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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과모임 있다고 해서 갔는데, 애들은 없고 나랑 최근에 좀 친해진 여자동생 혼자 않아있었다.
근데 애가 이민정이랑 많이 닮은게.. 아무튼 존나게 이쁘다. 그래서 과모임때 이 여자애가 나온다하면 남자애들은 빠지는 애들이 없을정도
그래서 모임시간이 다됬는데도 혼자 않아있는게 정말 이상하긴 했다. 이때 눈치를 깠어야 했는데.. 시팔..
여자애 한테 "애들 왜케 안오냐? 파토났냐?"라고 물어보니.. 사실 과모임은 구라였고 나를 볼려고 수작을 부린거라고 말하는거야..
시발 뭐지, 군필후 복학해서 3년만에 다니는 학교에서 이렇게.. 아니 26년만에 나도 드디어 연애를 해보는건가 하는생각에..
심장이 미친듯이 쿵쾅거렸으나..나름 쿨한척 하려고 노력했다.
애가 날 처음 본순간부터 마음에 들었었고 내가 거절할까봐 조바심내다가 오늘 용기내본거라고 말을 하는데, 이미 그여자애가 처음 입을 연순간
그 여자애 말은 잘 들리지도 않고.. 이 믿기지 않는 상황에서 마음속으로 연신 감탄사만 자아냈다..
마음속에서는 기쁨과 승리의 소용돌이가 맴솟았지만 최대한 절제하면서.. "그럼 우리 오늘부터 사귈까?" 라고 말함.
나도 이런 말이 바로 튀어나올줄은 몰랐는데, 본디 내성격이 급하고 26년간 상상만 했었던 여자와의 그런 드라마틱한 스토리였기에..
나도모르게 쿨한척하려는 모습은 어디가고 개호구처럼 한번 튕기질 못하고 사귀자는 말을 했다..
사실 그 이전에 무슨 말을 한거 같긴한데 기억이 나질 않아..
그순간 반대편 테이블과 어딘지 모르는곳에서 후배년들이 쏟아져나오다니 오빠 몰래카메라에요 라고 웃으며 말하는데..
거기서 진지빨고 화냈다간 병신될게 뻔하고.. 그렇다고 웃고넘어가기에도 역시 내가 병신이 되는 이 상황..
근데 나도 내가 어찌나 병신같았던지 나도모르게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다가 눈물이 나옴..
목소리는 떨려서 나오지도 않고 어버버거리며 1분 1초가 너무나 길게느껴지고 지옥같았다. 내생에 이렇게 비참한 순간이 또 있었을까..
차라리 지난 학기 처럼 아싸로 지낼걸.. 과에 친한 남자새끼들도 없는데, 그마저도 좀 친근하게 생각했던 여자애한테 뒤통수를 맞다니
모든 여러 감정이 섞여 올라오면서 눈물이 그렁그렁한 수준에서 아예 주르륵 흘러내렸다..
거기서 몰래카메라인줄 알고 일부러 그랬다고 하기엔 내가 너무 진지했고.. 이미 상황은 후배년들 사이에서 난 "저오빠 불쌍하다"
이런 느낌으로 가고 있었고.. 그걸 기획한 년들도 일이 이렇게 꼬일줄은 몰랐던 모양인듯 나를 위로하려 하고있었다.
오빠 미안해요 장난인데 라는 소리가 메아리 처럼 들렸고 난 거길 빠져나와 미친듯이 집으로 향했다.
지금 까지 잠도 못자고 있다가 학교 그만둘 생각으로 편하게 마음 다잡고 글을 쓰고 있다..
나름 글로써 내마음을 정리하니 한결더 편해진 느낌일까 그렇게 자위라도 하지 않으면 난 지금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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