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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짐승만도 못한 놈이다.
나 살자고 엄마를 버렸다.
우리 엄마는 2년전 뇌출혈로 쓰러지셨다.
그 당시 우리집은 엄마 그리고 그사람(남들은 아버지라고 부르는 사람)은 식당을 하고 있었다.
사실 그사람은 식당사장놀이만 하고 있었고 일은 우리 엄마가 다 했다.
그 사람은 엄마가 쓰러졌는데도 자기 먹고살 것만 걱정하더라.
엄마 깨어나면 다시 식당 문 열수 있다고. 미친새끼....
나중에서야 누나와 오래동안 알고 지내던 아줌마한테 듣고서야 엄마가 아빠없는 아이 만들기 싫어서
이혼안하고 버티셨었던거란다...
바람나서 몇년동안 집나간적도 있다.
그래서 난 어렸을 때 그새끼와의 기억이 거의 없다.
난 어릴때부터 쭉 그랬으니 그냥 그랬던거 같다.
하지만 누나들은 끔찍한 학창시절이었을 거다.
그리고 당연히 도박도 했고 거의 알콜중독 수준에 그냥 할건 다 했다.
그리고 엄마가 의식이 돌아오자 그 새끼는 더욱 더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엄마가 어느정도 후유증이 남았기 때문에 식당을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였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자기 먹고 살 궁리를 시작한다.(아마 이때부터 자기가 버림받을걸 예상했을거다)
여기저기 돈냄새를 맡고 다니기 시작했다.
그때 우리 남매는 상황을 예상하고 엄마앞으로 나온 보험금은 따로 챙겨놨었다.
당연히 보험금 자기가 관리하겠다고 계속 헛소리를 한다.
엄마는 간병인한테 맡겨두고 고스톱이나 치러 다닌 새끼가 말은 잘하더라.
그리고 주변 친척, 이웃들에게 돈 좀 긁어내거나 빚 안 갚을려고 별 짓을 다하기 시작한다.
정말 글로 표현이 힘들 정도로 사람이 행동하더라.
난 이때쯤부터 이 새끼가 미치기 시작하지 않았나 싶다.
정나미가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사람이 돈에 미친게 이런거구나 알겠더라.
그냥 내 몸속에 이 사람피가 흐른다는게 혐오스러울 지경이 되었다.
그리고 엄마가 퇴원했다. 여전히 몸과 마음은 후유증이 남은 상태로.
살고있던 임대아파트도 만기가 되서 나가든지 분양을 해야했다.
당연히 나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므로 나가기로 한다.
이때 누나와 나는 그새끼와 완전히 연을 끊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엄마는 남편곁을 못 떠나겠단다.
미치고 환장하겠다.
엄마를 데려올려면 그새끼도 세트가 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전세집을 구해줄테니 생활비는 벌어서 쓰라고 제안했다.
싫단다. 우리 보고 도둑놈이라며 그냥 보험금 다 내놓으란다.
밤새도록 술 먹고 도박하면서 돈벌 힘은 없나보다.
평생 엄마 등골 뽑아먹더니 이제 엄마 인질로 잡고 우리 등골 뽑아 먹으려 한다.
끔찍했다.
남들한테 패륜아 소리 들을 각오하고 그때부터 연락 끊었다.
결심했다. 어찌됐든 난 부모 버린놈이다. 부모 소리 들을 자격없다고. 평생 혼자 살거라고.
그리고 1년넘게 연락을 끊고 지냈다.
애써 잊고 지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회사사람들이나 친구들이 어머님 안부 물을 때, 명절에 고향 내려간다고 연기할 때 마다 내 자신이 점점 싫어지더라.
1년 동안 죽고싶다는 생각도 정말 많이했다.
가끔씩 꿈에 엄마라도 나오면 미칠 것 같았다.
친구 부모님과 밥이라도 먹으면 얼마나 부러운지.
결혼식에서 부모님과 사진 찍는 애들이 얼마나 부러운지 모르겠다.
몇칠전부터 갑자기 전화가 오기 시작하더라.
당연히 안받았다. 음성 남긴걸 들으니 그 새끼가 수술해야되서 입원해야 된다더라.
죽든지 말든지 상관안했다.
그리고 방금 누나가 울면서 전화했다.
엄마 지인이 걱정되서 찾아가봤는데 엄마가 혼자있더란다.
그 새끼는 일단 자기 아프니까 혼자 밥도 못챙겨먹는 엄마 버려두고 입원했단다.
몰골도 말이 아니란다.
이제 멀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 그냥 그 새끼 수술받다 죽었음 좋겠다.
내 나이 이제 28인데 남은 인생 어떻게 살아야 될지 모르겠다.
아직 결혼도 못한 우리 큰누나 노처녀로 평생 결혼도 못할까 걱정된다.
작은누나 볼때는 매형한텐 한없이 부끄럽고, 조카 볼때마다 손녀라고 그렇게 좋아하던 엄마 생각나서 속으로 눈물만 난다.
자기 손녀가 이렇게 건강하게 뛰노는거 보면 정말 좋아할텐데.
미안해요. 그냥 눈물나서 막 썼어요.
나 살자고 부모버린 패륜아가 조금이라도 변명하고 싶어서 썼어요.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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