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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bestofbest_44844
    작성자 : 관철동까마귀
    추천 : 195
    조회수 : 24968
    IP : 115.161.***.110
    댓글 : 43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1/01/09 12:02:06
    원글작성시간 : 2010/12/28 13:29:33
    http://todayhumor.com/?bestofbest_44844 모바일
    나의 유년기 트라우마.
    땅꼬마 시절(국민학교1학년).. 난 같은반이자 여자 부반장..그리고 엄마친구의 딸인 지희(가명)에게
    한달에 1번 상납을 받았다. 매월5일은 우윳값 내는날. 그떄돈으로 2천300원쯤이었던것으로 기억한다.



    매월5일 그날만 되면 난 평소 어울리던 남자애들을 멀리한채 그애 집근처에 기다렸다가,
    그애가 엄마손에 이끌려 나오고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인사가 끝나고,



    골목 커브를 지날때면, 난 우연히 그 길을 지나는것처럼, 너스레를 떨며 같이 어깨동무 하며 등교를 하였다.

    -물론 같이 등교를 한건 순전히 우윳값를 상납받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연약하고 힘없는 지희에게 왜 삥(?)아닌 삥(?)을 뜯게 된걸까? 사연은 이랬다.



    처음 국민학교1학년에 올라가서, 전자오락에 눈뜬나는 한판에 50원하는 오락실 오락기에 넋이 빠져

    자나깨나 "엄마,백원만" 으로 충당하던시절..(절제라곤 없었다. 하루백원이 부족했을뿐 ㅋㅋㅋ)

    손대지 말아야할 우윳값에 손을 된것이다. 그래도 겁은 있었는지 1장의 천원권지폐는 훗날이 두려워 못쓰고

    1300원을 홀랑 다 날려먹은것이다. 뿅뿅~뿅뿅 오락 귀신에 빠져서. 난 실의에 찬 표정으로 종일 학교에서

    걱정을 했다.(엄마한테 매맞을생각을 하니까 아찔한것이었다...)

    -이당시 같은반 학우가 오락실에 가는걸 목격하면, 다음날 칠판왼쪽 편에 네모난 공간을 만들어 

    오락실간사람 란에 내이름이 빠질날이 거의없었다. 손바닥3대 OR 의자들고 벌서기 였지만..유혹이란...) 





    아침 조회시간에 우윳값을 거둘때, 나도 모르게 선생님께 안가지고왔으니 내일 가져오겠다고 거짓말을 쳤다.

    (우유 안먹는애들도 있었는데, 그냥 이번달은 안먹는다고 했으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를.....)

    당연히 어린이가 표정 유지가 됐을리 만무하고, 그날 하루종일 걱정이 태산이었던걸로 지금도 기억한다.



    그런데 지희가 마지막 교시전 쉬는시간에 내게 말을 걸어왔다. 

    "너 무슨 걱정있니?" 그 물음에 난 마치 신부님께 고해성사를 하듯 술술~다 불어버렸다.

    그랬더니, 그애표정이 겨우 그런일 가지고 종일 시무룩해 있었냐는듯이..해맑게 웃으면서 자기 필통을

    가져오더니, 내게 주먹을 내밀었다. 그 작은 주먹안에는...1300원이 들어있었고.. 난 내가 저질러 놓은 일을

    책임지지않고 무사히 해결하게되었다.



    아마 내 기억으론 그때부터 지희에게 돈 요구를 했던거 같다. 500원으로 시작된 상납은, 배보다 배꼽이 커져서

    후일에는 우윳값2300원을 넘기는 3000원을 넘어가고 있었다. 그런데도 지희는 천진난만한 웃음으로 내게

    꼬박꼬박(?) 돈을 주었다. 그날이되면........



    그러다가..결국 지희네 부모님께서 우연한기회에 행동에 이상을 느끼셔서 사건의 전말은 탄로나고 말았다.

    (우리부모님께 들은 이야기로는 돈에 대한 집착이 전혀없는애가 돈에대한 집착을 과도하게 보여 이상했었다고

    하였다.) 설레임가득 안고, 그애와 같이 등교하던 날(즉 입금일) 그애가 오늘은 돈을 준비못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난 너무 화가나서 그애 손을 뿌리치곤, 혼자 씩씩거리며 혼자 학교에 왔다.. 그런데 1교시가 시작되도록

    지희는 학교에 오지않았다. 그런데, 나는 죄책감은 커녕, 왜 그렇게 조심성이 없이 그랬을까 하며

    그애를 책망하고 마음속으로 미워했다. 당장 오락실에

    투여할 코인의 갯수가 줄어드는것에 대한 실망감은 그 당시 내 인생의 종말을 느끼는것과 같았기 때문이다.

    그날 결석한 지희는 다음날 등교하였는데, 조심조심 내 눈치를 보더니..200원을 주었다. 그일뒤로..

    내가 화를 낸게 약발이 먹힌건지, 액수가 적어지긴 했지만 다시 5일날 상납은 계속 지속되었다.



    그리고 2학년이되면서 난 다른 국민학교로 전학을 왔다. 전학을 오면서도 1학년 반친구들과 인사도 제대로 못해보고

    왔는데.....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지희는 나랑 한달에 한번 같이 등교하는 그날이 너무나 좋아서, 나랑 같이 손잡고 등교하고

    싶어서 부모님께 들킨후에도 내게 계속 돈을 주었던 것이었다.



    사과한번 못한채..이일은 나중에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이되어서도...죄책감과 트라우마로 내게 계속 남아있다.....

    기회가 된다면 꼭 사과하고 싶다...87년 영주 남산국민학교 1학년3반(이정기 선생님 담임)에
    지희야.. 이글을 혹시 본다면, 네게 사과하고 싶어..이제 우리 나이도 30대가 넘어갔네..
    네게 정말...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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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2/28 13:33:00  211.253.***.34  Novi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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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2010/12/28 14:17:31  211.253.***.18  
    [6] 2010/12/28 15:32:42  14.45.***.191  
    [7] 2010/12/28 15:55:41  58.143.***.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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