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노가다에 몸담고 있는 몸이니, 짧은 지식이지만 좀 풀어볼랑께 들어보소.
첫째, 건설현장은 매우 위험한 곳이다. 별 그지같이 위험한 일들이 도사리고 있으며 잠시 아차 하는 순간 디지는건 한순간이란 말씀.
고로, 안전은 필히 챙기고 꼭꼭 안전하게 몸 안다치게 하는게 젤 장땡이다.
건설현장은 크게 세가지로 나뉜다.
대기업 현장, 중소기업 현장, 집장사 현장.
여기서 대기업이라 함은, 도급순위 100위까지 현장을 말하며,
중소기업은 나름 이름은 있으나 규모는 좀 아담한 10층짜리 건물 뭐 이런 수준이고,
집장사는 빌라나 소규모 상가, 기타 등등을 말한다.
요즘 안전의식이 매우 좋아진 편이라서 대기업 현장에서는,
안전 기본 4종세트 - 안전모, 각반, 안전화, 안전벨트는 기본으로 착용한다. 골조공사, 즉 공구리나 철근이 굴러다니면 십중팔구 다 착용하는 편이고, 때에 따라서 마감공사일 경우, 내부 벽지 바르고 어쩌구 저쩌구 하는 공사는 안전모만 착용하거나 간편한 복장으로 일을 할 때도 있다.
이 안전률이란 것이 규모가 작아질수록 같이 작아진다. 집장사 현장에서는 기본중의 기본인 안전모를 찾아볼 수가 없다. 대체로.
원래 규정상, 안전세트는 지참하게 되어 있으나 대부분 업체에서 지급하게 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용역, 즉 일용직(잡부)의 기준을 말하자면,
대기업 현장의 경우,
하청업체가 부르는 경우가 제일 많고, 간혹 대기업 자체적으로 용역을 부르는 경우가 있다. 차이점은 없고 단지 안전모의 마크가 틀릴 뿐이다.
일당은 6만원-7만원에 분포하고 있으며, 아침 점심 기본 제공으로 한다. 간혹 참(라면이나 빵)까지 주는 현장도 있으나 드문 편이다.
여기에 소개비 떼고 하면 순수하게 자기 손에 남는 돈은 5만5천원선.
중소기업도 별반 차이 없다.
집장사의 경우는 왕왕 차이를 보이는데, 십중팔구 6시 땡 할때까지 청소 및 막노동을 할 경우가 많다.
이왕이면 대기업 현장으로 가길 권한다.
규정대로 일할 뿐더러 안전의식도 직영 반장들이 알아서 잘 챙겨주는 편이고(안챙기면 욕 디럽게 먹는다. 나같은 애들한테...)
보통 동절기엔 4시30분, 하절기엔 5시20분정도에 모든 작업을 종료하고 샤워시설도 갖춰져 있고 퇴근하게 된다.
용역으로 출근하고 아침조회를 하기 전, 또는 하고 나서 아침을 먹고 작업을 시작하며 오전 11시40분쯤 점심을 먹고 1시까지 취침 또는 휴식시간이 정해진다.
1시부터 칼같이 다시 일을 하며 3시쯤 참을 먹기도 하고 5시 근처에는 정리 정돈을 한다.
첫 현장일 경우 안전교육 한시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며, 민증대조 및 주소 기타 등등을 입력하고 안전 주의사항, 현장 개요 및 보행자 통로 등에 대한 교육을 받는데, 규정상 한시간이지 통상 10~20분이면 끝난다.
중소기업도 위와 비슷하게 이루어지며 형식적인 안전교육을 받는 편이다.
집장사 현장은 아침 점심 참은 잘 나오는 편이고 특히 참은 잘 챙겨준다. 빵이나 라면 등등. 그러나 일이 고된 편이고 농땡이 쳤다간 소장이나 직영반장한테 졸라 욕먹는다.
자, 그럼 용역이 주로 하는 일은,
핀 줍기, 자재 나르기, 청소하기, 교통정리 등등이 있는데,
이중 교통정리가 가장 쵝오.
레미콘 차량 현장 출입시 차량 통제해주고 뭐 그런건데, 하루종일 서서 경광봉 휘둘러서 다리좀 쥐나고 팔만 땡길 뿐이지 크게 바쁜건 없다.
핀 줍기는 보통 골조현장에서 유로폼 핀 떨어진거 줍는건데 은근히 노가다성이 강하다. 허리도 졸 땡길 뿐더러 자루 가득 담고 들고 다니면 무겁기도 하다. 그리고 해도해도 성과가 별로 없다. 즉 티가 안난다는 얘기.
자재 나르기는 종류가 많다. 청소 쓰레기 마대 옮기기, 각목 나르기, 벽돌 나르기 등등, 주로 힘쓰는 일을 하는데 이것도 요령이라고 몇변 하다보면 알게 되고, 용역 자주 뛰는 사람들의 자세가 오리궁뎅이처럼 하고 다녀도 다 노우하우니 최대한 보고 배우는 자세가 중요하다. 또한 이 요령이란게 무식하게 팔힘 써서 올리고 하는게 아니라 허리힘+온몸힘의 조합이 절묘하게 필요한 편이다. 첫 노가다에 이런거 걸리면 담날 앓아 눕는다.
청소는 딴거 없다. 졸 쓸고 닦고하면 된다. 다만, 대기업의 경우 마스크를 지급하는 편이고 없으면 요구해도 좋다. 마스크가 없다면 천쪼가리라도 입에 두르고 하자. 이것도 요령이 있는게, 아무리 열심히 한다고 해도 알아주질 않는다. 눈에 보이는 부분은 깨끗하게, 적당히 하는게 중요하다.
대부분 용역 불러서 청소 시키는게, 준공청소 업체 시키는 것 만큼 완벽한걸 추구하질 않거든. 특수한 경우 빼고.
자, 그럼 이쁨받는 용역이 될라면 어케해야 할까.
용역 사무소 소장이랑 이빨까며 친해지는 것도 좋지만, 아침 일찍 출근해서 기다리는게 정답일 듯 싶다.
아무리 일 잘하고 사교성 좋아도 늦게 가면 일 없다.
대부분의 건설현장이 아침 6시30분까지는 출근하는 편이니,
5시30분까지는 꼭 도장찍어주는 센스가 필요하다.
나 학생때 노가다 뛸 때 5시에 출근해서 먼저 불려나가곤 했다.
근데, 대부분 하루 전에 용역을 배정하는 편이라 일찍 나오는 순이라고 보면 좋다.
현장에 와서는 누가 내 오야지인가를 잘 살펴야 한다.
대부분 직영반장들이 당신들의 오야지가 될 터인데, 무턱대고 친한척 하다간 곤조있는 할배들한테 호통을 당하게 될 것이다. ㅎㅎ
묻는 말에만 대답하고 묵묵히 시키는거 하는 애 좋아한다. 그리고 안전사항은 알아서 잘 챙겨야 하고...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내가 담당하는 동에 청소 용역을 쓸 일이 있어서 용역을 불렀는데, 그중 싹싹하고 열심히 하는 친구가 있었다.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다가 이 친구를 보고 일주일 단골 박은적도 있었다. 방법은? 소개소에 전화해서 소장한테 얘기한거지.
누구누구씨 있죠. 이사람 좀 고정으로 박아줘요. 일 잘하네.
이 한마디에 당신은 담날 딴데 가고 싶어도 고정이 될 소지가 크다 이거지. 동 담당 기사나 대리한테 잘 찍히면 이런 케이스 의외로 많고, 잘 찍힌다는게 열심히 하는 모습 보여주면 된다 이거지. 꼼수좀 쓰자면 혹시라도 관리자가 보일라치면 졸라 열심히 하면 된다. ㅎㅎ 근데, 대충의 작업량은 파악하고 있기에 다 안다.
그러나 누가 모래도 직접 작업지시하고 일시키는 직영반장의 파워가 짱이다. 기사나 대리의 할배라 해도 직영반장이 싫어 하면 안한다. 연륜을 믿기 때문이지.
일하다가 힘들 때, 똥마려울 때, 머 그럴때가 있는데, 꼭 보고하고 다녀라. 군대랑 똑같다 보면 된다.
그리고 일하다가 같이 용역 온 사람들하고 얘기하고 잡담하느라고 쉬고 담배피고 하는거 적당히 해야한다. 눈에띄게 그래버리면 담날 짤없다.
현장 하나 큰거 있으면, 근처 소개소들 불똥 떨어진다. 소장들 맨날 찾아와 용역 써달라느니 어쩌구 저쩌구 달력주고 별 지랄 다 한다. 그거 벌이가 쏠솔하거든.
암튼, 소장하고도 친분이 있다면 모자만 바뀌고 거의 매일 출근할 수도 있고 그런 경우도 봤다.
용역하는 사람들 상당수가 뻥이 심하다. 친해서 좋을 것도 별로 없다. 그냥 묵묵히 일하는게 쵝오.
사족좀 붙이자면, 용역 할 바에야, 고정적인 직업을 가져라. 뭐냐면, 데모도라고 보조 있거든. 전기나 설비, 기타 보조로 들어가면 일당 한 4만원 수준으로 적지만, 길게는 일년까지 매일매일 일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보조로 일하면서 기술 배워 놓으면 나중에 기술자가 될 수도 있고.
나 며칠하고 안할거야~~ 하기엔 하루 나가고 하루 쉬고 하는게 아깝지 않느냐 이거다.
어쨌던, 글이 길어졌다.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