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가다가, 유로파이터가 정답이다, 우리나라 국방부가 미국 눈치보느라 미국 전투기를 사려 하는거다라고 주장하는 분들이 있더군요.
뭐, 이런건 미국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에 대한 반감에서 근원한다고 봅니다만, 제가 볼때에 아무리 봐도 유로파이터는 정답이 아니거든요.제가 딱히 밀덕은 아니기에 아주 자세한 사항을 아는 것은 아니고, 여기저기 줏어들은 걸로 좀 써보겠습니다.
1. 값은 싸니?
유로파이터가 가지고 있는 모든 장점은 여기서 씹어먹습니다.
까놓고 이거 해결 안되면, 설사 유로파이터가 F-35의 성능을 가지고 있어도 들여오면 안됩니다.
세 전투기 모두 가격은 1억불을 조금 넘는 정도,(F-35 1억 2200만불 다만 차후 가격이 변동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F-15SE는 아직 만들어진게 아니라서 1억불은 넘을거라는 추측뿐, 유로파이터는 1억 2900만불.)로 그리 큰 차이가 없습니다만,.....
1시간 유지비 기준으로 유로파이터가 대략 1억원 먹습니다. (독일 기준 7만유로, 영국 기준 10만유로,)
맨날 스텔스용 페인트 칠해줘야 되서 욕을 오질라게 먹고 결국 다운그레이드 버전인 F-35를 만들게 한 기체엔 F-22랩터가 1시간에 5만불 먹습니다.
여담이지만, F-15는 1시간 유지비가 1500만원 정도입니다.
F-35는 현재 A형 기준으로 1시간에 3만2000불 먹고 있으며, 이게 아직 시제기에 불과하다는 점, 계속된 부품생산으로 유지비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형편입니다.
거기다 유지비가 떨어질 기미도 안보이는게, 유로파이터는 세계적으로 안팔리고 있고, 심지어 개발국인 영국,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는 아예 더이상 인수하지 않고 여기저기 돌리고 있습니다. 심지어 영국과 이탈리아는 유로파이터를 더 인수하는 대신, F-35를 사갔습니다. 네, 벌써 Death Spiral 에 빠졌네요. 오스트리아는 원래 독일측 물량을 가져갔고, 사우디아라비아랑 오만은 영국이 사야될 물량을 대신 샀습니다. 당연히 더이상 생산이 안되면 부품값이 비싸지고 자연히 유지비도 올라갑니다.
영국 기준 유지비에, 1년에 160시간씩 20년 굴린다고 가정할수도 있지만, 이러면 유로파이터가 너무 불쌍해지는터라.... 그래도 60대를 1년에 100시간, 1시간 유지비 1억으로 10년만 굴린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네, 무려 6조가 들어갑니다.
여기서 같은 민족이랍시고 독일의 유파를 사준 오스트리아 국방부의 입장을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1. 구매검토 당시 EADS가 제시한 비용보다 훨씬 돈을 많이 먹음. 2. 이 상황에서도 EADS는 운용유지비(당시 기준으로 55000에서 66000유로.) 를 더(2배) 올리겠다고 함. 3. 이렇게 비쌀줄 알았으면 안샀을 것. |
2. 성능은 좋니?
스위스 국방부 왈: 유로파이터는 라팔보다도 성능이 떨어지네요. (하지만 어차피 최후의 승자는 그리펜)
더이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애초에 3차FX사업을 한 이유는, 중국이 스텔스기 J-20을 차세대기로 개발하고 있고, 일본이 국방력을 늘려가고 있는 상황속에서 밀리지 않으려
시도한 겁니다. 일본은 차기 FX사업으로 F-35를 42대 도입했고, 중국은 스텔스기 J-20을 개발하고 있는 이 판국에, 그보다 한참 성능이 떨어지는
유로파이터를 산다고요?
FX사업은 북한을 잡기 위해서 하는게 아닙니다. 일본이랑 중국과의 경쟁서 밀리지 않으려고 하는거죠.
3. 기술이전 해줄거니 말거니?
유로파이터는 파격적인 기술이전 약속을 해주는 '척' 했습니다. 하지만 애초에 유럽국가들이 기술이전 잘해주는 나라들이 아니고(이건 애초에 모든 국가가 그렇습니다. 피땀이 들어간 기술을 누가 쉽게 이전해줍니까?) 거기다가 기술이전 하려면 공동개발국 4개국의 국회에서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아스트랄한 상황에 빠지게 됩니다. 실제로, 오스트리아와 사우디아라비아, 오만에서 유로파이터를 도입했지만, 이 세나라중에서 파격적인 기술이전을 받은 나라가 있던가요?
거기다가, EADS는, 기술협상을 통해 합의한 기존 장비와의 체계 통합을 위한 연구개발비를 총 사업비에서 임의 제외한다든지(기술이전을 안할 핑계를 만들어 놓은 겁니다.) 처음엔 라이센스 생산을 말했다가 조립생산으로 말을 바꾸고, 100% 기술이전 떡밥도 '엔진, 레이더, 기타 납품받는 파트를 제외한 기체 제작과 관련된 기술로서 한국이 원하는 것 중에 일부에 한해서 100%' 라는, 매우 아리송한 주장을 합니다.
4. 결론
결과적으로, 유로파이터를 들여오면 유지비는 랩터에 비해 2배 가까이 들고, 성능은 라팔보다 떨어지고 기술이전은 해줄지 말지도 모르는, 세계적으로 라팔보다도 안팔리는 전투기를 들여온다는 말이 됩니다.
이럴거면 차라리 F-15SE를 사죠. 최강의 AESA 레이더로 일컬어지는 APG-82를 장착한 F-15 60대를 8조3천억에 구매한다는게 상대적으로 나쁜 조건도 아니니까요.(물론 F-15SE는 F-15의 개량판이라 그보다 더 좋죠.) 아니면 차라리, 라팔을 사든지 6천만불짜리 그리펜 120대 들여오든지. (물론 그리펜이 성능이 비교적 떨어지지만, 2대면 적어도 유파 1대는 잡겠죠.)
물론, 중국과 일본의 상황을 볼때, 현재 시점으로는 F-35밖에 없는게 현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