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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4513
    작성자 : 마멀레이드@
    추천 : 15
    조회수 : 1251
    IP : 210.99.***.34
    댓글 : 11개
    등록시간 : 2009/09/29 17:50:14
    http://todayhumor.com/?panic_4513 모바일
    -영화소개- 살로 소돔의 120일


    '호러무비는 아닌데, 보기 힘든 영화'

    '영화를 보는순간 파졸리니는 감독이라기보단 매드 사이언티스트나 미치광이 의사라고 불리는게 더 적절할 것이다'

    '이거 무리없이 다 보면, 당신은 용자'

    영화가 나올당시 사람들에게 문자 그대로 충격과 공포를 선사하고,
    영화역사에서 전무후무한 잔혹하고도 고어하며 그로테스크한 영상의 향연으로 모두에게 생지옥을 선사해준 그 영화.
    한국의 모 여대에서도 상영회를 열었지만 절반이 넘는 여대생이 구토 및 실신을 일으켜서 대 파란을 일으켰던 그 영화.
    하지만 아이러니컬 하게도 이런 좋지 않아보이는 수식어를 주렁주렁 달고다님에도 불구하고 '영화인이 꼭 봐야할 영화 100선'에 등록이 되어있는 영화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 감독의 살로 소돔의 120일입니다.

    영화 살로 소돔의 120일을 더 재미있게(?)보기 위해서는 '소돔의 120일'이라는 소설을 쓴 마르키드 사드를 아는 것이 좋습니다.




    18세기 후반 프랑스의 소설가인 마르키드 사드는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단어 '사디즘'을 태어나게 한 장본인입니다. 당대로서는, 아마 현대에서도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유흥의 극치를 달리다가(굳이 설명하지는 않겠습니다) 사형을 언도받지만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지고 외국으로 도망치지만 이후 다시 프랑스로 숨어들어오려는 시도가 발각되어 바스티유감옥에 갇히게 됩니다.

    소설 소돔의 120일은 바스티유감옥에서 탄생이 되는데, 소설이 간수나 다른 감옥 관계자들의 손에 넘어가는 것을 두려워하여 세로 11센티, 가로 20미터에 달하는 기이한 종이에다가 소설을 완성하게 됩니다.

    당시 소설은 바스티유 감옥의 폭파와 함께 유실되었지만, 이후 베를린의 성과학자 이반 블로흐가 이를 세권의 책으로 간추려서 세상에 공개하게 됩니다.

    전체적인 줄거리의 맥락은 사드의 소설이나 파졸리니의 영화나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 둘이 가지는 의미는 무지막지하게 차이가 납니다.

    소설의 간추린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블랑기라는 공작의 밑에는 22명의 여자하녀와 26명의 남자하인이 있습니다. 그는 주교와 재판관과 은행가를 친구로 두고 있는데

    공작 블랑기는 동물적인 본능과 광적인 사디즘에 붙잡힌 정신이상자(라고 보는게 옳을겁니다)입니다. 기분이 나쁘면 무차별적으로 인간을 상대로 동물적인 학살을 저지르고 언제나 과도한 폭력성에 사로잡혀있습니다.

    주교는 아이러니컬하게도 공작의 동생이자 무신론자이며, 여성을 극도로 혐오합니다. 그는 과도하게 동성애에 모든것을 집착하는데 언제나 항상 소년들을 탐하고자 하며 여성상을 저주합니다. 무책임한 사람이긴 하지만 공작보다는 그래도 인간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습니다.

    재판관은 지극히 마초적인 인물로 여색보다는 술에 사로잡혀있는 사람입니다. 그는 공작이 마련한 광란의 무대의 후반부에 등장하며 언제나 독설을 내뱉는 사람입니다.

    은행관은 자신의 성기에 콤플렉스를 가진 변태성욕자입니다. 그는 자신의 아내와 아이들까지 포함한 46명의 사람들을 성적으로 학대하지만 그의 소심한 성격탓에 무대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보다는 언제나 무대뒷편에서 서성거리는 사람입니다.

    이 소설내에서 인간들은 인간다움을 상실하여 인간이기를 포기한 자들과, 인간다움을 박탈당하여 짐승만도 못하게 살아가야하는 자들밖에 존재하지않습니다. 소설은 단편적으로 이루어져있으며 변태적인 묘사와 각종 고문들이 파란만장하게 펼쳐집니다. 후반부에는 남녀하인을 둘러싼 광란의 살인극이 일어나게 되고 결국 46명중 최후에 생존하게 되는 사람은 16명뿐입니다.

    파졸리니의 영화 줄거리도 큰 차이를 가지지 않습니다만, 이 잔혹한 묘사가 스크린으로 옮겨져가면서 관객들로 하여금 극도의 혐오감과 공포를 일으키게 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사드의 경우는 인간 본성에 내재된 그릇된 욕망과 쾌락주의를 일으키고자 함과 동시에 전체주의의 공포를 사람들에게 각인시키고자했다면
    파졸리니의 경우는 무대의 시점을 파시즘이 만연한 40년대의 이탈리아로 옮김으로서 인간의 내면적 무서움과 파시즘의 비인간성을 폭로하고자 했습니다.

    정의와 선은 비참하게 추락하여있고, 도덕은 이미 관념에서 사라진 듯하게 보인 무대에서 철저하게 고문을 당하는 소년 소녀들과 관객은 절망적으로 마지막 희망과 선을 울부짖지만 영화에서는 잔혹하게도 그런 마지막 희망마저 유린하게 되면서 영화는 끝을 맺게 됩니다.

    이 '악마와도 같은' 영화와 소설을 만든 사람에게 신의 벌이 미친 탓인지,

    마르키드 사드는 모든 재산을 상실한 채 여생을 정신병원속에서 지내면서 비참하게 죽어가게 되고
    영화감독 파졸리니는 이 영화를 촬영한 직후 그의 동성애 애인에게 살해당하게 됩니다.


    인간의 본성이 낳은 잔혹함과 두려움. 그것이 펼쳐지는 스크린 아래의 세상이야말로 진정으로 공포가 아닐까 하면서 글을 줄이고자 합니다.

    *영화 이미지를 첨부하고자 했지만 포스터를 포함해서 단 한개의 스샷도 적정수위라고 할만한게 없어서 영화 이미지 첨부는 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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