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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몸이 약해서 그런지 심심하면 가위에 눌렸는데
가장 기억에 남았던 가위 눌렸던 일화를 썰을 풀어보겠음
아 물론 음슴으로 음슴체.
1.
오유 라디오 공포 특집에서 이거랑 비슷한 체험 듣고 좀 놀랐었음. (베오베 글에 댓글도 달았던 거 같음)
아무튼 무척 인상 깊은 경험이었으므로 그냥 썰 풀어봄.
필자는 당시 목동의 모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살고 있었음. 집이 63층인데 ... 정말 방에서 창문 밖을 보면
탁트인 서울 하늘과 남산, 그리고 한강이 보이는 절경이 따로 없었음.
필자 방 침대가 창문에 딱 붙어 있었는데 ... 그 날 필자는 창문 쪽으로 얼굴을 돌린 채 새우잠을 자고 있었음.
근데 가위가 걸린 거임. 뙇. 하고. 이제 막 해가 뜰락말락하는 ... 하늘이 어슴푸레한 그런 빛깔일 때였음.
한 오 분쯤 가위에 눌렸을까. 저 남산 쪽 하늘 저멀리에 흰 점이 하나 보이는 거임. 저게 뭐지? 하고 계속 뚫어져라
보고 있는데 그게 실수였음. 그 흰 점이 계속 천천히.. 천천히 커지는데
검은 머리 산발한 여자 머리통이, 고개를 필자가 누워있는 각도로 튼 채 다가오고 있었던 것임.
결국 유리창 하나 사이에 두고 그 머리통이랑 아이컨택 한 십 분 했음.
중학생 때였는데 ... 아직도 그 여자 표정이 생생함. 아 이 글 쓰는데 무섭다 왜 쓰기 시작했지 슈밤
2.
가위 눌렸을 때가 무서울 때가 뭔지 아심? 처음 가위 눌렸을 때는 물론 가위 눌린 것만으로 불쾌하고
기분이 나쁨. 여기서 심해지면 이상한 걸 보게 되고... 뭐 그렇게 됨. 아까 1번에 적은 것처럼. 하지만 그거에도
익숙해지면 사실 단지 보이는 것만으로는 별로 안 무섭게 됨. 인간의 적응력이란 무서움. 바퀴벌레 곱등이처럼
사람이 가장 많이 의존하는 감각은 물론 시각이지만 가장 현실감을 느끼는 것은 촉각임. 촉각. 가위 눌렸을 때
촉각을 느끼면 진짜 ... 기절하고 싶음. 기절이 안되니까 문제지 헤헤헷
고등학교 때였나. 지금은 딴 동네로 이사왔지만... 그 때도 목동의 그 아파트에 살고 있었음. 자고 있는데,
또 가위가 눌린 거임. 그 때 유리창 너머로 여자 머리통이랑 눈싸움한 게 생각나서 그 때는 필사적으로 눈을 감고 있었음.
누가 눈 뜨면 눈알 뽑아갈까봐 걱정하는 것처럼. 오 분 정도 지났는데 아무 일도 없는 거라. 그래서 맘을 좀 놓고 있었지.
그런데 갑자기 스르르
스르르 하고 필자 엉덩이에서부터 목덜미까지 ... 뭐라해야되나, 아나콘다 같은 큰 뱀 같은 것이 미끄러지면서 지나가는
그런 느낌이 드는 거임. 당시 방을 혼자 쓰고 있었고 형은 엠티를 가고 부모님은 외국 여행 나가셨던 터라 집에 아무도 없었는데...
진짜 짧은 순간이었지만 지금 생각해도 머리털 일어서는 일이 아닐 수 없음. 스르르하고 지나가는 그 느낌... 아 무섭다
더 있는데 별로 재미도 없고 글 쓰다보니 무서워져서 그만 자러 가겠음
바바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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