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로피> 라는 책을 따른 게 많이 보일 것입니다=
<문명>이라는 게임은 한번 시작하면 타임머신 역할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옆 나라와 외교를 하고 과학 연구를 하다 보면 시간은 흘러흘러 3시간쯤은 타임 워프를 한 것 같다. <문명IV> 의 주제곡 '바바 예투' 의 영상에도 나오는 것 처럼, 문명 시리즈의 주된 중심축은 행성 위에서 국가를 발전시키며 다른 문명들과 경쟁해 이기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과학을 발전시키고 인구를 늘리는 등의 일을 한다. <MINECRAFT> 라는 게임도 널리 알려져 있다. 처음 시작한 상태에선 나무를 베어 기본적인 도구와 집을 만들어야 한다. 스폰된 곳이 숲이라면, 자연스럽게 주위의 나무들을 벌목하며 집을 짓게 된다. 어느 정도 기반이 잡히면 목탄으로 만든 횃불을 들고 지하세계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 자신이 영향을 미치는 반경을 넓혀 가면서 자원의 양을 늘려가는데, 이는 거의 무제한이라 할 수 있다.
이 두가지의 게임에 든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진보" 라는 개념이 들어있다는 것이다. 문명 게임에서는 과학이 발달할수록 강한 문명이 될 확률이 높고, 마인크래프트에서는 자원을 최대한 많이 캐는 것이 편안한 생존을 하기에 좋다. 그런데, 이런 일이 실제로 가능할까? <마인크래프트>의 세계는 싱글 기준, 거의 무제한이다. 자원을 얼마나 채취하든 간에 자연은 원래 상태 그대로 보존된다. <문명> 은 어떤가? 석유나 우라늄을 개발한 뒤 몇 턴이 지나든, 그곳은 계속해서 자원을 생산한다. 둘 모두 현실에서는 불가능하다. 게임이니까 그렇다는 이의제기는 물론 합당하다. 그럼 이것을 생각해 보자. 현실에서의 문명과 생존은 어떤 방식인가?
인간은 지구의 에너지를 무서운 속도로 먹어치우며 개체수를 늘리고 있다. 예를 들면 석탄을 사용하여 전기를 생산해 이용 중이다. 이 과정을 열역학적 관점으로 찬찬히 뜯어보면 낭비되는 열이 많다는 사실에 놀랄 수 있다. 현재 전기를 생산에 사용되는 기관의 효율은 70% 정도이다. 다른 기관들과 비교해보면 효율이 작은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현재 사용되는 전기의 양을 생각해 보면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폐열로 전환중이라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여기까지 읽은 사람들은 반박할지도 모른다.
"전기의 생산은 우리를 더욱 편리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만약 전기가 없었다면 사람들은 어둠과 추위 속에 살았겠죠."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쌓아올려온 우리의 현대문명엔 심각한 문제가 있다. 우리는 열역학 법칙을 안다. 모든 기계는 100%의 효율을 가질 수 없으며, 질서는 시간에 따라 무질서로 변한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우리의 삶은 기계로 둘러싸여 있다. 기계와 엮이지 않은 것을 찾아보기 힘들 지경이다. 일상 속의 흔한 일을 해도 그것과 연관된 수많은 기계들 때문에 에너지는 엔트로피에 집어삼켜져 버린다. 주말에 <무한도전> 을 보는 것을 예로 들어보겠다. 우선 해당 프로그램이 방송사에 의해 제작되어야 한다. 수십명의 스태프가 그 일에 참여하며, 그 과정에서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한다. 다음으로 방송국이 그를 송신하고, 시청자는 전원이 연결된 TV로 수신한다. 대체 몇 대의 기계가 쓰인건지는 모르겠지만, 얼마나 비효율적인 방식인지는 알아차릴 수 있다. 1970년대 시골의 아이가 이 과정을 전부 본다면 골드버그 장치만큼이나 기괴하다고 생각할 터이다. 그들은 친구들과 밖에서 노는 일이면 충분히 즐거웠다. 마트에서 생수 한 병을 사는 것도 엄청난 비효율을 자랑한다. 땅에서 퍼올린 원유를 정제한 뒤 세공해서 PET로 만들고, 공장에서는 PET를 페트병으로 제작한 뒤 물을 담아 차로 운반한다. 편의점에 배달된 생수는 몇일간 전기를 사용하는 냉장고 속에서 보관되다 구매자의 손으로 넘겨진다. 이 얼마나 비효율적인 방식인가! 근대까지는 물을 그냥 강가에서 퍼왔다. 이처럼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은 옛날에 비해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그렇다면 이런 의문이 든다. 왜 우리는 불편을 감수하며 이런 비효율적인 방식을 사용중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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