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혁신학교 특강중, 사회를 본 전라북도 교육청 장학사가 "국기 경례 꼴 사납다" 라고 말한 것이 큰 이슈가 됬습니다
저도 정신이 나갔구나...하고 생각했으닌까요.
관련 기사들도 많이 나왔었습니다.
이 일로 인해 장학사는 직위해제되고 교육감은 사과했으며, 전북교육청은 특별 감사에 들어갔습니다.
"국기경례 꼴사납다"…전북교육청 장학사 발언 '파문'
그런데 저 장소에 참여하신 어떤 선생님이 작성하신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페이스북이 출처이며, 전북교육청이 위 일로 감사중인지라 실명은 거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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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북교육청에서 주관하는 독일혁신교육 특강 자리에서 모 장학사가 국기에 대한 경례를 생략한 것을 두고 이런저런 말들이 많습니다. 그 자리에 특강을 듣기 위해 참석했던 사람으로 사실 관계가 많이 왜곡되어 전파되는 것 같아 고심하다 이 글을 씁니다.
말이나 사건은 전후맥락이 중요합니다. 이를 무시하고 특정 말만을 문제 삼아 비틀어...서 해석한다면 이는 공연한 트집입니다.
당시 사회를 보던 장학사는 "공식적인 행사도 아니고 연수회 자리니 만큼 시간 관계상 국민의례는 생략하겠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알베르트 마이어(독일 핼레네 랑에 슐레 수석교사)가 이미 연단에 오른 상태이므로 "외국인을 연단에 모셔놓고 우리끼리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것은 좀 꼴 사납겠죠?"라며 농담조로 청중에게 물었습니다.
특강을 앞두고 500여 명이 모여있던 강연장의 분위기는 매우 경직되어있었는데 장학사의 이 발언은 청중들 사이에 웃음을 자아내기까지 하며 부드러운 분위기로 강사가 특강에 들어갈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이런 상황의 맥락은 무시하고 '꼴사납다'는 말을 문제 삼아 악의적으로 기사를 게재하며 '국기를 모독했다'라고 비난하는 것은 분명 의도된 여론몰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발언을 두고 '일개 장학사가 국기를 모독했다'며 교총과 일부언론은 당시 사회를 본 장학사를 징계하라는 요구와 함께 그간 거둔 학교혁신의 성과마저도 평가절하하며 전북교육청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비판의 화살을 날리는 분들께 묻습니다. 국기에 대한 경례가 유신시절 일개 장학관이 만들었다는 사실을 아시는지요? 또한 그 맹세문을 만든 장학관은 현재 어떤 심정으로 회고를 하고 있는지를 말입니다.
국기에 대한 맹세를 이렇게 만들어도 되는지, 이렇게 만든 맹세문을 전국민에게 모두 외우도록 요구해도 되는 것인지, 이런 의식으로 애국심이 고취될 수 있는 것인지 곰곰히 생각해 보게 하는 대목입니다.
1. 국기에 대한 맹세의 기원
"국기에 대한 맹세는 1968년 충남도교육위원회에서 자체적으로 제정-시행한 문안에서 비롯됐다. 애초엔 '---조국의 통일과 번영을 위하여 정의와 진실로써 충성을 다할 것을 다짐합니다"였지만, 유신 직전인 1972년 문교부는 여기서 두세 단어를 바꾼 맹세문을 제정해 전국 학생들에게 암송하라고 지시했다. 충남 맹세문의 '통일과 번영'은 '무궁한 영광'으로, '정의와 진실'은 '몸과 마음을 바쳐'로 바뀌었다.
<한겨레21>의 취재 결과, 현 맹세문은 민관식 전 문교부장관의 지시로 문교부 장학관이 작성했으며, 김종필의 재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서명으로 최종 확정됐다. 국민적인 토론은 고사하고 전문가의 참여도 없었던 단 하루만의 거사였다."(<한겨레21> 592-594호 참고)
2. 국기에 대한 맹세를 만든 이명권 장학관의 인터뷰 내용
"나는 순수한 교육자적 양심에 따라 만들었다. 순수한 뜻으로 국가에 충성하라고 했다. 정권에 충성한다는 의미일 수도 있지만, 정 반대의 의미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독재 정권이 그 걸 이용했을 뿐이다. 박정희가 결과적으로 덕을 봤지. 내 삶을 보라. 나는 보수적 관료주의에 대항했다. 남들이 나보고 국기에 대한 맹세도 지었는데, 장관직 하나 못했다고 그런다. 노산 이은상 선생과도 교분이 있었는데, 그 분이 박정희에 대해 좋게 말해도, 나는 그 당시 "아니오"라고 그랬다. 난 군사독재와 유신의 분위기가 너무 싫었다. 그래서 청와대에서도 나온 거고, 결국 문교부에서도 나와 학교장 생활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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