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스프 관련 이야기 읽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글 써봅니다.
도대체가...
한 나라의 언어를 관리한다는 곳이 "일관성"이 없습니다.
많이 쓴다고 표준어로 정하고, 어떤 건 많이 써도 틀렸다 그러고,
엄연히 나름대로의 법칙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해할 수 없는 예외들...
발음하는 대로 써 버리면 의미가 모호해지는 말들을 허용해버린다던가,
이런 것들이 언어습득에 혼란을 초래하고 외국인들이 한국어를 배울 때 장벽으로 작용하지요.
대표적으로 회자되는 삽질인 닭볶음탕 깡충깡충 자장면 이런 것들 제외하고 생각나는 대로 써 보면...
1. 도구를 의미하는 접미사 '-개'가 있습니다. 지우개, 노리개, 덮개, 누르개, 누르개, 이쑤시개 등등...
집게는 왜 집개가 아니고 집게냐고?? 응?? 응?? 집는 도구니깐 집개가 맞지... 이런 거나 제대로 고치란 말이지...
2. 쇠고기... 요즘에야 소고기로 바뀌었다지만 이것도 개삽질 중의 하나... 소의 고기가 줄어서 쇠고기 같은 소리 하고 있네.
난 쇠고기가 표준어이던 시절에도 염쇠고기란 단어는 본 적이 없음. 그리고 외국인들이 이 단어 보면 참 잘도 소의 고기라고 생각하겠다.
3. 며칠... 네이버 국어사전을 보면...
'며칠'과 '몇일'
- 질문 :
"오늘이 몇 월 ○○이냐?"에서 ○○ 안에 들어갈 수 있는 말은 '며칠'과 '몇일' 중 어느 것이 맞습니까?
답변 : '며칠'이 맞습니다. 《한글 맞춤법》제27 항[붙임 2]에서는 "어원이 분명하지 아니한 것은 원형을 밝히어 적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며칠'을 용례로 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며칠'의 경우는 '몇 개, 몇 사람' 등에서의 '몇'과, '날'을 나타내는 '일(日)'이 결합된 '몇+일'로 분석하여 그 표기가 '몇일'이 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렇지만 '며칠'은 '몇+일'로 분석되는 구조가 아닙니다. 만약 '며칠'이 '몇+일'로 분석이 되는 구조라면 '몇 년', '몇 월'과 발음과 비교해 볼 때 [며칠]이라고 발음하는 것을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표 기 | 발 음 | 비 고 |
몇 년 | [ 몇 년] | ←[멷 년] |
몇 월 | [며 둴] | |
몇 일 | [며 딜] | |
즉 '며칠'이 '몇+일'로 분석이 되는 구조라면 '몇월[며둴]'처럼 [며딜]로 소리가 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므로 [며칠]로 소리 나는 표준어는 '며칠'로 적어야 함을 알 수 있습니다.
참 그럴싸해 보이는 답변이지만, 자세히 보면 개소리란 걸 알 수 있음.
며칠이란 단어 자체가 잘못된 쓰임새란 걸 알 수 있음. 며칠의 의미는 누구나 다 '몇 일'의 의미로 해석하고 그렇게 씀.
일관성을 지키는 측면에서 방송에서 아나운서나 배우들이 다 몇 일(며딜)로 쓰도록 해서 순화시켜 나가는 게 바른 방향이라고 봄.
우리말 고운말 잘 지키고 싶으면 이런 일관된 법칙들이나 잘 지키게 교육 계몽하라는 거지.
일각에서는 며칠의 어원이 몇일이 아니고, 사흘 나흘 or 몇흘 이 며츨이 되고 며칠이 되었다고 하는데,
언뜻 그럴싸하지만 그건 우리 말이 닷흘 엿흘 이었다면 인정해주고 싶지만, 그 조차도 몇흘로 쓰고 며츨로 읽는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함.
4. 사글세... 이것도, 명분이야 '어원에서 멀어진 형태로 굳어져서 널리 쓰이는 것을 표준어로 삼는다" 라는 거지만,
정도껏 하라는 거지... 이런 건 짜장면에나 같다 붙히면 먹히는 논리고... 삭월세 (朔月貰) 는 엄연히 한자어란 말이다....
그것도 의미가 명확하고 단어 보면 해석이 가능한... 사글세 보면 의미가 와 닿나? 아무데나 한글 한자 짬뽕시키 말라고...
(참고로 짜장면은 짬뽕과 뗄 수 없는 커플이었기에 라임상 자장면이 짜장면으로 될 수 밖에 없었다고 봄. 어원은 작장면과 참폰임.)
암튼 이런 식으로 발음나는 대로 쓰는 걸 다 표준어로 인정해주면 그게 진짜 언어가 맛이 가는 거라고 봄.
(물론 우리말이 표음문짜다보니 바름나는대로 저거도 다 아라머꼬 해서기 가능한 저미 매려기긴 하지만 원치기 중요하단 마림...
한짜어가 70%를 차지하는 이상 다너 자체를 자꾸 변경시키면 좀 골라나다는 거지... 어라... '곤란하다'도 먼 미래엔 골라나다 될라??)
5. 아내... 의 어원을 아는 사람 혹시 계신지? 아내의 반대말이 남편이라는 거 이상하다고 생각한 사람 없으신지?
아내는 한글이고 남편은 한자인데, 아내의 반대말로 한글이 과연 없었을까? 남편의 반대말은 여편이 맞다고 생각하지 않나?
어릴 때 가정대백과 사전을 본 적이 있음. 이런저런 생활팁이나 제례 지내는 예법 등등을 적어 놓은 대사전 두께같은 책이었는데...
거기엔 분명히 '안해' 라고 적혀 있었음. 반대말은 뭐게? '바깥해' 임. 집안일 한다고 안해, 바깥일 한다고 바깥해 임. 얼마나 직관적인 단어인고...
어른들 하는 말 중에, '그 집 바깥에는 요새도 술 많이 마시는가?' '우리는 바깥에가 부실해서 어쩌고~' 하는 말을 들어본 분이 있을 거임.
그게 바깥해임... 암튼 그런데... 그 안해를 발음하는 대로 '아내'를 표준어로 정한거임. 아 그럴거면 남편말고 바까태 이러든가!!!!
한글 반대말이 한자래... 뭐야 이게....
(상기 시키자면, 이 글의 주제는 국립국어원의 일관성 없음에 대하여 쓰는 글이고, 그 측면에 포커스를 맞추고 쓰고 있습니다.
즉 뭐 많이 쓰는, 관습적으로 쓰는, 그런 걸 몰라서 쓰는 글이 아님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
6. 그냥 그런가보다 해서 배우고 쓰고 있지만 두음법칙 이거도 사실 좀 뭐같은 거지... 외국인들은 배울 때 정말 황당하지 싶음.
“한자음 ‘녀, 뇨, 뉴, 니’가단어 첫머리에 올 적에는 두음 법칙에 따라 ‘여, 요, 유, 이’로 적고, ‘랴, 려, 례, 료, 류,리’가 단어의 첫머리에 올 적에는 ‘야, 여, 예, 요, 유, 이’로 적으며, ‘라, 래, 로, 뢰, 루,르’가 단어의 첫머리에 올 적에는 ‘나, 내, 노, 뇌, 누, 느’로 적는다. 예를 들어 ‘여자(女子), 연세(年歲), 요소(尿素), 유대(紐帶), 이토(泥土), 익명(匿名)’은 ‘녀자, 년세, 뇨소, 뉴대, 니토, 닉명’이 아닌 ‘여자, 연세, 요소, 유대, 이토, 익명’으로 적는 따위이다.
정의야 이렇긴 하지만, 굳이 왜 저런 법칙이 있어야 하는지 솔까 의문임.
저 모음들 앞에 저 자음들이 온다고 딱히 발음 난이도가 확 올라가서 편하게 발음하도록 적어야 한다고 생각은 안 듬...
누가 라면, 래미안을 발음 못해서 나면, 내미안으로 발음한다고.....
7. 네가... 이거 이거 진짜 졸라 말도 안되고 웃기는 거임. 아니 세상에 '나' 와 '너' 만큼 대화나 글에서 많이 쓰이고 소리와 의미가 명확하게
구분되어야 할 단어가 어디 있다고!!!! 근데 '내가' 와 '네가' 이걸 쓴 걸 읽거나 노래하면 구별이 안 됨... 하 씨바 이건 진짜 말도 안되는 거임.
내가 와 구별이 안되는 네가 따위는 없애버리고, '너가' 혹은 '니가' 로 하는게 맞는 거임...
8. 개인적으로 실현 불가능할지도 모르지만 국립국어원이 정신 좀 차리고 이루어냈으면 하는 일은 하나 있음.
우리 한글에 원래 있었던 쌍자음과 겹모음 등등을 부활시켜서 전 국민이 익히고 쓰도록 하는 거임.
언뜻 생각하면 생소하고 어려울 것 같지만, 외국어 배우는 난이도에 비하면야 꿀이라는...
우리는 한글을 너프 시켜서 쓰고 있고, 원래대로 쓰면 거의 모든 발음을 원음에 가깝게 표현할 수 있음.
이제까지야 필요가 없어져서 점점 안쓰게 되면서 줄어들었지만, 앞으로 필요해지면 다시 쓰기 시작하면 된다고 봄.
외래어 표기한 거 볼 때 뭔가 모르게 껄적지근한 느낌 느끼신 분들 많으셨을 거임...
중국은 코카콜라를 가구가락이라 쓰고 커코우컬러라고 읽는다던가?? 암튼 그렇다는데, 저런거 바꾸는데 언어학자들이 다 달라붙는다고 함.
근데 우리의 도구가 압도적으로 좋고 정확하다는...... 저런 거나 좀 연구하라고...... 닭볶음탕 같은 짓거리 좀 그만하고...
언어란게 원래 일관성이 없기 쉽고 예외가 많기 마련이라지만, 그런게 적은 언어일수록 좋은 언어가 아닐까 싶네요.
그 외에 뭐 또 깔만한 뻘짓거리들 찾아보면 많겠지만 쓰다 보니 글이 너무 길어져서 이 정도만 하지요.
전 국어 쪽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람이며, 그냥 살면서 느꼈던 점들을 가볍게 쓴 거지
전문지식이 없기에 학술적으로 전문적으로 따지고 드시면 아는게 없어서 대응이 불가합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