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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청구안 의결이 정치권에서 상당히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가장 심각한 문제 제기하는 분이 바로 정의당의 노회찬 전 대표인데요. 사실은 진보당과 함께 활동을 했었지만 비례대표 부정 경선문제로 안 좋게 헤어져서 앙금이 남아있는 상태인데도 이분은 이번 해산심판 청구안은 문제가 있다고 보셨어요. 어떤 이유에선지 직접 만나봅니다.. 노회찬 전 대표님, 안녕하세요?
노회찬 > 안녕하십니까?
김현정 > 사실은 이번 진보당 사태에 대해서 이렇게 나서서 반대하실 줄은 몰랐거든요. 좀 의외이기도 합니다.
노회찬 > 이것은 정치적인 호불호를 떠나서 그보다 더 중요한 민주주의적 근간에 관련된 문제고 우리 국민들의 기본권에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얘기하는 게 진보의 정신이기 때문에 제가 말씀을 드린 겁니다.
김현정 > 통합진보당을 좋아하느냐, 싫어하느냐. 호불호의 문제가 아니다?
노회찬 > 네. 몹시 안타깝고 통합진보당에 대해서도 유감이 상당히 많습니다만, 그러나 정부의 이번 결정은 명백히 잘못된 것입니다. 이것은 민주주의가 성숙한 나라에서는 정당과 정치인에 대한 평가는 선거로 이루어져야 됩니다. 아니면 재판, 죄형법정주의에 의해서 구체적인 범죄사실에 대한 판결로써 이루어져야 되는 문제입니다.
근데 지금 4천만 명이 넘는 유권자가 판단해야 될 문제를 9명의 헌법재판관이 판단하도록 이렇게 밀어붙이는 것 자체가 이건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처사라고 생각되고요. 그런 점에서 지금 유권자들의 권리를 박탈하는 그런 행위들을 하고 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김현정 > 그런데 앞에서 황영철 의원께서는 지금 국민들이 원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하고 헌법가치를 훼손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전반적인 국민여론이 정당 해산해라라는 여론이기 때문에 이것을 추진하는 것이지, 결코 무리하는 게 아니다. 이런 말씀하시더라고요.
노회찬 > 국민들이 그렇게 생각한다는 건 무슨 근거로 얘기를 하는 거죠? 사실 어제 긴급히 실시된 여론조사를 가지고 그런 얘기를 하는 모양인데 국민들 사십 몇 퍼센트 정도가 해산 취지에 동의한다고 하는데.
김현정 > 한 언론의 여론 조사가 있었죠.
노회찬 > 그 숫자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정수행 지지도보다 더 낮은 숫자예요. 그러면 박근혜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가 47% 나오면 박근혜 대통령 물러날 겁니까? 그렇잖아요? 그러면 박근혜 대통령 물러나는 게 어떠냐 여론조사 해서 사십 몇 퍼센트 나오면 물러날 겁니까?
김현정 > 그런데 더 핵심적인 부분은 이제까지의 (통진당의)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 비례대표 부정경선으로 뽑았고, 본회의장에 최루탄 투척했고 게다가 이석기 사태라고 불리는 RO조직의 활동들이 굉장히 국가에 위협적이다, 이런 건데요?
노회찬 > 비례대표 부정경선이나 최루탄 투척 같은 것은 저도 굉장히 비판했습니다만은 이런 것이 정당해산의 사유가 되느냐. 만일 이런 것이 정당해산 사유가 된다면 과거 한나라당 불법정치자금으로 차떼기 사건 났을 때도 정당 해산 했어야죠.
김현정 > 그때 국민여론은 어땠느냐, 이런 말씀이세요?
노회찬 > 그렇죠. 그런 식으로 하면 제가 볼 때 새누리당은 10번 이상 해산당했을 당이다. 그래서 위헌정당 해산이라는 것은 헌법 기본정신에 위배되는 걸 얘기하는 것입니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지금 이석기 의원 내란사건도 RO가 문제라고 하는데, 검찰이 기소할 때 반국가단체나 이적단체로 기소하지 않았어요, 증거가 없으니까. 그래서 4명의 행위만 묶어서 기소를 했거든요. 조직에 대해서는 처벌을 요구하지도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10만 명이나 되는 당 전체를 갖다가 위헌정당이라고 얘기하려면 분명한 근거가 있어야 되는데 지금 어찌 보면 그 아주 일부 사건에 지나지 않는 이석기 의원 사건도 재판이 이제 겨우 시작되는 단계에 있는데, 정당 전체를 해산시키는 청구를 하게 되면 과연 저는 사법부가 독립적으로 판단을 할 수 있는지도 사실 의문이고요.
그런 점에서 정부가 법률적인 문제는 법원의 심판을 기다리면 되고 정치적인 판단은 국민들의 선거를 기다리면 될 일을 이렇게 덤벼드는 것은 다른 정략적 목표가 있는 게 아니냐. 그게 제일 우려된다는 거죠.
김현정 > 무슨 정략적 목표가 있다고 보시는 건가요?
노회찬 > 불과 2주전에 법무부 국정감사 때 위헌정당 심판을 청구할 것이냐 왜 청구 안 하느냐는 새누리당 의원들의 압박에 대해서 법무부 장관이 사상 초유의 일이라서 다른 나라 사례 등을 연구하고 있다고 얘기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불과 2주만에 연구 다 끝냈다? 그리고 연구 다 끝냈다는 것도 어제 새벽에 끝냈다는 거예요. 어제 새벽에 끝내서 오전 8시 국무회의에 이걸 몇 시간만에 올리는 것은 굉장히 다급한 정치적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김현정 > 무슨 정치적 판단입니까? 뭘 노리고?
노회찬 > 최근에 국정원 등 국가기관에 의한 대선 부정 개입에 관련된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고 바로 그 전날에는 야당 의원들에 의해서 특검 요구까지, 특검 제기까지 있고 이러면서 정치적인 수세에 몰리고 있다고 판단하면서 국면전환용으로. 그리고 내년 지방선거까지 공안문제를 가지고 중심화두로 정치를 끌고 나가겠다는 그런 의지의 표현 아닌가 이렇게 우려가 됩니다.
김현정 > 하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은, 국고보조금이 그 당에 지급이 되고 꼬박꼬박 그 의원들이 세비도 받고 있다. 이거 다 우리 국민들 세금이다. 언제까지 그냥 두고 이걸 그냥 계속 돈을 줄 거냐, 이런 부분을 지적했습니다.
노회찬 > 아까도 제가 말씀드렸다시피 국고보조금의 배율이라든지 선거의 결과로써 정해지는 겁니다. 선거를 통해서 다시 정하면 되는 것인데 그걸 갖다가 이런 식으로 여론몰이하듯이 전세계 어느 나라에서 정당해산을…. 선거가 아닌 과정을 통해서 정당해산을 하는 것은 사실 쿠데타가 아니면 독재국가에서나 하는 일이에요.
김현정 > 이것은 대한민국 정치 자체를 굉장히 위축시키는 일이라고 보시는 겁니까?
노회찬 > 그렇습니다. 역대 어느 독재정권도 쿠데타 아니고서는 하지 않았던 일을 추진하고 있는 거죠. 이것은 국민들이 결정할 문제다. 그리고 우리 국민들이 2%지지 안 하면 정당등록 취소하게 돼 있습니다.
김현정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