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해서 잠이 오지 않습니다 잘 될까요... 내일 약속 있는 건 둘째치고라도 그 아이가 수술할 여섯 시간 동안 제가 잠을 자는 도중이라면 참을 수 없이 혐오스러울 것 같습니다 어서 지금 잠을 자둬야 하는데 잠이 오질 않네요 지금쯤 병실 침대 위에 누워 있겠죠 나약한 모습 보이기 싫다고... 싫어하는 걸 또 막무가내로 하고 싶지도 않아서 퇴원 후에야 얼굴을 보는데... 제가 견딜 수 있을까요 그 아이는 또 잘 버틸 수 있을까요 버틸 거예요 버티도록 해야 돼요 안 그러면 진창에서 굴러온 그 애의 인생이 너무 불쌍해지니까.. 이제 이 일을 반환점으로 행복할 날들만 펼쳐질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으니까 제발 하느님 그 애 좀 살려 주세요 진심이 내킬 때에만 듬성듬성 성당에 갔던 제가 벼랑 끝에서야 당신의 이름을 찾는 게 못내 못미더우시겠지만 그래도 제발이요.. 판공성사의 마지막 주 기도하면 이루어지나요 성사 여부에 상관 없이 가난한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기도와 이곳에서 간절히 푸는 염원이 전부지만 말이에요 저 열심히 살 거예요 이렇게 그 애 수술비 하나 보태주지 못하는 저를 뼈저리도록 후회하니까요 열심히 살겠습니다... 그 사람 행복하게 웃을 수 있게 세상에 힘든 일만 있는 건 아니구나 깨달을 수 있게 젖먹던 힘까지 다 쏟아 부을게요 많고 많은 주님의 어린양, 누군가의 딸에 불과할 저지만, 멀리서 보자면 보잘것 없을 저지만, 그런 저의 구동력, 희망이자 빛, 안식처가 되어주는 사람을 품에 데려가지 말아주세요 넋두리 같은 글... 죄송합니다 이제 세수를 하고 다시 한 번 잠을 청해봐야겠네요 그 사람 악몽을 대신 꾸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들 행복하세요 오늘 하루 잘 보내시고요 모두에게 은총이 내리쬐는 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정말..봄이라는 계절에 걸맞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