 소중한 것이 엿보일까 싶어서 몸을 웅크리며...
"자, 벽에 있는 그림대로 자세를 취해 봐요."
벽에는 몸을 웅크리고 옆으로 누운 자세를 한 그림이 붙어 있었다.
나는 이제부터 이 자세를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자세'. 약칭해서 '세가불자'라고 부르고자 한다.
벽을 보고 옆으로 눕는다. 고개를 숙여 아래를 보고,
무릎을 끌어당겨 얼굴에 가깝게 만든 후 두 손으로 다리를 감싼다.
아랫도리는 대낮에 무방비로 훤히 드러난 상태이다.
여 간호원은 뻔히 두 눈을 뜨고 쳐다 보고 있었고
내가 변태가 아닌 이상 이런 상황을 즐길 수는 없는 것이었다.
나는 속으로 울면서 가만히 의사가 뭘 하는지 쳐다보았다.
그는 비닐 장갑을 끼고 천천히 젤과도 같은 것을 가운데 손가락에 처덕처덕 바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왼손으로 나의 엉덩이를 잡고 짐짓 무심한 듯 하늘을 쳐다보더니
갑자기 나의 항문 가운데로 손가락을 힘차게 밀어 넣었다.
"!!!"
나는 갑작스런 공격에 헛바람을 들이킬 수밖에 없었고
그는 나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다그치며 손가락을 깊숙이 밀어 넣었다.
"...!!"
그의 손가락은 나의 항문 속을 헤집으며 이곳 저곳을 살피는 듯 했다.
그렇잖아도 아파 죽겠는데 손가락이 들어오자 나는 정말 미칠 것 같았다.
(리플 中
제 후배도 심각한 치질을 앓았는데
의사가 똥꾸녕 쑤시는데 인턴들 단체로 들어와서 한번씩 다 쑤셨답니다.
돌림빵 당했다고 나와서 울던데...ㅠㅠㅋㅋㅋㅋㅋㅋ)
한 번 변을 보고 나면 그 여파로 인해 한참을 고통스러워해야 했는데
아예 손가락을 집어넣어 헤집다니,
무차별적이고 배려없는 그의 공격에 나는 속수무책이었다.
의사 선생님은 손가락을 빼고 장갑을 벗으며 제자리에 앉았다.
옷을 추스르고 앉은 나는
의사 선생님의 말에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절망을 맛보아야 했다.
"이거 심각한데요. 당장 수술 받으셔야겠어요."
"예? 그 정도인가요?"
그는 차트에 있는 항문 그림을 보여주며 세 군데에 동그라미를 쳤다.
"지금 여기하고 여기... 항문 안 쪽에 두 군데가 치질이 있고, 여기 밖에도 하나 있어요.
이미 연고나 약으로 치료할 단계는 넘어섰군요. 변 볼 때 많이 아프지요?"
"....예...."
"오늘이라도 당장 수술을 받으시는 게 좋겠군요.
오늘이 곤란하면 되도록 빨리 수술 일정을 잡도록 합시다."
나는 밖으로 나와 간호원에게 수술비용을 물어 보았다.
수술을 하고 나면 2박 3일간 입원을 해 있어야 했다.
수술비와 수술에 필요한 검사비가 약 20만 원, 입원비와 입원 중 식사비, 주사비, 약값 등이 약 18만 원,
그리고 수술 이후 필요한 물건이 약 2만원...
도합 40만원이 약간 못 되는 비용이 필요했다.
어머니...
아버지...
위기에 처한 나는 못난 아들로서 차마 이러한 비보를 부모님께 알려드리지는 못했다.
그래서 그간 학생 신분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근근히 모아 왔던 쌈지돈을 털기로 했다.
나는 며칠 있다가 수술을 할 생각으로 일단 병원 밖으로 나왔다.
도저히 지금 당장 입원할 용기가 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문제의 본질을 회피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더냐?!
언젠가는 맞서야만 할 시련이 아니던가?!
이 정도 고통을 내가 피해서야 대장부라 할 수 있는가?!
마음을 굳게 먹은 나는
그 길로 다시 되돌아가 당당하게 두 시간 뒤로 수술 예약을 했다.
지금 생각해 보아도 참으로 과감하고 신속한 진정 남자다운 결정이었다.
이 땅의 치질로 고통받는 수많은 여러분...
혹 두려움이 클 수도 있겠지만 언젠가 부딪쳐야 한다면 주저하지 말고 용기를 내시라.
어쨌든 입원을 결정한 나는 환자복으로 갈아입고 차례를 기다려야 했다.
간호원은 나더러 환자용 가운 하나만을 주고서
아무 것도 입지말고 그것만 입으라고 말했다.
속옷도 벗어야 하냐고 했더니 어쨌든 아랫도리는 다 벗어야 한단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나는 태어날 때 그대로의 모습으로 환자용 가운만을 걸쳤다.
옷을 챙기고 엉거주춤 서 있으면서 TV를 보고 있노라니
잠시 뒤에 간호원이 이상야릇한 호스와 물통 같은 것을 들고 들어왔다.
그녀는 살벌한 말투로 이야기했다.
"관장해야 되거든요? 아까 진료실에서처럼 누워 보세요."
"과.. 관장이요?"
"예∼"
상냥하게 웃는 그녀를 보며 나는 관장이 대체 뭐냐고 묻고 싶었다.
나는 다시금 '세가불자'를 취할 수밖에 없었고
그녀는 과감하게 환자용 가운데 아랫자락을 활짝 제꼈다.
그리고 능숙한 손길로 그곳에 호스를 찔렀고...
........
아...
도저히 이 이상은 못 쓰겠다.
관장에 대해서는 다들 잘 아시리라 믿으니 이 부분의 서술은 넘어 가기로 하자.
그 때의 울분이 치밀어 올라 키보드를 두드릴 수가 없다.
어쨌든 관장약을 무사히 집어넣은 나는
10분간 화장실 가는 것을 참으라는 말을 들었건만 5분이 지나자 참기가 어려워 졌다.
나는 병실에서 혼자 서성이며 침대의 모서리를 잡고 안간힘을 쓰며 버텼다.
째각째각...
6분.. 다리가 꼬인다.
7분.. 땀방울들이 주르륵..
8분... ... 뭔가 새는 것 같다.....
나는 도저히 더 견디지 못하고 간호원에게 양해를 구한 뒤 화장실로 달려갔다.
그리고 마침내 비데까지 완비된 그 곳에서 내 안에 든 것들을 시원하게 쏟아내었다.
비실비실대며 병실로 돌아와 휴식을 취하고 있노라니
아까 그 간호원이 다시 들어와 나를 끌고 나갔다.
"초음파 검사해야 되거든요? 이리 오세요."
나는 다시금 초음파 실로 도살장에 끌려가는 돼지 같은 표정을 지으며 따라갔다.
초음파 검사실에는 관장을 했을 때 보다 더 크고 단단하게 생긴 '봉'이 있었다.
변함없이 거기서도 '세가불자'를 취하고 있자
예의 그 봉은 당신의 예상대로 나의 몸 속에 푸욱 파고들었다.
"흐어ㅓㅓ억...!!!"
아마도 그 봉이 초음파를 발산하며 내 항문 내부의 지도를 만드는 듯 했다.
깊숙이 들어오기도 하고, 바깥쪽으로 약간 나가기도 하면서 잠시 움직이던 그것...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있지만 참으로 끔찍했다.
나는 당시 항문에 미세한 자극이라도 받으면 엄청나게 아픈 그런 상태였다.
잠시 눈물좀 닦고...
아무튼 무사히 초음파 검사마저 통과한 나는
한 시름 놓으면서 병실로 돌아와 티비를 보았다.
티비를 보면서 잠깐이나마 아픔을 잊던 나는
별안간 세시 반쯤 들이닥친 간호원 때문에 긴장해야 했다.
"지금 수술 하거든요? 따라오세요∼"
아아..
정말 그 때만큼 긴장되던 때가 또 있었을까?
그 날로부터 몇년 전, 군대 가던 날도 그렇게 긴장했던 것 같다.
수술실에 도착한 나는 이상야릇하게 생긴 수술대를 보며 겁을 집어먹었다.
또 왜 있잖은가? 병원 특유의 섬뜩함이란 거..
수술대의 모양은 사람이 엎드릴 수 있게끔 되어 있었다.
간단히 말하면 좁은 침대를 약 20도 각도로 기울여 놓은 모양이랄까?
배꼽 약간 아래에서부터 허벅지 중간쯤까지의 위치에는 수술대가 네모 모양으로 구멍이 나 있었다.
아마도 엎드렸을 때 신체 일부가 짓눌릴 지도 모르는 남자 환자들을 위한 것 같았다.;
젠장..... 간호원들이 셋이나 있었다!
그것도 다 내 또래처럼 보이는 젊거나 어린 처자들인데...
창피했다.
나는 수술대 위에 올라 엎드렸다.
"아니에요, 자세를 아까처럼 하세요."
헉... 여기서까지 또 '세가불자'를 해야한단 말인가??
어쨌든 나는 세가불자를 취하고 기다렸다.
한참 그러고 있자(ㅜㅜ), 의사선생님이 나오더니 마취를 하려 했다.
갑자기 겁이 덜컥 났다.
평생 어깨, 팔, 엉덩이, 잇몸에만 주사를 맞아 보았던 나는
허리를 훤하게 드러내 놓는 간호원들의 손짓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던 것이다.
의사선생님 왈,
"자, 허리에 놓을 거니까 가만히 있어요!"
"저... 선생님, 허리에 놔도 괜찮은 건가요..?ㄷㄷㄷ!"
"하반신 마취를 하는 데 가장 안전한 데가 허리예요. 가만히 있어요."
그는 나의 허리뼈를 이리 저리 만지더니, 움푹 들어간 곳을 겨누는 듯 했다.
그는 얼마나 큰 주사를 들고 있었던가....
정말.. 식은땀이 났다.
"아악!!"
"가만히 있으라니까!!"
나는 순간적인 고통에 몸을 움찔했고, 의사선생님은 내 허리를 꽉 잡고 주사 바늘을 밀어넣었다.
그리고.. 주사액을 끝까지 밀어 넣는 동안, 나는 처음 느껴보는 낯선 고통에 괴로워해야 했다.
주사를 놓고 나서, 나는 간호원이 지시하는 대로 수술대에 엎드렸다.
마취가 돌려면 좀 기다려야 한단다.
그런데..
"찌지지직~~"
갑자기 어디선가 익숙한 소리가 들려왔다.
정겨운 청테이프... 바로 그것이었다.
간호원들은 청테이프를 쭈욱 길게 늘여 뜯고 있었다.
아니 갑자기 여기서 그것이 왜 등장한단 말인가??
주로 자보를 붙일 때 쓰이고 일상 생활에서나 역할을 하는 청테이프가..
나는 대체 그것을 왜 꺼내는지 궁금했으나 그것의 용도는 너무나도 단순했다.
간호원들은 청테이프를 나의 엉덩이들에 한쪽 씩 붙이더니, 쭈욱 잡아당겨 침대에 고정시켰다.
간단히 말해서 엉덩이를 양쪽으로 쫙 벌려 침대에 붙였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항문이 훤히 보이는 것은 자명한 일.
나는 이제 눈을 질끈 감는 수밖에 없었다.
또 눈물이 흐른다. 잠시 닦고 와야겠다..ㅋㅋㅋ
아무튼
간호원 중 하나가 훤히 드러난 나의 항문 주변을 거침없이 면도하기 시작했다.
"아얏!"
"아파요?"
"예..."
"이상하네.. 마취 했으니까 별로 안 아플거예요."
남자 체면에 계속 아프다고 할 수 없던 나는 고통스런 면도가 끝날 때까지 참는 수밖에 없었다.
질레트나 쉬크가 없으면 도루코라도 쓸 것이지..
무슨 날이 이리 잘 안 드는지 몹시 아팠다.
면도가 끝나자 이번에는 간호원들이 엉덩이를 꼬집기 시작했다. ;;
그것도 사실 약간 아팠지만 참았다.
그런데..
그녀들이 이번에는 바늘을 꺼내 드는 것이 아닌가!
그들은 나의 항문 주변을 일말의 거리낌도 없이 찔러 대기 시작했다.
푹푹푹푹...
"아, 아야! 아야야∼!!"
거기엔 당해내지 못한 나는 소리를 내고 말았다.
엄살쟁이 남자 소리를 듣게 될 것 같아서 참으려 했건만...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다.
"아파요?"
"예..."
"마취가 되었을 텐데.. 아플 리가 없어요."
쉬파.. 이것들이..
"아우.. 근데 정말 아파요."
간호원들은 다시 항문을 찔러 댔다.
"아얏! 아야얏!"
"거 참 이상하네... 어디 한 번 움직여 보세요."
움직여? 뭐를? ..음.....
나는 온 힘을 다 해 그곳을 움직였다.
마취가 잘못된 상태에서 칼이라도 들어오면, 정말로 죽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마취가 잘 안 되었다는 것을 알려야만 했던 나였다.
움찔움찔...(항문 움직이는 소리)
식은땀을 흘리면서 그곳을 움직이는 나를 향해 간호원이 퉁명스럽게 던진 말..
"됐어요, 그만 하세요."
...정말... 무안한 말이었다.
나는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는데...이 씨...
어쨌든 간호원이 다시 의사선생님에게 알리러 갔고,
그리하여 나는 감사하게도 그 고통스런 마취 주사를 다시 한번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수술이 끝났다.
그러나 장기간에 걸친 재활기간...
어쩌면 짧고 굵게 끝나는 수술보다 더 고통스런 시간이기도 하다.
당시 본인은 공무원이 되고자 공부를 하는 학생 신분이었다.
그 말은 곧 하루 열 시간 이상 앉아서 공부를 해야 한단 뜻이다. 열 시간..
절라 사람 빽빽한 도서관에서
똥꼬에 두꺼운 거즈를 반창고로 붙인 채
(의학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항문이란 단어보다 똥꼬가 훨씬 친근감이 넘친다는 조언을 받았다)
딱딱한 의자에 열 시간 앉아서 공부를 한다는 것.
못할 짓이다.
나름대로 짱돌을 굴려 방석을 깔고 공부를 했지만 자극이 가는 것을 도저히 피할 수 없었다.
이 문제는 나중에 병원에 갔을 때 치질 환자들을 위한 특별 방석을 구입함으로써 어느 정도 해결되었다.
필요하신 분들은 병원 같은 곳에 문의해 보시라.
도우넛 모양으로 생긴 방석에 커버를 씌운 것인데 당시 시중가 18,000원..
그러나 이후의 경험을 되새겨 볼 때 나로서는 전혀 그 돈이 아깝게 생각되지 않는다.
지금 그 방석은 나의 전철을 밟고 있는 내 후배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요긴하게 쓰이고 있다.
가장 골치 아픈 것은 화장실 가는 문제였다.
수술한 자리에는 실밥이 꿰매어져 있고, 자칫 조금이라도 굵은 변을 보다가는
다 터져 나가 버리는 대재앙의 불안감이 강하게 엄습한다.
다행이 이 기간동안 마요네즈 변을 봐서 망정이지..
허나 더 큰 문제는 '닦는' 것이었다.
수술하고 꿰맨 자리를 변을 보았다고 해서 아무 휴지로나 쓱쓱 닦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랬다가 닥칠 형언할 수 없는 그 고통을 어찌 감당한단 말인가??
원래는 변을 보고 난 다음 닦지 말고 물로 씻어줘야 한다.
허나 본인은 하루 종일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는 처지라
자취집이 걸어서 15분 거리에 있었지만 물로 씻어주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새로운 방법을 고안했다. 바로 물티슈란 것이다.
지금이야 세상이 좋아져서 시중의 슈퍼에서도 물티슈를 많이 팔지만
그때만 해도 그런 것을 구하기가 그다지 쉽지 않았다.
일단 볼일을 볼 때 물컵에 물을 조금 받아서 간다.
그리고 볼일을 보고
휴지를 두툼하게 포개 놓고 물을 적당량 떨어뜨려 적신 다음
그것으로 부드럽게 훔쳐내는 것이다.
일단 그렇게 몇 차례 하고 나서 대충 수습이 되면 집으로 샤워를 하러 갔다.
공부하느라 일분 일초가 아까울 때였건만..
날마다 볼일을 봐야 한다는 것은 참으로 커다란 마음의 짐이었다.
다음으로 나를 괴롭혔던 것은 반창고였다.
의료용 흰 반창고...
이게 하루 이틀도 아니고 무려 한 달 반이나 붙이다 보니
(하루에 최소한 대여섯 번씩은 갈아서 붙여야 한다)
뽀얗고 탱탱했던 나의 엉덩이가 추하고 시뻘겋게 부어올랐다.
붙였다가 뗄 때가 가장 고통스러웠다.
어떻게든 붙인 자리 다시 붙이지 않으려고
반창고를 =모양, X모양 등등으로 달리 붙여 보았지만 소용없었다.
결국 나중에 완치될 무렵엔 엉덩이가 걸레같이 되고 말았다.
다음은 분비물문제...
아.. 가장 말하고 싶지 않은 부분이지만...
이 글의 목적이 어디까지나 흔치않은 경험담으로써 웃고 마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치질이란 질환의 병리적이고 임상적인 측면을 설명하는 데 주안점을 둔 것>이라
가급적 진솔하게 말하고자 한다.
수술을 하고 나면 한 2∼3주 정도 분비물이 나온다.
말이 좋아 분비물이지, 내가 보기에 그것은 피와 고름, 그리고 ddung의 혼합물이다.
보통 피는 2주 정도면 멎고, 다른 분비물도 3주 정도면 다 그친다는데,
나의 경우는 분비물이 한달 가량이나 나왔다.
게다가 좀 찝찝하지만 황갈녹색의 분비물이 묻은 반창고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아보니
암만해도 이것은 화장실에서 우리가 즐겨 맡던 바로 그 냄새가 아닌가??
헉..
이것은 본인의 똥꼬가 제 기능을 못하게 되었다는 뜻인가??
엎친데 덮친 격으로 수술 후 처음으로 고향에 내려가 가족들과 수술 이야기를 하던 중
본인의 아버지와 누나가 이런 말씀들을 하시는 것이었다.
"동건(가명)아, 아빠 친구 중에는 치질 수술이 잘못 되어서
항상 항문에서 변이 새어나오는 사람도 있다. 너는 괜찮은 거냐?"
누나가 맞장구 치길,
"맞아, 내 친구 아는 사람의 남편은 아직 젊은데, 수술이 잘못되어..(중략)..
항상 기저귀를 차고 다닌대. 집에서는 늘 요강에 앉아 있는다던데?"
요는 수술을 한답시고 항문 주변을 너무 많이 도려내어 버리면
항문이 오므라들어도 틈이 생기기 때문에 계속 변이 새어 나올 수 있다는 것이었다.
본인은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아.. 하하.. 걱정 마. 난... 잘 되었으니..."
그 말을 하고 난 다음 화장실로 가서 반창고를 살펴보았는데...
여전히 황갈색의 분비물이 나온 것을 발견했을 때의 참담함이란...
(당시는 수술 후 약 한달 가량 지난 시점이었음)
정녕 나의 인생은 여기서 끝장이란 말인가?
그러나 다행히도 분비물은 5주째에 접어들자 거의 나오지 않게 되었다.
후아...
수술이 잘 되었다고 생각하니 한 때 반창고에 묻은 피가 바지까지 적셔서
여자친구가 깜짝 놀라며 생리하냐고 말했던 것은
한때의 재미난 추억으로 웃으며 넘길 수도 있었다.
한번은 이런 적도 있었다.
수술 후 약 열흘이 지날 무렵, 환부에는 아직도 실밥 자국이 간질간질 만져지고
어느 정도 물티슈로 볼일 보는 것에도 익숙해질 무렵이었다.
보무도 당당하게(보폭이 많이 넓어졌단 뜻이다) 그 날도 병원을 찾았다.
진통제를 꼬박꼬박 먹어줘야 했기 땜에 3, 4일에 한 번은 병원을 찾아 처방전을 받곤 했던 것이다.
나는 진료실에 들어서자 누가 시키지도 않았건만
이제는 너무나도 친숙해져 버린 '세가불자'를 취하고 선생님의 손길을 기다렸다.
그런데 선생님 왈
"아니 이것 봐라.. 이거 좀 덜떨어졌네?"
"네??"
"이거 말야 이거.."
똥꼬를 중심으로 인접한 두 군데의 치질 덩어리를 도려내고 나니
도려내고 남은 중간 부분이 톡 튀어나온 모양이 되고 말았다.
선생님이 건드린 부위는 그것이었다.
평상시 나도 좀 예쁘지 않게 보이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누가 봐 줄 것도 아니잖은가?
어쨌든 별로 불편하진 않았다.
"이거 많이 불편하지 않아?"
나는 순간 오싹한 예감에 황급히 고개를 흔들었다.
"아뇨?! 아무렇지도 않은데요?? 하하하.."
"뭐 오래 걸릴 일도 없으니 이것도 걍 떼내지? 이 간호사∼"
.......... 또 수술을 한단 말인가?
그 고통스런 과정을 다시 반복하란 말인가?
그러나 수술대로 가진 않았다(여긴 진료실일 뿐이다).
의사선생님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그래, 처음 그를 만났던 그 날 내 항문을 휘젓기 직전의 표정처럼
커다란 가위 하나를 끄집어 냈다.
나는 그만 공포와 패닉에 빠져 어쩔 줄을 몰랐고,
그는 세가불자를 취하고 있는 내 엉덩이를 붙잡으며
가위로 예의 툭 튀어나온 부분을 살며시 잡았다.
"에이구.. 걱정 마.. 하나도 안 아퍼... 그냥 혹 같은 거 떼내는 건데 뭐.. 그냥 힘 빼고.."
"으아아강하아ㅏ하각∼!!!!!!!!!!!!!!!!!!!!!!"
나도 모르게 터져 나온 비명...
의사선생님은 얍삽하게도 평이한 톤으로 중얼 중얼 말씀하시다가
순간적으로 철커덕! 가위질을 해 버렸다.
"어헉.. 헉..."
고통 때문에 내가 정신적 공황에 빠져 있는 동안
간호사는 바늘에 실을 꿰며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선생님은 내 엉덩이를 꽉 붙잡으며
잘라낸 부위를 꿰매기 시작했다...............
오오오오..
마취도 없이 여리디 여린 똥꼬의 생살을 뚫는 느낌이란..
단언컨대 그 순간이 본인의 수술 및 재활기 동안
가장 고통스러웠던 순간이다.
훗.. 아마 이 글을 여기까지 보신 분들이라면
내가 몹시 엄살쟁이라고 여겨질 것이다.
허나 본인은 새벽 한시에 술 먹다가 잔이 깨지나 안 깨지나 보려고
맥주잔을 한 손으로 세게 움켜쥔 나머지(취하면 왜 그런 짓을 하는지는 자신도 이유를 모른다)
잔을 깨뜨리고 엄지가 찢어져서 응급실에서 마취 없이 여덟 바늘을 꿰매고
다시 그 술자리에 와서 술을 마셨던 사람이다.
허나 그깟 여덟 바늘?
택도 읎다...
열 여섯 바늘을 꿰맸더라도 똥꼬 세 바늘 꿰맨 거에 비할 바가 아니다.
자르고 꿰매는 그 1∼2 분 사이.
그런 짧은 시간 동안 온 몸이 고통의 식은땀으로 흥건히 젖어 버리는 경험을 해 본 적이 있는가..?
나는 병원에 갈 때와는 달리 위풍당당하게 걷지 못하고 30cm 이하의 보폭으로 집까지 와야 했다.
어쨌든 그 덕분에 예쁜 똥꼬를 갖게 되었는데
정말 누구 보여줄 것도 아닌데(누군가에게는 보여줄 지도 모르지만)
왜 의사선생님은 그렇게 모양에 신경을 쓰셨는지..
아직도 미스터리한 일이다...
이렇게 해서 대충 결말을 짓자면
한 달 반 가량이 지나서 상처가 다 아문 본인은
마지막 반창고를 하늘 높이 던져버리며
"와∼졸업이다∼"
라고 외치고 새 삶을 시작하게 되었다.
치질은 재발 가능성이 큰 병이기 때문에
지금도 그 때의 고통을 잊지 않고 늘 예방하며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본인이 여러분께 몇 가지 팁을 알려드리고자 한다.
1.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지 말라. 특히 신문이나 책을 읽으시는 분들. 요주의 인물이다.
항문에 피가 몰리면 치질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2. 스쿼트(역기 들고 앉았다 일어났다 하는 운동)등 항문에 힘이 들어가는 운동을 삼가고
할 때에도 가급적이면 무리하지 말라. 마찬가지 이유다.
3. 비데를 사용하라.
4. 변비에 걸리지 않도록 노력하고, 규칙적인 배변 습관을 길러라.
5. 수시로 뜨거운 물로 좌욕을 해 주면 좋다.
특히 약한 치질이 있으신 분들은 이것만으로도 완치될 수 있다.
여러분들께서는 절대 본인과 같은 경험을 하지 않으시길 빌며
길고 허접했던 횡설수설 답사기를 이만 마칠까 한다.
이 글은 이 땅의 모든 치질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바친다.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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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07 11:07:22 210.104.***.47 별빛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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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07 11:27:13 61.102.***.140 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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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07 11:32:18 218.54.***.234 키다리미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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