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에는 우리의 지난 시절 좌절과 희망이 한데 어우러져 펄럭이고 있습니다. 지금으로 부터 53년 전인 1960년 2월28일 민주학생의거, 3월15일 마산의거를 시작으로 4.19 민주혁명의 불씨가 피어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이승만 정부의 독재정치와 부정부패에 항거한 시위대가 줄을 이었고, 이승만 정부는 계엄령을 선포해 이를 수습하려 했지만 시위는 점차 확산일로로 치달았습니다
결국 국민들의 요구를 감당할 수 없었던 이승만은 하야를 발표하고 혁명은 성공했습니다. 그 4.19 민주학생혁명의 숭고한 정신은 지금도 대한민국헌법 전문에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하지만 4.19 민주학생혁명이 반세기를 훌쩍 넘긴 2013년 현재 우리는 그 당시 목숨을 걸고 부르짖었던 민주, 자유, 정의의 정신을 잃은 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4.19 민주혁명은 1961년 5.16군사 쿠데타로 인해 비록 미완의 혁명에 그쳤지만, 우리 헌정사에 주권재민(主權在民) 이라는 민주이념을 확고히 하였다는 데 그 큰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날 도처에서 무너져 내린 민주주의를 무슨 수로 그 분들에게 변명이나 할 수 있을런지 참으로 부끄럽기 그지없습니다. 언론을 억압하여 국민의 눈과 귀를 멀게하고, 국민의 주권을 강탈하여 부정한 숫법으로 권력을 찬탈한 그들을 단죄하지 못하고서야 어찌 국민된 도리를 다했다 할 수 있겠습니까...
자유, 민주, 정의라는 4.19 혁명의 숭고한 이념은 군부독재정권인 1980년에는 5.18 민주항쟁의 정신으로 이어져 마침내 1987년 6월 민중항쟁을 통해 널리 표출되었음을 볼 때, 바로 이 정신이야말로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원동력이고, 자유롭고 정의로운 우리민족 혼(魂)의 또 다른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흔히 역사에는 가정이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만일 그때 독재정권과 군사정권에 저항한 수많은 학생들을 비롯한, 민주시민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큰 외침이 없었다면 지금의 민주주의를 감히 꽃 피우기 어려웠을지도 모릅니다...
정치이야기만 나오면 국민은 손사래를 치거나 고개를 가로 젖습니다. 이유는 골치아프다는 것이고 또한 상대를 불편하게 하거나 관계가 서먹해 질 수도 있다는 것이죠. 하지만 정치가 국민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너무나 잘알고 있기는 합니다. 다만 국민의 눈높이를 정치권이 따르지 못하고 있으니 참으로 개탄할 노릇이지요. 오만방자하고 바람잘날 없는 정치판을 들여다보는 국민들의 감정은 결코 편할 수 없을 겁니다. 하지만 잊지 마십시요. 정치가 썩었다고 고개돌리지 말라던 노통의 절규를...
결코 태어나서는 안 될 정권과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귀태들과의 조우...
이 허접하기만한 무리들의 득세를 속절없이 바라만 봐야 하는 국민...
내 나라 내 땅임에는 틀림없으나, 주객이 전도된 것 같은 이 느낌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요?
친일청산을 논하고자 하면 느닷없이 빨갱이로 내몰리고, 철권통치 향수에서 벗어나라 조언하면 기다렸다는 듯 "종북" 으로 매도하는 나라, 이 나라가 과연 옳은 길을 택한 것일까요?...
나라 망치는데 딱 5년 걸렸습니다. 사악한 무리들은 나라 거덜 낼 준비를 끝냈다고 합니다...
허송세월로 또 5년을 버티시겠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