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거같았던 더위가 지나가고 이제야 좀 시원해졌는데
방금 제 체온을 순간적으로 약 2도정도 상승시키는 일이 있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체온을 좀 식혀야 하기 때문에 반말 + 음슴체로 쓰겠음니다 양해부탁드립니당
영업직인지라 밖에서 발에 땀나게 돌아다니며 열심히 일하고 집으로 점심을 먹으러 들어갔음
테드강연을 보면서 밥을 먹고있는데 갑자기 집으로 전화가 왔음
'오잉 집으로 전화가 와??'라는 생각으로 앞에가서 보니까 070
우리 집 전화는 미국에 살고계신 고모와 통화를 하는 용도가 90%이기 때문에 이런 번호일수도 있겠다 싶어서 받았음
근데 갑자기 정말 아픈사람이 헉헉 거리는 소리와 울면서 엄마 엄마를 찾는 소리가 들렸음
그러더니 어떤 남자가 자기는 구급대원인데 동생분이 많이 다치셨다고 전화 좀 받아보라는 소리가 들렸음
또 다시 울면서 엄마를 찾고 헉헉거리는 소리가 들려서 심각한 고민에 빠졌음
'아오 남자 신음소리 ㅡㅡ' 밥 먹던 중이라 끊을까 했지만 조금만 더 들어보자 했음
그러더니 어서 병원으로 나오시라면서 수술 바로 할 수 있게 입금 먼저 하시라는 전형적인 수법이었음
근데 얼마전 우리 할무니가 이런 전화를 받고 나에게 전화를 하셨었음
'ㅇㅇ아 동생이 크게 다쳤나보다!! 빨리 전화 좀 받아봐야한다고 휴대폰으로 나에게 연락을 하심'
그래서 나는 '할무니 그거 보이스피싱이야 동생 나랑 같이있어'라고 해주고 끊었음
그 날 밤 할머니를 모시고 잠시 얘기를 하면서 그럴때는 당황하지말고 먼저 가족들한테 전화를 해보라고 말씀드렸더니
"개x놈에 새x들 아주 인두로 똥x멍을...." 한 20초간 멋진 입담을 펼치시더니 아무튼 좋은 경험했다고 알았다고 하셨다.
이 얘기가 생각나서 아 우리 할무니가 어리숙해 보였구나... 라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내 폰에 손이 갔음
그 번호로 전화를 연결하니 받더니 "아 ㄷㄷ어머님이세요?"하면서 다른사람 이름을 찾고있었음
우리 할머니가 무시당하고 동생은 조금은 아파도 좋았겠지만 그래도 막 큰 사고 난 것처럼 꾸며서 헠헠거리는 신음소리를 듣게하다니...
할머니 맘고생이 가장 크고 내 기분이 상한 것도 도저히 용서 할 수가 없었음
아 그리고 나는 어릴 때부터 부모님은 맞벌이를 하시고 할무니 손에서 자랐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멋진 언변을 장착하고 있었음
받자마자 "야 이~~~~~~~~~"로 시작해서 한 3분정도 떠드는거 무시하며 불같이 조롱을 하니 끊겼음
다시 전화를해서 또 시작하고 끊기고 또 시작하고 끊기고 몇 번을 반복하다보니 더 이상 안받았음...
차단을 한건가 근데 통화는 가는데... 하는 생각에 계속 해보니 받았음 그러면서 하는 말이
"아이 누구신데 자꾸 전화를 하고 그러세요"
"나 니가 아까 전화한 ㅇㅇ야 기억 안나? 사고났다며"
"알겠습니다 전화 안할게요 바쁘니까 끊으세요"하고 뚝 끊음
난 또 다시 전화를 했음 이제 어느정도 화는 풀려서 그냥 놀리고 싶었음
1분 정도 안받으면 그 예쁜 누나가 "전화를 받을 수 없어 삐 소리"라고 말하면 끊기를 한 스무번쯤 하니까
"아니 바쁜데 왜 그러세요 당신한테는 절대 전화 안할테니 이제 그만 전화하세요"하고 딱 끊음
다시 전화해서 연결되면 "얌마 그래도 형한테 사과는 해야지 이 녀석아"하면 그냥 뚝 끊음
한 오십번쯤 전화를 하고나서는 다른 사람이 받았음 아마도 매니져급인거 같았음
갑자기 민증번호랑 주소를 말하면서 "어이 형씨 세상 무서운 줄 모르네 조심하쇼 진짜"하고 끊음
음.... 난 정말 착한데 내 인상은 착하지않음 그래서 시비가 일어난 적도 거의 없고 태어나서 싸움질도 몇 번 못해봤음
근데 한가지 걸리는건 얘네가 정말로 오면 우리 가족.. 할무니는 위험한데.. 라는 생각을하고 '그래 조금만 더 하고 그만하자!'라고 생각함
목표를 받고 바로 끊는거랑 안받고 1분대기하는거 합 100통화를 채우는거로 잡고 정진했음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던가 95번 쯤에 마침내 매니져와 직접 통화 할 수 있었음
"아니 ㅇㅇ씨 저희 아시잖아요 이거 전화기 계속 돌려야하는데 이러시면 어떡합니까 예?"
"아니 그러니까 나도 얘기 조금만 하자고 그런건데 왜 자꾸 끊으세요 궁금한게 있는데 어떡합니까 예?"
"아 뭐가 그렇게 궁금하신데요 말씀해보세요"
"제가 지금 점심시간을 쪼개서 통화하는건데 짜장면을 먹을까요 짬뽕을 먹을까요 아니면 볶음밥?"
"야이씨!! (침 묵) 하... 그냥 밥 드세요 볶음밥으로.."
"아냐 아냐 중국음식은 별로야 니네 친구들이 하는데가 맛있는데 우리 동네는 그런데 없다고"
"하 ㅜㅜㅜㅜㅜㅜㅜㅜ 알겠습니다. 다신 전화 안드릴게요 죄송해요"하고 끊음
아 정말로 나도 그만하려고 했는데 왜 자기가 먼저 끊어....
아직 다섯통 남았다
다시 전화를 해서 전화 예절 교육도 시켜주고 협박하지 말라고 충고도 해주고
우리집에 다시 전화걸면 정말 전화기 한대는 마비를 시켜버리겠다고 말했음
음 어.. 끝이에요... 끝입니다...
음.. 여러분 백통화 하세요 네.. 맛점하세요 아 전 울면 먹었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