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좌우명은 '후회없는 삶을 살자'
> 인생은 순간순간이 선택의 연속이고, 어떠한 선택도 내가 하는 것이고, 그 결과가 좋건 나쁘건 나의 선택이었으며, 나의 책임이다.
> 라는 생각으로 재수생활을 하며 정한 것입니다.
내가 정한 좌우명을 따라 좋은 선택도 있었고, 나쁜 선택도 있었지만
그것은 그 순간 내가 내린 결정이며, 선택이었기에 후회하기 보다 더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길지 않은 나의 삶을 돌아 봅니다.
그런데 최근 2년 사이 참 후회스럽습니다.
대학시절 노무현 대통령의 자료들을 보고 저런 사람이 이 나라를 바꾸어 나가면 좋겠다는 생각에
그간 하지도 않던 투표를 하겠다며 4시간 버스를 타고 고향집에 내려가
처음으로 투표를 하였습니다.
기득권층과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고 정책을 밀어붙이던 그의 모습과
너무나도 크게 쏟아져나오는 각계의 불만의 목소리...
사분오열 갈라지는 지지세력...
끝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내가 처음 뽑은 대통령의 모습을 보면서 정계에 대해 조그맣게 가졌던 나의 희망을 버리고
정계에 대해 눈과 귀를 닫아버렸습니다.
그리고 혼란스런 정세가 만들어내는 잡음들을 보며
혼란보다는 안정적인 국정운영이 더 낫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래도, 수시로 간판을 바꾸어다는 정당을 보기보다 인물을 보고 선택하겠다는 소신은 있었습니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하게도 이나라 지도자의 후보반열에 오르는 면면들은 참 부족해 보일 뿐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인물은 없으니, 안정적인 국정운영이 될 것 같은 작자들에 힘을 실었습니다.
돈에 대한 근시안적 시야에 미래를 보며 국정을 운영하기 보다 자신의 임기 안에 무언가
가시적인 것을 보이고 싶어만 하던 마빡이...
현실 속에 살지 않고, 혼자만의 궁전에 모셔져 나이만 쳐드신 닭머리 공주...
더욱 더 그들의 세상이 싫어져 애써 외면하며,
그래도 정책하나 제대로 입안되지 못하는 혼란스럽기만한 정세보다는 낫겠지라며....
자위하고 있었습니다.
작금의 현실 속에서 머릿 속을 망치로 치는 듯한 굉음이 울렸습니다.
지금의 나의 모습은 '후회 없는 삶을 살자'라며 선택의 결과에 책임지고,
더 나은 모습을 꿈꾸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자 노력했던 젊은 날의 모습이 아니구나.
그저 그 상황에선 최선이었다며 자신을 방어하고, 자신을 기만하고, 현실에서 눈 돌릴 궁리만 하는
그저 나의 안위 만을 걱정하는 나이든 한 남자의 모습만이 남았구나.
이런 비겁한 내가 수 많은 아이들을 바다 속에 묻고,
그 가족들을 비탄에 빠뜨리고 말았구나.
작금의 메르스 사태를 보면서
문제의식을 내려놓고, 현실을 더 나은 미래로 만들려던 다리를 멈추고,
그저 안정된 삶만을 추구하게 된 이 나라의 못난 아저씨 하나가 된
저의 모습을 반성해 봅니다.
이제라도 '후회 없는 삶을 살겠다'라는 치기 어린 구호가
현실이 되게 만들겠다며 "노력"하던 젊은이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 평소엔 뻘글에, 아슬아슬한 뻘댓글로 지내지만
가끔 진지타면 무한 진지모드인
경상도 문디, 서강대 출신 40 바라보는 젊은이가 되고 싶은 아저씨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