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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458640
    작성자 : 크래용Ω
    추천 : 7
    조회수 : 749
    IP : 211.212.***.86
    댓글 : 7개
    등록시간 : 2012/10/30 00:37:48
    http://todayhumor.com/?gomin_458640 모바일
    어느 30대 백수의 하루.

    아침 10시 기상.

    어머니가 놓고간 만원 겟!

    어머니가 해놓고가신 된장국에 밥말아 무한도전 보며 후르륵짭짭.

    나가야지 나가야지 생각만 하다가 오후 1시가 되어서야 보일러 시동 온!

    대충 씻고, 멍하니 tv나 보다가 오후 2시 반에 집을 나섬.

    아 끊어야지 끊어야지 하면서 담배사러 편의점 입성.

    일(?) 할 때만 펴야지 펴야지 하면서 입엔 어느새 담배 한 가치.

    멀리 멀리 돌아 엔젤리너스 입성.

    오늘 내가 끝을 못내면 사람이 아니다! 하며 아메리카노 대용량 주문.

    하지만, 세줄 쓰고, 인터넷. 두줄 쓰고, 기사 검색. 한 줄 쓰고, 옆자리 연인 탐색.

    결국 한거라고는 한글2007 한 페이지도 못 채우고 옆자리 연인들 머릿 속으로 욕이나 하기.

    오후 5시 만화방으로 이동하면서 삼각김밥 2개 겟!

    오랜만에 찾은 만화방에 귀여운 알바가 들어와서 결국 삼각김밥 생각은 안드로메다로.

    얼마전에 발견한 야하고 폭력적인 만화는 손도 못대고, 나름 있어보이는 레이싱 만화 펼침.

    알바가 왔다갔다 책 꽂을 때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시선을 보냄.

    그러다가 나같아도 나같은, 미래는 없으면서 뱃살만 많은 놈은 눈에 안들어오겠다 생각하며

    갑자기 공격적으로 만화에 집중.

    여행가신 어머니를 대신해 아버지 식사를 차려야하므로 오후 6시 퇴근?!?

    무한걸스 몰카편 보면서 삼각김밥 야금 야금.

    장사 안된다. 어디든 밥만 주면 취직해라라는 아버지 잔소리를 피하기 위해 TV 온.

    어느새 소파에 깊이 파묻혀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늘 하는 "방탄차는 이케 만든다.", "인조잔디는 이케 만든다"식의 가벼운 다큐에 심취.

    더불어 '아 나는 그래도 이런 교양 프로만 본다규!'하며 스스로 위안삼음.

    하지만 점점 무거워지는 눈꺼풀.

    중간중간 아버지 심부름하다가 "마의"가 시작한다는 소리에

    친척 동생이 취칙했다고 선물로 가져온 와인을 우격다짐으로 오픈.

    그냥 술만 먹고 있다가 걸리면 혼나니까, 늦은 저녁으로 보일 수 있도록 개다리 소반에 밥, 반찬 따위를 위장으로 차림.

    마의를 보며 와인 다섯잔. 무식하게 조카들용 플라스틱 컵에 다섯잔.

    중간에 아버지 눈치를 보며 담배 한 대.

    다시 마의에 심취.

    마의가 끝나고 마침 기억난 것 검색할 겸 컴퓨터 온.

    (아까 아침 11시 반 경에 대학 후배가 리포터로 나온 방송을 봤었음. 그 후배가 어찌 사는지 검색하기로 함.)

    하지만 야하고, 폭력적이어서 재밌는! 기사들만 검색함.

    그래도 나는 이런 범죄자들이랑은 달라 하며 스스로를 위로하다가 문득,

     

    아니 어쩌면 매일 매시간,

    나는 정말로 이렇게 살고 싶은게 아닌데,

    한때는 누군가, 그래 누군가 단 한명이라도 내게 "넌 할 수 있어. 널 믿어."라고 해준다면

    힘을내서 살 수 있을거다 생각했었는데,

    하지만 그것도 내 핑계였을뿐이라는 것도 알아버린 지금...

    결국 문제도 그 해결도 시작은 '나'라는 것을... 안다고 생각했는데...

    내일은 열심히 살거라고, '나'를 믿었었는데...

     

    내일도 어제처럼 살까봐...

    이런 핑계가 계속 달콤할까봐...

    겁난다.

     

    스스로에게 한없이 약한 내 자신이 답답하면서 동시에 안쓰러우면서 동시에 화가 난다.

     

    내가 진짜 하고싶은게 뭘까?

    내가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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