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년작, 루케로 데오타도 감독의 이탈리아 영화(의외로 이탈리아가 이런 B급 고어가 많아요)
'페이크 다큐'라는 장르를 아십니까?
클로버 필드 라는 영화가 일종의 페이크 다큐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고, 정말로 페이크 다큐의 백미를 찍은 영화는 블레어 윗치 프로젝트 라는 호러무비이지요. 최근에 피터잭슨 감독이 기획하는 '디스트릭트9'도 페이크 다큐 기법을 일부 채용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페이크 다큐'의 묘미는 실제와 같은 허구성에 있습니다. 실제로는 전혀 일어나지 않은 일이지만 이를 마치 우리가 살고 있는 실제상황인듯하게 조작하여 단순히 스크린 속에서 주어지는 공포보다는 '실제로 일어날 수도 있다' 혹은 '실제로 일어났던 일이다'라는 식의 또 다른 공포를 제공합니다.
블레어 위치 프로젝트
마이클 베이 감독의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 역시 영화초반부에 이런 '실화적 요소'(초반부에 검찰기록 하면서 흑백필름이 나오죠)를 도입함으로서 관객들에게 잔잔한 파장을 일으켰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영화를 보던 사람들이 모두 레더페이스나 전기톱으로 사람을 썰어대는 고어적인 장면보다는 저 일이 '실제로 일어났냐'는 사실에 주목을 했었으니 말이죠.
'레더페이스'는 사실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고 텍사스 전기톱 연쇄 살인사건도 허구란 이야기지요.
(본의아니게 1편 2편 3편 리메이크편까지 보게 되었지만;; 1편은 마이클베이의 작품과 가장 비슷하고 2편은 결말부가 좀 다르고 3편은 그냥 액션영화입니다)
'레더페이스'의 기원은 실제로 존재했던 '에드 게인' 이라는 사람에게서 기인하지만 이 '에드게인'은 나중에 다루도록 하고 다시 영화이야기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카니발 홀로코스트는 이러한 페이크 다큐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영화입니다.
조작된 현실을 마치 실제로 그래왔던 양 다큐멘터리로 보도하는 취재진에 대한 경고이기도 하며, 모든 다큐멘터리가 완벽한 사실에 기초했다고 믿고 있는 사람들에게 '속지마세요'라고 알려주는 의외로 친절한(?)구석이 있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영화내내 이어지는 고어적 이미지에 영화의 참뜻은 조금씩 희석되다가 나중에는 '그냥 B급 고어영화'로만 남아 관객들의 머릿속에 맴돌게 됩니다.
이는 영화 초기의 광고이미지 때문이라는 설도 있습니다만, (79년작임에도 국내에서는 94년에 개봉되었습니다. 국내에서는 쇼킹한 이미지를 극대화하여 이 영화를 광고했었죠) 전체적으로 이 영화는 꽤나 잔인합니다. 79년도짜리 영화임에도 불구하고요. 뭐 어설픈 세트라던가 리얼하지 않은 고어씬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고어영화 광도 아니고 저희같은 일반 영화관객들에게는 그런거 필요없습니다. 잔인합니다.
(정말 다행히도 거북이 해체씬 말고는 모든 것이 가짜이므로 안심하셔도 됩니다. 그런데 거북이 해체씬만봐도 아침에 뭐 먹었는지 확인 가능할걸요?)
영화 줄거리만 간략하게 소개해보자면
한 다큐 촬영팀이 오지의 원주민을 촬영하러 갔다가 실종됩니다.
이에 인류학자는 수행원과 함께 다큐 촬영팀을 찾으러 그들이 떠났다고 하는 정글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정글속에서 그들은 충격적인 여러가지 모습(해골이라던가. 다리절단씬이라던가)을 접하게 된 끝에 다큐팀이 촬영했다고 여겨지는 원주민 무리를 만나게 됩니다.
인류학자와 수행원들은 이 원주민 무리를 친절하게 대해주었고, 덕분에 이들은 원주민들과 함께 그들 본연의 문화를 체험하고 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원주민들의 문화는 충격 그 자체입니다. 어떤 의미에서의 충격인지는 몰라도 적어도 문명화된 사회에서는 보기가 너무나도 힘든 장면들이 이어집니다. (도전지구탐험대의 원주민과 비교하면 그건 아동용 교육자료)
전사한 적대 부족의 시체를 먹는다던가 산채로 거북이를 벗겨 먹는다던가(거북이 촬영씬은 거북이를 진짜로 벗겨서 먹었다고 합니다. 참 메스껍데요)
원주민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다큐팀의 마지막 블랙박스라고 할만한 촬영필름을 들고 인류학자와 수행원은 자신이 살던 도시로 돌아오게 됩니다.
도시에서 인류학자는 다큐팀의 유족들에게 그들의 사망소식을 알리지만, 오히려 가족들은 그들의 죽음에 냉담합니다. 평소에 다큐팀이 저질렀던 비인간적인 만행을 알 수 있는 장면입니다.
의문을 느낀 인류학자가 이들이 남긴 필름을 복원하여 본 영상 속에는....
잔인하다고 일컬어지던 원주민보다 더 잔인한, 추악한 문명화된 도시의 인간들이 나타납니다.
그들을 원주민들의 자극성과 폭력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일부러 방화를 저지르기도 하고 원주민들을 죽이기도 하며 그들을 강간하기도 합니다. 결국 그들은 분노한 원주민들의 손에 비참하게 살해당하게 된 것이지요.
이토록 끔찍한 장면을 본 인류학자는 다큐멘터리 프로듀서에게 찾아가 필름의 소각을 요구하지만 프로듀서는 시청률때문에 이를 방송에 내보내고자 합니다. 하지만 마지막에 이어지는 잔혹한 장면의 향연에 프로듀서 마저도 두 손을 내젖게 되고 결국 필름은 소각되어 영원히 사라지는 것으로 영화는 끝을 맺게 됩니다.
(줄거리 출처:http://blog.naver.com/kjh8901kjh?Redirect=Log&logNo=40041842589)
*사진이 다수 포함되어 있기에 16.7금 정도..고어한건 해골바가지 하나밖에 없음
결국 잔인했던건 문명화된 도시의 인간이었을까요. 아니면 자연속에서 본연의 길을 가던 원주민이었을까요? 알아서 판단해보시길 바랍니다.
http://blog.naver.com/coltpyson?Redirect=Log&logNo=10047580772 (다리해체씬과 살해당하는 다큐팀이 나오는 동영상. 잔인하니까 안보실분은 피해가세요)
사족:국내에서는 시리즈물로 2,3까지 나왔지만 사실 이 영화는 시리즈물로 나온 적이 없습니다.
메멘토 2처럼 메멘토의 인기에 업혀볼려고 나온 가짜 속편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